일괄약가인하 시각, KRPIA 이규황 부회장에 듣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오리지널 제네릭 일괄인하제도를 두고 말들이 많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국내 제약사들은 수 천억원의 손해가 발생한다고 즉각 철회를 주장하고 있고 급기야 생산중단이라는 수단까지 쓰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작 국내사보다 피해규모가 더 큰 다국적 제약사들은 말이 없다. 현재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그 궁금증을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이규황 부회장을 통해 들어봤다.

이 부회장을 통해 밝혀진 다국적 제약사들의 고민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이들은(2010년기준 31개사) 앞으로 영업환경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 뚜렸했다. 그도 그럴것이 이번 약가인하가 원안대로 시행되면 한국진출 이후 최대폭의 약가인하 폭탄을 맞기 때문이다.

현재 협회가 집계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피해 추계액은 1조 7000억원 정도. 지난해 기준으로 다국적 제약사들이 3억 7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므로 단순계산법으로 적용해도 절반에 가까운 매출 감소가 이뤄진다. 약 47%다.

이 부회장은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정부에서 언급한 2조1000억원에 협회가 추산 8900억원으로 더해 총 3조원정도가 피해규모라고 가정해도 이중 반이상이 다국적 회사들의 매출일 것"이라며 "국내사들이 판매하는 제품 상당수가 다국적 제약사제품임을 감안하면 피해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렇듯 사상 초유의 충격을 앞두고 있지만 오히려 당사자들은 담담하다. 이렇다보니 "조용히 명퇴를 받고 있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영업지원제도를 폐지한다"는 등의 소문도 무성하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워낙 민감한 문제라서 그런지 대책(대안) 자료는 내지 않아 알수 없다"고 애둘러 표현했다.

그는 "협회 차원에서 보고된 내용은 없다"면서도 "매출을 유지하려면 인건비를 포함한 판관비를 줄이거나 또는 연구개발비를 줄이는 등의 새로운 전략을 짜야한다"며 약가인하 폭탄앞에 어떤식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약가인하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원안대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최근 제약협회 집행부가 임채민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어느정도 확인된 내용이다. 이런 가운데 다국적 제약사들은 약가인하가 시행되더라도 신약가격을 잘 받으면 어느정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약에 대해 가격을 잘받으면 투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벨류(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은 정부가 신약가격을 잘줘봐야 재정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며 이유는 신약이 많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제약사들이 신약가격을 잘 받아야하는 이유는 또 있다. 외국에 등재시(또 재평가시) 우리나라 가격이 참조가 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조사를 해보면 우리나라 기준이 적용돼 외국에서 약가가 깍인 사례가 많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약에 대한 보전도 어렵다면 미래는 부정적일 것이라는게 공통된 견해다. 이 부회장은 "4~5000억원 하는 회사서 1000억원 정도가 줄어든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라면서 "여러 영향을 수용하면서 제도를 시행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모든 문제를 앞으로 협회를 통해 문제를 지속적으로 알리겠다는 입장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한국제약협회와 공조도 약속했다. 하지만 데모와 같은 행동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부회장은 "제약사 중심으로 하고 있는 서명운동도 하고 싶은데 외국사람 정서상 익숙치 않고 또 하려면 본사에서 확인이 필요한 만큼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정책이 오리지널 약제가 득을 본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일단 인하율이 워낙커서 이득이라는제 현실적이지 않고 다음으로는 시장상황에 맞게 국내제약사 제품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이론적으로는 다국적 제약사가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 할 수 있으나 시장논리상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대변했다.

아울러 국내 제약사 중심으로 진행하려고 했던 생산중단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그약을 쓰는 환자가 생명위헙을 느꼈다거나 대체약을 못구해서 문제가 생기면 제약기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더욱 커져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는 것.

이 부회장도 심정은 이해가지만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라는 의견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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