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능력 배양으로 의료문화 변화 앞장

(5)오피니언리더들에게 의료서비스 베풀어라

병원의 서비스 가장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환자이다. 그러나 환자는 질환으로 아픈 경우나 의사의 지시에 따라 치료중인 경우는 병원의 시스템을 자세히 알기는 어렵다.
이때 환자에 준해서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그외의 직원들과 접촉하고 이들을 평가하는 사람은 보호자, 간병인들 또는 문병오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어떤 면에서 환자만큼이나 병원과 접촉한다.
따라서 이들은 병원을 평가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또한 이들은 병원 밖으로 나가서 만나는 사람마다 병원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환자의 보호자와도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다.
이들이 병원 여론 형성의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배려는 없다. 즉 걸어 다니는 홍보판을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격이다. 이들에게 투자하라, 뿌린 것보다 거두는 것이 많을 것이다.

(6)입원 환자에게 시간표를 제공하자

환자가 병동 입원실에서 하는 일중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의사 간호사를 기다리는 일이다. 회진때 의사를 기다려야 뭐라도 물어볼수 있고, 간호사가 약을 갖다줘야 약이라도 먹을수 있다. 링겔을 맞을 것이라면 간호사가 와야하는데 의료진이 하는 일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일이라 일정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수술이나 외래진료가 늦게 끝나면 회진을 늦게 도는 수도 있고, 응급환자를 돌보다 보면 환자와의 약속을 어기는 수도 있다.

이를 다 이해하기 때문에 환자들도 의사가 기다려 달라는 말에는 동의를 하는 편이다. 그러나 항상 기다리는 일이 즐거울 수는 없다. 약속에 맞추는 일, 당연하고 어려운 일이지만 해야 한다. 환자에게 하루 시간표를 배부하고 나머지 시간은 환자가 병원에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라. 아마도 환자가 덜 답답해 할 것이다.

(7) 원내 보험전문가 배치

요즘은 국가에서 시행하는 의료보험 외에도 일반 사보험이나 교통사고에 대한 자동차 보험, 산재보험 등 종류도 다양하다. 외래에서 이에 관계되어 온 환자들은 많이 본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험회사들이 제 역할을 못해주는 것 같다. 계약시에는 뭐든지 해줄 듯이 이야기해 주고 일단 보험자가 질병, 질환에 걸리게 되면 발뺌을 하는 경우나 보험자를 당황하게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외래 진료를 보다보면 말도 안되는 금액을 보험금이라고 주는가 하면 오랫동안 추적해야 하는 환자에게 조기에 보험금을 타지 않으면 안준다고 협박(?)을 하기도 한다. 그럴 경우 개인이 보험회사를 상대로 권리를 찾기는 어려운 것 같다. 원내에 보험에 대해서 환자에게 힘이 되는 지식을 가진 사람을 중앙홀에 배치하라. 환자측이 아주 편안해 할 것이다. 환자를 원무과에 찾아가게 하거나 의사가 직접 상담을 해주는 것은 한번 재고하여야 하는 문제다.

연재를 마치며

급하게 나마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지난 호에 걸쳐서 연재하였다.
어려서 많이 아팠기에 병원에 치료받으러 다니던 기억, 그후 의사로서의 생활에서 얻었던 경험들을 통하여 본인 나름대로 적어보았다. 환자들이 진료실에서의 나를 어떻게 느낄까 생각한적이 있었다. 어떤 환자는 필자보고 참 좋은 분이라고 하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고, 필자를 향해서 욕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의 모습이 과연 환자에게 친절하고 편안한 모습으로 다가가고 있는가, 그런 모습이 궁금해서 진료실에 캠코더를 설치하여 며칠에 걸쳐 녹화한 후 그것을 분석하면서 나의 태도에 대해 반성도 많이 하고, 다시 녹화하고 또 분석하고 반성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반복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4년차이기에 외래진료시간을 할당을 받았고 다른 의사가 보기에 좀 번거로운 이 행동을 다시 하고 있다.

프로는 끝없는 연습의 산물이니까. 의사가 가져야할 따뜻하고 편안함을 가지고 태어난 상태에서 의사가 된 것이 아니라면 후천적으로도 한번 의사의 덕목을 가져보자 라는 생각이 필자를 서비스를 공부하게 만들었다. 필자는 많은 노력을 해서 얻은 환자를 진료하는 태도와 자세를 다른 동료의사들은 별 크게 노력없이, 필자보다 더 잘 하고 있는 것을 볼때는 참 부럽다. 서비스적인 태도는 타고 나는 것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필자를 의기소침하게 만든적도 있다. 그럴때마다 좀더 생각하고 잘 해보려고 노력하였다.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전에 오늘도 의사다운 태도를 지켜야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또는 저녁때 잠깐 시간나면 오늘 진료한 환자들에 대한 필자의 문제점, 그리고 응대방식을 기록하면서 스스로를 대견해 한적도 있지만 스스로를 창피하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다.

여러 서비스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으면 저녁에 와서 배운내용을 복습하면서, 이때 늘 생각하는 것은 이 내용을 의료에서 실현하는 것이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어떤 모습으로 실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였고, 필자가 다른 병원을 이용하면 그 병원의 불편한 점을 우리 병원에는 이렇게 개선하였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였으며 그런 와중에 생각이 발전하여 아이디어도 내게되고 이런 내용을 환자 볼때 활용도 해보게 되고 그러면서 조금씩 발전하였다.
일부에서는 서비스를 공부하는 이유를 개업전초전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는다. 아마도 4년차라서 그런 질문도 받는 것 같다.
낮은 보험수가 때문에 환자의 기대치는 올라갔고, 의료제도의 과도기에서 6년 또는 10년 이상을 공부한 의사는 공부한 지식가격에 대한 평가는 고사하고 병의원 유지도 어렵게 되었다.

환자는 환자대로 의사가 우습게 보이고 이에 따라 10년을 넘게 공부한 의료지식도 별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가끔 생긴다. 의사 못믿겠다고 다른 의사 찾아가는 것이다. 열심히 노력한 진료에 후유증이 생기면 그야 말로 나쁜놈 취급받으며 삿대질과 더불어 주먹질도 받지만 아무도 말려주지 않는다. 연일 정부와 매스컴에서는 의사가 나쁘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
자기를 희생하면서 환자를 보는 의사가 얼마나 많은데 수많은 직종에서 의사만큼 봉사하고 있는 직종도 없는데 그런 것은 기사거리가 안되나 보다. 환자가 의사에게 신뢰를 갖게하는 사회시스템도 부재한 상태에서 이제는 환자와 신뢰를 쌓아가는 일도 의사의 몫이 되었다. 의사는 외롭게 되었다. 물론 의사들도 다 잘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의료는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큰 축이며 기간산업, 사회간접자본으로 표현될 수 있다. 그곳에서 생긴 문제는 단시간에는 해결되지 않는 그런 성격이 있다. 이런 축에서 의사와 환자의 신뢰 문화를 만들어 가고 싶었다. 보건의료주체답게 의사가 먼저 반성하고 변화하자. 그리고 환자에게 한 발작 다가가자, 그리고 나서 환자에게도 의료문화를 구성하는 한축으로서의 변화를 요구하며 한 발작 다가오게 하자. 그런 문화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 그런 생각을 가진 의료인이 있으면 언제든지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의사먼저 변화하자.
누군가 인생의 결정은 체육관 가는 것과 같다고 들은적이 있다.
운동하는 것이 싫더라도 운동하면 건강하고 행복하다는 것을 알기에 체육관에 가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체육관 가는 것이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체육관 간다고 결정내리는 것이다. 가서 운동하고 나면 잘 왔다고 생각한다.
의료서비스, 환자만족서비스의 능력배양을 통하여 의료문화를 바꿔보자. 환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배우면 잘 배웠다고 생각할 것이다. 서비스를 배우지 않는 의사, 비싼 댓가를 치르게 될 것 같다. 그만큼 서비스효과에 대한 의심과 이에 대한 수동적 태도의 대가는 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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