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사람이 하는 일"…자발적 참여 중요
의료기관평가인증원 개원 1년, 중소병원 인증 사례 공유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벌써 개원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호에 살펴본대로 인증에 대한 차별화 부족과 직원들의 업무 과부하라는 비판도 있지만, 68개 병원이 인증을 획득하면서 살펴본 결과 병원경영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을 확인했다.
현재는 대형병원 이후 중소병원들도 의료기관 인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인증원에서는 "의료기관인증을 통한 병원서비스 개선전략 사례 발표회"를 통해 어려운 현실 속의 중소병원 인증에 대한 각종 경험과 조언을 공유했다. 인증은 곧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직원들의 동기부여와 자발적인 참여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인력 문제 어려움 현실화

인증 준비에 있어 "인력 문제"의 어려움은 이미 현실화돼 있다. 중소병원에서라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지난 8월 65호 인증을 획득한 252병상의 현대유비스병원은 인증 준비부터 질관리 및 감염관리 전담 직원이 부재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병원 평가 경험이 전무한데다 간호인력은 물론, 실질적인 업무 담당자가 부재했던 것이다. 수술전문병원으로서 일과외 수술 등이 많아 전체적인 협의가 이루어지기 어려웠고, 인증 평가에 대한 거부감과 업무 부담으로 직원 이탈의 사례도 발생했다.

대형병원에 맞춘 인증 기준에 대한 불만도 뒤따랐다. 병원시설이 달라 규정을 적용하기 어렵고, 기준에 맞는 규정을 작성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증축과 인증평가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부담감도 가중됐다.

병원측은 경험을 토대로 인증 컨설팅을 적극 활용하라고 제시했다. 컨설턴트에게 병원의 현실을 정확하게 보여주면, 컨설턴트는 병원 문제 지적이 아닌 병원의 현실을 인정하고 대안을 제시하는데 도움을 준다.

조사를 받을 때는 의무기록 작성을 충실하게 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최소 3일정도 경과기록을 작성하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하며, 진료과의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환자안전을 위해서는 오염구역과 비오염구역 구별하고, 소독물품의 입출방식 문제도 신경써야 한다. 소독물품 입출고가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출입구로 진행되는 것을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낙상 고위험 환자 구별방법은 환자 인식팔찌에 빨간 스티커를 붙이거나 침상에 낙상스티커 붙이면 된다.

인증평가가 돈이 많이 든다는 인식에 대해서 병원측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전제했다. 비용이 소요되지만 천문학적인 비용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인증 비용, 컨설팅, 감염예방을 위한 손소독제 구매, 위상용품 구매, 인증준비를 위한 인쇄물, 직원숙지집 제작 비용 등만 들었으며, 감염과 QI 전담 직원 채용 인건비를 포함해도 1억원 미만이 소요됐다.

현대유비스병원은 "규정은 각 병원 운영 현실에 맞도록 수정 보완할 수 있다"며 "귀찮고 힘든 일이더라도 병원의 질이 향상되고 믿고 찾을 수 있는 병원이 될 수 있으며, 환자의 안전과 의료 질을 공인받은 병원이 될 수 있다"고 독려했다.

자신의 일이라는 자세 중요

인증을 준비할 때는 부서와 부서간 원활한 의사소통과 "자신의 일"이라는 자세를 심어주어야 한다.

제주한국병원은 평가분야별로 준비하면서 부서와 부서간 의사소통을 통해 조직문화를 개선했다고 자신했다.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각 부서에 전결권을 주었으며, 원장은 부서간 갈등을 조율하거나 담당자가 결정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최종 결정만을 하도록 했다. 특히 인력이 많아 인증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라며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할 일을 서로 나누어 진행하고 격려하며 힘든 시간을 이겨냈다.

진료부와 간호팀의 경우 전직원 대상으로 밤늦은 시각까지 1대 1 인터뷰를 실시하고 답변을 알려주었다. 각 부서에서도 새벽녘까지 스터디를 진행, 힘들더라도 책임감있게 업무를 마무리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인증을 받은 이후 직원들이 자부심과 자긍심이 상승하고, 병원에 대한 애사심도 상승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규정에 따른 효율적 업무프로세스가가 표준화되어 정착하고, 환자 안전, 의료서비스 질 개선은 물론 감염관리 차원에서 시설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이는 결국 환자 신뢰도와 만족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제주한국병원은 "향후 평상시에도 인증 기준에 준해 업무를 진행할 것이며, 인증평가를 위한 진행이 아니라 실제 업무에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활동이 될 것"이라며 "새롭게 인증을 준비하는 병원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병원이자, 알고 있는 노하우를 전수하는 병원이 되겠다"고 천명했다.

전직원 참여만이 규정 개정 가능

인증을 통해 그동안 부재하던 병원의 규정을 만들기 위해서도 전직원 참여는 필수적이다.

대구파티마병원은 규정정비를 통한 효율적 병원시스템 구축사례로 꼽혔다. 2010년 7월 규정위원회 1차회의를 개최한 이후 2011년 2월 최종 규정집이 만들어지기까지 평균 주2회 규정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규정위원회 개최 후 심사하면 전직원 또는 각 부서별 교육을 실시하고, 이후 시행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규정 개정 전에는 환자안전 관리에 대한 직원 인식도가 5점 만점에 3.41점이었지만, 개정 후에는 3.82점으로 상승했다. 낙상예방 활동이 개정 전에는 간호부에서만 중점적으로 이뤄졌으며 간호부 고유업무로 인식했으나, 개정 후에는 낙상에 대한 관심이 전부서로 확대돼 직원 인식이 향상됐다. 검사실 탈의실 내 안전바 설치, 의자설치, 낙상주의 스티커 부착 등이 규정에 추가됐다.

금기약어 관리도 단위가 불명확한 것이나 오인될 수 있는 것을 정해 권장약어 관리와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손위생 규정을 개정하고 곳곳에 안내문 게재와 손위생 자원 비치로 손씻기 수행도를 49.2%에서 98.2%로 대폭 높였다.

이밖에 심폐소생술 팀이 활성화되고 상황 발생시의 신속한 대처를 가능하게 했다. 전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심폐소생술 팀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했으며, 환자 중증도에 따른 제세동기가 재배치됐다. 응급환자도 긴급, 응급, 비응급으로 분류해 신속한 진료와 병실배정이 가능해지고 응급실에서의 불필요한 대기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물론 인력에서의 구멍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전직원 참여로 가능했다. 병원측은 "규정화되지 않았던 업무 처리절차 등이 규정화되어 시행되면서 시행초기 인력 공백과 업무 공백이 나타난다"며 "부서와 부서가 연관된 규정의 경우 의견이 상충되므로 중재 역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따라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의료진이 위원장으로 있는 위원회를 활용하고, 회의나 인트라넷을 통해 사고전환을 유도했다. 또한 경영진은 직원들의 의식 변화를 위한 노력과 격려하고, 환자안전 활동, 금연선포식 등에 적극 참여했으며, 시행이 잘 안되는 부서의 경우 직접 방문해 점검하며 개선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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