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피임약이나 주사형 데포프로베라(DMPA) 등 여성 호르몬 피임법이 에이즈바이러스(HIV) 감염 위험을 두 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은 The 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한 이 연구에서 자궁경관부 조직샘플을 분석 결과 호르몬피임법을 사용하는 여성에게서 HIV와 관련된 유전적 요인이 많이 발견돼 생물학적인 요인이 관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에서는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남부에 위치한 7개 국가(보츠와나, 케냐, 르완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 우간다, 짐바브웨)의 커플 3800여 쌍을 대상으로 18개월간 관찰했다. 여기에 동성애자 커플은 제외됐다.

모든 커플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둘 중 한 명만 HIV 양성반응을 보였으며, 일부는 호르몬 피임법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았다.

연구는 이들 국가에서는 경구피임약보다 DMPA를 흔하게 사용하는 점을 감안, 대부분의 검사는 DMPA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호르몬 제제를 직접 투여한 여성군에서 남녀 간 감염 위험도가 2배 더 높았다.

호르몬피임법을 사용하면 콘돔 사용이 줄어 HIV 위험이 증가한다고 가정했지만, 콘돔 사용비율을 조사한 결과 호르몬피임법을 사용하는 커플과 그렇지 않은 커플 간에 차이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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