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적 비열등성 입증…다중혈관질환선 아직 CABG가 우위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이 등장한 지 30여년이 되면서 관상동맥질환 치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치료전략으로 자리매김했다. PCI는 협심증을 필두로 관상동맥질환에 관련된 호흡곤란, 선천성 심부전 등의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급성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PCI 적응증의 적절성을 뒷받침하는 연구도 제시돼 PCI의 입지를 굳혀주고 있다.
 
미국 성루크중앙미국심혈관연구소 Paul S. Chan 박사가 JAMA(2011;306:53)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급성 적응증으로 시술한 PCI 사례 중 98.6%가 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만154건의 PCI 사례를 관상동맥 재관류술 기준으로 적절성을 분석한 결과 ST분절상승 및 비ST분절상승 심근경색, 불안정 협심증 고위험군 등 35만5417건 중 98.6%가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 외 적응증으로 시행된 PCI 중 50.4%가 적합, 38%가 불명확, 11.6%가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급성 적응증에서 적합하지 않은 이유로는 협심증이 없을 경우, 비침습 스트레스 검사에서 허혈 사건 위험도가 낮을 경우, 다른 항협심증 치료를 받고 있을 경우였다.
 
연구팀은 "이 연구가 급성 환자에서의 PCI 효과를 확인해주는 한편 비급성 환자 중 PCI를 시행할 환자들의 선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PCI-CABG와 효과 동등" 주장 지속돼
PCI가 임상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침습적 관상동맥 우회로술(CABG)과의 효과 비교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주제다.
 
작년에 발표된 SYNTAX 연구에서는 3년간 비교한 결과 사망률, 심근경색, 심혈관사건 등에서는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뇌졸중, 재관류술, 주요 심장유해반응·뇌혈관사건(MACCE)의 발생률은 PCI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하지만 PCI와 CABG가 동등한 효과를 보인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SYNTAX 연구 하위그룹 분석에서 SYNTAX 점수가 낮은 저위험군에서는 3년간 MACCE가 비슷하게 나타났고, 지난 4월 ACC 학술대회에서는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 교수가 좌주간부 관상동맥 협착증 환자(left main coronary artery stenosis)를 대상으로 실로리무스-용출 스텐트 PCI와 CABG가 동등한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SYNTAX 연구에서도 좌주간부 관상동맥 질환자들이 포함돼 있었던만큼 박 교수의 PRECOMBAT 연구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연구에서는 300명의 좌주간부 관상동맥 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로 실로리무스-용출 스텐트와 CABG군으로 무작위 구분해 비교했다. 환자들은 안정형 협심증, 불안정형 협심증, 무증상 허혈, 비ST분절상승 심근경색, 좌주간부 관상동맥에서 50% 이상 협심증이 있었다.
 
모든 사인으로 인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허혈성 혈관재관류술 등 MACCE 발생률을 비교했을 때 CABG군 8.7%, PCI군 6.7%로 통계적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1년 후 비교에서 MACCE 발생률은 PCI, CABG군에서 차이는 없었다. 2년째 비교에서는 각각 12.2%, 8.1%로 나타났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2차 종료점인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은 PCI군 3.3%, CABG 4%였지만 역시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단 혈관 재관류술은 2년째 평가에서 PCI군은 9%, CABG군에서는 4.2%로 나타났다.
 
하위그룹 분석에서 더 많은 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더 많은 MACCE 비율이 나타났고 좌주간부질환 환자 중 PCI를 받은 환자들에서 혜택을 보이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좌주간부 관상동맥 질환자를 대상으로 에버롤리무스-용출 사이언스 스텐트 PCI와 CABG를 비교한 EXCEL 연구는 아직 환자를 모집 중으로 수년 후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여, PRECOMBAT 연구는 PCI와 CABG 간 비열등성을 보여준 최신의 연구로 평가받았다.
 
▲SYNTAX 점수 높은 고위험군 CABG 적합
PCI가 협심증, 좌주간부 관상동맥 질환 등에서 CABG와 비열등성을 보이고 있지만, 3개혈관질환(triple vessel disease) 등에서는 CABG가 더 안전하다는 연구들 역시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지난 8월 ESC에서 발표된 CREDO-Kyoto PCI/CABG 코호트-2 연구에서는 SYNTAX 점수가 낮을 경우에도 PCI보다 CABG가 더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연구를 발표한 쿄토대학병원 Hiroki Shiomi 교수는 "이번 연구가 ESC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며, SYNTAX 점수가 높은 고위험군이 수술적 위험도가 특별히 높지 않을 경우 CABG가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에서는 관상동맥 재관류술을 받은 1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PCI와 CABG 간 위험도를 비교했다. 특히 3개혈관질환을 가진 환자 2981명도 이번 분석에 포함됐다.
 
1차 종료점은 모든 종류의 사인, 심근경색, 뇌졸중으로 PCI군이 CABG보다 1.47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심근경색의 경우 2.39배 높았다. 심장사, 뇌졸중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위험도의 증가는 SYNTAX 점수에 관계없이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며 SYNTAX 점수가 낮은 환자군에서도 PCI의 위험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SYNTAX 연구 하위분석과 상반되는 내용으로, 환자군이 SYNTAX 연구군보다 고령이라는 점, 저위험군에게 수술을 너무 일찍 권고한 점 등을 잠재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임세형 기자 shlim@mmkgrou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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