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에 대한 국민적 홍보와 관심이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골다공증은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는 것과 어떻
게 예방하는지를 알리는 것이 더욱 시급합니다. 증상이 심각해져 골절이 된 이후에는 삶의 질이 현저하게 저하되기 때문에 예방에 집중해야 하는 것입니다. 평소 골다공증 위험인자의 유무와 정기적인 골밀도검사를 통해 적극적인 예방 대상을 확인하고 갱년기에 따른 증상을 잘 파악해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합니다. 아울러 보험 혜택을 확대하는 것이 환자들에게는 가장 반가운 소식이 되겠지요."

 
윤병구 성균관의대 산부인과 교수(삼성서울병원)는 골다공증이라는 질병의 치료에 있어서 원인에 따른 접근이 중요하기 때문에 내과와 외과 같이 특정 진료과별로 접근하기보다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호르몬치료 부작용보다 효과가 더 많아
 
"골다공증은 호르몬 결핍과 관련된 질병임에도 정확한 정보가 부족해 호르몬요법이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유방암에 대한 부작용이 너무 과장되게 알려져 우려되는 부분이지요. 이것이 '유방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우려된다'고 빗대어 말하는 이유입니다. 약제의 여러 부작용 중에서도 정형외과적 부작용은 별거 아닌 듯 취급되면서 유방암 부작용만 심각하게 부각된 점을 지적하고 싶어요. 사실은 생각보다 리스크가 적을 뿐더러 가장 값 싸고 효과적인 약제임에도 불구하고 널리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요.”
 
골다공증 치료제를 50대 때부터 쓰지 말라고 하는 얘기는 어불성설이다. 60~70세 때 뼈가 약해진 상태에서 치료제를 쓰는 것보다 50대에 써야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임상이라는 것은 과마다 선생마다 다른 의견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과를 초월해 골다공증이라는 질환을 놓고 전문의들이 함께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르몬치료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은 미국 데이터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임상 상황은 미국과 똑같지가 않다. 특히 한국 여성의 유방암은 폐경 이후 미국에 비해 발생이 크게 낮다. 따라서 미국 연구 결과를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큰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
 
"폐경 여성에게서 골다공증이 많이 나타나지만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남성 골다공증이 증가하고 있어요. 여기에서도 호르몬부족이 중요 원인입니다. 과라는 울타리를 넘어 유관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어 원인치료에 대한 공동연구가 진행되기를 기대합니다."
 
비스포스포네이트 효과 비교 연구 진행
 
현재 비스포스포네이트의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골밀도에 대한 효과를 측정하는 것이다. 호르몬테라피와 함께 쓴 경우와 단독 사용의 경우 효과에 있어 차이가 없었다. 호르몬치료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골반골절 환자에서 사망률이 높은데 이는 동반된 노인성 지병이 많은 것을 이유로 추정했었다.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 후 사망률이 줄어든 것을 보며 골다공증이 뼈에만 국한되는 단순한 병이 아님을 새삼 깨달았다.
 
뼈가 약한 사람이 골절 위험이 높은 것은 당연하지만 실제 골다공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 골절이 일어나는 경우가 더 많다. 골감소증에서 비스포스포네이트의 효과는 아직 확실치 않으며, 장기간 투여에 따른 비용과 위험이 고려돼야 한다. 이 경우에도 호르몬테라피는 골절을 감소시킨다.
 
호르몬요법 시 유방암 발생 확률 연간 0.1%
 
"폐경 이후 난소호르몬의 생성이 감소됨에 따라 여성 건강상 다양한 문제가 일어납니다. 초기에는 대표적 폐경 증상인 열성 홍조와 발한 및 불면증, 관절 또는 근육통, 우울증, 질 건조증 등이 나타나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되고, 이후 피부 및 비뇨 생식기의 노화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골다공증과 동맥경화증의 위험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들 폐경 증상의 치료를 위해 여성 호르몬요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에스트로겐을 기본으로 하여 자궁이 있는 경우는 자궁내막 보호를 위해 프로게스토겐이 함께 투여됩니다."
 
1990년대 초 미국에서 호르몬요법에 대한 대규모 장기간 임상시험을 여성건강연구원(WHI)이 시작했다가 2002년 자궁이 있는 여성에서 5년간의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병합 치료로 유방암 위험이 24% 증가되어 일부 임상시험이 중단된 적이 있다.
 
이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호르몬 사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이에 따라 많은 여성이 치료를 중단하거나 기피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는 기존의 관찰연구들을 통해 이미 알려진 내용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 추가적 유방암 발생 위험은 연간 사용자 1000명당 1명(0.1%) 미만으로 드문 위험에 속하는 것이다.
 
반면 자궁을 적출한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에스트로겐 단독 투여는 유방암 위험을 감소시키는 경향을 보여 치료 약물에 따라 유방암에 대한 영향이 다름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이러한 차이는 잘 알려지지 않았고 오직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병합 치료에 의한 유방암 위험 증가만이 강조돼 왔다. 최근 발표된 추가 보고에 의하면 6년간의 약물 사용 기간을 포함해 10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에스트로겐 단독 요법은 유방암 발생 위험을 23%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호르몬요법의 이득과 위험이 나이 또는 투여된 호르몬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개별화된 맞춤 치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따라서 전문가와의 상담 후 최선의 호르몬요법을 선택해 꾸준히 받게 되면 삶의 질 향상과 함께 사망률 감소를 기대할 있는 것이지요. 유방암 위험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로 호르몬요법이 꼭 필요한 환자에서 치료가 기피되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