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윤리, 국시 과목 채택 시동

교육 목표, 윤리에 대한 의료계 합의 필요


의료계가 의사 국가고시 시험에 의료 윤리를 시험과목으로 채택할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9월 21일 서울대병원에서 ‘의과대학에서 바람직한 의료윤리 교육과정과 평가시스템’ 정책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는 최근 고대 의대 사건 등 의사의 윤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번지면서 의사 국가 고시에 의료윤리를 시험과목으로 채택해야 하느냐에 대해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토론에 참석한 대부분의 교수들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의료윤리를 시험 과목으로 채택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의대 인문의학 김옥주 교수는 국시에서 의료윤리를 채택하면 Top-Dawn 형태가 되긴 하지만, 의료 윤리 교육이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단지 시험을 치르기 위해 문제 맞추기식이 된다면 의료 윤리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 걱정했다.

이화의전원 의학교육학 권복규 교수는 “시험과목으로 채택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평가하기 이전에 ‘윤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컨세서스와 교육 목표에 대한 합의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윤리를 평가할 수단이 없는 것도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좋은 시험 문항 개발 필요
급하게 시험과목으로 도입하기 보다는 치밀하게 준비하고, 단계적으로 시행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가톨릭의대 박성환 교수는 “답을 외워 보는 시험이 되면 안 되기 위해서는 좋은 시험 문항을 개발하는 게 시급하다”며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포럼에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 임정기 이사장은 “오늘 토론의 결과를 바탕으로 의대학장협의회에서 의견을 모아 국시에 의료윤리가 채택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밟겠다”고 밝혔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김건상 원장은 의대학장협의에서 합의가 있고, 시험을 치를 만큼 내용의 평준화, 보편화 돼 있다면 시험과목으로 채택하는 것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의료윤리가 국시 과목으로 채택되는 것에는 현실적인 문제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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