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거리서도 정확한 시술…혈손실·부작용도 적어

외과용 메스를 손에 쥔 로봇이 전립선암을 수술한다?
최근 사지관절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애완동물 로봇 "아이보(소니)"가 개발되는 등 로봇기술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환자치료에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21세기 의료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美 경제전문지 "Forbes"는 최근 "RoboDocs?" 제하의 특집기사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로봇기술이 의사들로 하여금 보다 정확하고 혈손실이 적은 비침습적수술을 가능케 하며, 환자들에게는 치유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LA 사업가 리차드 아인혼씨는 담당 비뇨기과 전문의가 추천한 기존 외과적수술에 거부감을 갖고 있던 차에 베스이스라엘의료원(Beth Israel Medical Center) 로봇전립선암수술 전문가인 캔서 딘랜크 박사를 소개받았다.
딘랜크 박사의 수술을 돕는 "da Vinci"는 미군(美軍)에 의해 최초로 개발된 로봇팔 수술시스템. 전장에서 부상당한 병사를 원거리에서 치료할 목적으로 개발됐으나, 수술용 로봇 전문회사 "Intutive Surgical" 社에 의해 민간에서 오히려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환자로부터 6곒거리의 제어판에 위치한 의사는 조이스틱을 통해 비디오촬영과 시술에 사용되는 3개의 로봇팔을 작동한다. 3차원 입체영상과 1㎝가량의 작은 틈을 통해 수술을 진행하는 "da Vinci" 시스템은 정확한 동시에 부작용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최소 침습적인 시술기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딘랜크 박사에 의하면, 혈손실이 기존 외과적수술의 20%에 불과하며 빠른 회복률로 입원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주로 젊은층과 활동력이 왕성한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
이미 일반적 복강경수술·흉부수술·복강경전립선절제술 등에 대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da Vinci(Intutive Surgical)" 시스템은 관상동맥우회술 등의 심장수술효과 검증을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중이며, 미국·유럽·아시아 지역 164개 의료기관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편, 우주공간에서의 작업을 목적으로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의해 개발된 "Zeus" 시스템도 일반인에게 적용되고 있다.
특히, "Zeus" 독점권을 가진 "Computer Motion"과 "da Vinci"를 시판하고 있는 "Intutive Surgical"의 합병으로 두 기기의 장점을 살린 2세대 수술용로봇시스템이 곧 소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수술용 로봇기술이 침습적 외과수술로 생명을 유지하기에는 너무 연로하거나 신체기능이 약화된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이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실례로, 울혈성심부전을 앓고있는 올해 86세의 조지 아예미안씨는 심박동이 정상인의 5%에 불과해 침습적외과수술·심장이식·인공장기 등 모든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흉골때문에 우심실 부위 심박조절장치(pacemaker) 삽입조차 어려웠던 그는 지난해 "da Vinci" 로봇팔을 이용해 비침습적 방법으로 pacemaker 삽입에 성공, 현재 정상인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반면, 수술용 로봇기술이 아직 초보단계에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세인트루크루즈벨트병원 로봇수술센터의 조셉 디로우즈 소장은 "로봇을 이용한 최소 침습적수술 외에 다양한 치료선택이 남아 있는 환자들은 이 시술에서 제외돼야 하며, 과거 수술로 인해 조직내 상처가 남아 있을 경우 시술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어 로봇기술이 적합치 않다"고 밝혔다.
차세대 의료용 로봇기술의 활용범위에 대한 질문에 캘리포니아 얼빈대의료원 비뇨기종양센터의 토마스 교수는 "아직까지는 공상과학소설을 펼쳐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과 같다"고 답했다.

의사가운을 입은 로봇이 환자와 대화를 나누며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날이 언제쯤 현실화될 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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