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허가를 획득한 국산신약 16호인 "피라맥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 약은 불행하게도 식약청 발표(8월17일허가) 당시 의약품 수퍼판매 여부와 약가인하안이라는 매머드급 이슈가 동시에 터지면서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못받은 비운의 신약. 하지만 최근 한차례 폭풍이 지나가자 다시금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피라맥스가 어떤약인지 또 중소기업인 신풍제약이 어떻게 이 약을 개발하게 됐는지 궁금증을 쏟아내고 있다.

10년만 일찍나왔더라면 탤런트 김성찬 살렸을 약

우선 이 약은 말라리아 치료제다. 지난 1999년에 배우 김성찬이 도전지구탐험대 프로그램 출연차 라오스를 방문했다가 말라리아에 감염돼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됐었는데 만약 이 약이 있었더라면 지금까지도 그의 익살스런 감초 연기를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말라리아는 모기(말라리아모기)가 전파하는 감염성 질병으로 암컷 모기가 전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법은 약물치료가 유일하다. 따라서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모기장 사용, 모기의 증식을 억제하는 살충제 사용 등이 최선이다.

현재 전 세계 인구 69억 명중 약 40%인 27억 명이 말라리아 발생 지역에 살고 있고, 매년 약 3~5억 명이 말라리아에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 중 85~100만 명이 사망한다. 안타깝게도 사망자중 85%가 5세 이하의 소아 어린이다.

1880년경 말라리아의 전염 경로가 알려진 이후, 퀴닌, 클로로퀸, 피페라퀸, 알테미시닌 등 다수의 의약품이 개발돼말라리아 퇴치 활동이 전개됐으나 1990년대에 들어 기존 약물에 대한 내성으로 오히려 발생 환자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 급기야 WHO가 심각한 경고를 발령하면서 새로운 치료제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말라리아가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지역, 서·동남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 저개발국(현재 102개국에서 말라리아 발생 보고, World Malaria Report 2010 - WHO)에서만 관찰되고 있어 세계 유수의 제약사들이 외면했고 그사이 WHO는 말라리아 자체를 "주목받지 못하는 질병(Neglected Disease)"로 분류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신풍제약 WHO 파트너 발굴 소식에 무작정 뛰어들어

이런 상황에서 신풍제약이 1999년 WHO가 항말라리아제 신약개발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무작정 뛰어들었다. 당시만 해도 일종의 모험이었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쳇말로 돈버는 약이 아니었던 것이다.

회사 측은 "구충제 메벤다졸, 간페디스토마 및 주혈흡충 치료제 프라지콴텔 등 열대 풍토병 치료제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WHO, UNICEF, IDA 등과 같은 국제기구들을 통해 열대 풍토병 퇴치용 치료제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해 왔고, 각국 보건성이 추진하는 보건 프로젝트에 우수한 품질의 다양한 의약품을 꾸준히 공급한 것이 개발동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결정은 호재로 돌아왔다. 파트너가 선정돼자 지원이 잇따른 것. 2000년 WHO와 신약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협약을 체결한후, 2001년 스위스 비정부 기구인 MMV(Medicines for Malaria Venture)가 전 임상부터 등록까지 개발 비용에 대한 모든 연구비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 힘을 얻은 신풍제약은 연구개발, 설비투자, GMP 공장 확보를 결정하고 700억 원을 투자했다. 그 결과 2000년 개발에 돌입 10년만에 피라맥스가 탄생됐다.

알테수네이트 피로나리딘 복합제 재감염도 줄여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온 피라맥스는 알테수네이트와 피로나리딘의 복합제다. 알테수네이트의 경우 단일 성분으로 사용할 경우 내성 발현 가능성이 있다. 이에 WHO와 신풍제약은 약물의 흡수 및 체내에서 말라리아 원충에 대한 반응이 빠른 알테수네이트 성분과, 반감기가 비교적 길어 말라리아 재감염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피로나리딘을 병용할 수 있는 복합제를 개발한 것이다.

효과는 뛰어났다. 한국을 포함 아프리카 및 아시아 19개국 23개 지역에서 약 3,700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 을 진행한 결과 99%이상의 말라리아 치료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세계적인 신약개발로 해외무서도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신풍제약 측은 2011년 전 세계 피라맥스(ACT제제) 예상 수요는 약 2억 7천만 Dose로 추정되며, 향후 약 4~5%의 연간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다"며 "말라리아 감염이 심각한 아프리카 및 아시아 약 50개국에서 향후 5년내 성인 및 소아용을 합산하여 1억 Dose 이상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내부 관계자는 "올초 분식회계 및 조사로 근심이 많았는데 이번 신약 허가를 계기로 분위기가 반전됐다"면서 "새로운 변화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풍제약 주가는 허가이후 사흘째 급등, 8월23일현재 488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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