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대의료원 챈교수 발표
이민자의료보험법등 개선 촉구

아시아계미국인 중 상당수가 심질환이 발생했음에도 통증이 없어 이를 자각하지 못하는 무증상심장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한 대학연구팀 조사결과 밝혀졌다.
이들은 또 언어장벽이나 비보험자 신분으로 인해, 복잡한 절차를 요하는 무증상심장병 검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심장협회 아시아·태평양과학포럼에서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한 안토니오 챈 美 스탠포드대의료원 심장학과 교수는 "45세 이상의 아시아계미국인 중 계단을 오른 후 숨가뿜을 느끼거나 쉽게 피로해 지는 경우, 허혈성심질환 여부를 검진받을 것"을 강조했다.
무증상심근허혈은 플라크(plaque) 등으로 인해 심혈관이 좁아져 혈류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일반 심근허혈과 달리 흉통을 느끼지 못한다.
이 경우 조기치료가 불가능해 심장발작으로 이어지는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백인계(662명)와 아시아계(973명)미국인 총 1,595명의 의료기록을 토대로, 무증상심근허혈 비율을 조사했다.
대상환자 모두 모국어가 가능한 의사에게 운동부하심전도와 24시간심전도 등의 검진을 거쳤으며, 이중 심근허혈이 의심되는 환자에게는 혈중산소량과 심근기능 측정을 위한 심도자술(cardiac catheterization)검사가 실시됐다.
검진결과, 심도자술을 통해 심근허혈이 확정된 백인계미국인 중 83%가 흉통(협심증)을 호소한 반면, 아시아계미국인은 30%에 그쳤다. 또한 아시아계미국인이 백인계에 비해 운동후 숨가뿜을 더 많이 경험하고(63대 36%), 쉽게 피로해지는 것(59대 22%)으로 확인됐다.

심계항진 또는 빈맥의 경우, 아시아계와 백인계가 각각 65%와 24%의 비율을 보였다.
챈 교수는 "심근허혈이 진단된 아시아계미국인 10명중 7명이 전혀 흉통을 느끼지 못했지만 이들중 다수가 호흡곤란이나 피로를 경험하고 있었다"며 "협심증으로 인한 흉통이 심장발작의 전형적 1차징후는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숨가쁨·피로·빈맥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반드시 의사를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또 "미국내 소수인종의 경우 법적·경제적 이유로 비보험자 신분이 많아 숨가뿜 등의 증상으로는 병원을 찾지 않고, 언어장벽이 검진과 치료에 장애가 된다"며 이민자의료보험법이나 외국인의사면허법 등이 시급해 개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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