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 처방이 자살 유발?
FDA, 소아청소년 자살 증가 위험 인정


현재 정신과 약물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처방되는 것은 항우울제다. 이중 SSRI는 세로토닌이 재흡수되는 것을 방해해 뇌세포 사이에 존재하는 세로토닌의 농도를 증가시켜 우울증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SRI는 이전에 개발됐던 항우울제와 달리 비교적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 플루옥세틴(상품명: 프로작)이 주요우울장애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안전청(US FDA)의 승인을 받은 후 SSRI는 점차 주요우울장애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서도 SSRI는 우울장애에 유용한 약물로 사용되고 있다. 2006년 발간한 대한우울조율병학회와 대한정신약물학회의 우울장애 약물치료 알고리듬에서도 SSRI를 일차선택약물로 선정했고, 미국 등 외국에서도 SSRI는 우울 장애치료에서 가장 선호하는 약물이다.

현재 사용되는 SSRI는 시탈로프람(상품명: 씨프람), 에스시탈로프람(상품명: 렉사프로), 설트랄린(상품명: 졸로푸트), 플루옥세틴(상품명: 프로작), 파록세틴(상품명: 팍실), 플루복사민(상품명: 듀미록스) 등이 있다.
SSRI 부작용 수면위로 떠오르다.

SSRI의 전폭적인 지지는 오래 가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심각한 부작용과 맞이하게 됐다. SSRI가 자살을 유발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두뇌의 정상적인 생화학 과정에서 세로토닌의 농도가 높아진 것이 아니어서 약물을 끊으면 더욱 심각한 세로토닌의 부족 현상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즉 SSRI는 일시적으로는 세로토닌의 농도를 높혀 기분을 좋게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뇌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악화시켜 우울증을 악화시키고 자살 충동을 불어온다는 것이다.

1990년 Teicher 등이 환자 6명이 플루옥세틴을 복용 후 2~7주 사이에 강하고 폭력적인 자살 사고를 호소했으며, 플루옥세틴을 중단한 후에도 3일~3개월까지 증상이 지속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SSRI의 자살 부작용 논란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Teicher 등은 자살 사고 원인이 플루옥세틴으로 발생한 좌불안석(akathisia)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연구자들은 플루옥세틴을 투여 한 후 자살 행동을 한 3명의 우울장애 환자에게 다시 플루옥세틴을 투여했더니 모두 좌불안석이 생겼다고 주장하며 SSRI에 의한 좌불안석이 환자를 자살로 몰았다는 Teicher의 연구에 힘을 실어줬다. 좌불안석은 안절부절 못하거나 끊임없이 걸어 다님, 의미 없이 다리를 움직이는 행동 등 약물 부작용이다.

SSRI가 자살이라는 위험한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에 기름을 끼얹은 것은 잡지 기사였다. 2004년 미국의 New Scientist 잡지가 "기적의 약물, 그 성장과 몰락‘이라는 제목으로 SSRI의 부작용에 대해 크게 보도하면서 SSRI의 부작용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FDA가 항우울제 자살 충동 위험성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한 것은 2003년 영국 보건당국이 SSRI 계열 항울제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자살 행동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발표를 계기로 시작됐다.
당시 FDA 의약안전과 앤드루 모시홀더 박사는 9가지 SSRI 계열 항우울제를 복용한 4250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22개 연구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항우울제를 복용한 어린이가 2배 가량 자살 행동 경향을 보인다는 결과를 얻었다.

결국 2004년 9월 미국식품의약국(FDA)는 판매되는 SSRI가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자살 사고와 자살 행동을 증가시킬 위험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내용의 권고문을 채택했고, 이를 SSRI의 약물 설명서에 검은 테두리의 상자 안에 명시하도록 했다.

2006년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파록센틴(상품명: 팍실)이 18세 미만의 청소년과 어린이 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자살 충동을 일으킨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우울증 환자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른 것으로, 임상결과 팍실 투여군에서 11명이 자살을 기도했다는 것.

SSRI 전혀 효과 없다 주장도 나와
SSRI가 전혀 효과가 없다는 과격한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세로토닌 신경전체(Serotonin Neurotransmissions) 연구를 핵심과제로 삼고 있는 연구소인 Biodyne Corporation의 강성종 박사가 SSRI의 무효론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인 최초 네이처 논문을 게재하기도 한 강 박사의 주장은 SSRI는 제약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선택성이 아니라는 얘기다. 즉 Norepinephrine을 비롯한 다른 신경전체질(Neurotransmitters) 흡수도 차단한다는 것. 또 재흡수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점과 부작용이 심하다는 것과 투여 후 15일일 지난 후 약효가 나타난다는 것은 재흡수 방법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게다가 약물 투여를 중지하면 이전에 관찰하지 못했던 새로운 부작용과 심한 경우 자살로 나타나는 것 등을 지적하고 있다.

2009년 Child and Adolescent Psychiatry and Mental Health에서는 SSRI 항우울증 약 효과 전혀 없다는 내용이 실리기도 했다.

SSRI의 부작용은 불면증, 피부발진, 두통, 소화불량 등과 SSRI를 아스피린과 같은 진통제와 같이 복용했을 때 출혈 위험이 있다. 또 성욕 감퇴와 자살 충동이 가장 심각한 부작용으로 꼽힌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세로토닌성 우울증 치료제를 세균성 감염증 치료제 "리네졸리드"와 메트헤모글로빈 혈증 치료제 "메틸렌블루"와 병용 투여하지 말라는 내용의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부작용 보고사례 등을 검토한 결과 세로토닌성 우울증 치료제 복용환자가 리네졸리드와 메틸렌블루를 병용 투여할 경우 과잉행동이나 인식장애 증세를 보이는 세로토닌 증후군의 부작용 위험이 높아졌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식약청은 응급치료를 제외하고는 세로토닌성 우울증 치료제를 리네졸리드와 메틸렌블루를 병용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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