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적인 출혈 위험도가 가장 큰 위험

와파린은 정맥혈전색전증, 심방세동, 인공심장판막수술, 심근경색 병력환자를 대상으로 50여년 간 널리 사용돼 온 항응고제다. 기본적으로 높은 항응고 반응을 보이고 효과도 빠르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출혈위험성이 높아 치료 가능 범위가 좁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미국심장학회, 미국심장협회, 미국심장외과협회 가이드라인에서는 와파린 사용에 있어서 혈액응고시간 기준인 INR(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의 주기적인 측정과 함께 INR 수치에 따른 치료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금기사항과 위험요소가 있을 때 이외에는 위험보다 혜택에 무게를 둘 것을 강조하고 있다.

▲와파린의 기전  

와파린은 응고인자 Ⅱ, Ⅶ, Ⅸ, Ⅹ, 항응고단백질 C, S 등 종합적인 비타민 K 억제 응고 요소들을 억제한다. 비타민 K 에폭시드 완원효소(VKORC1)의 C1을 억제해 결과적으로 비타민 K1 에폭시드의 생성을 감소시킨다는 원리다. 투여 후 24시간 안에 효과가 나타나지만, 항응고 효과가 최고 수준에 도달하기 72~96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경구용 1도스의 효과 기간은 2~5일이지만, 1일 유지용량의 효과로 인해 더 지연될 수 있다. 경구용과 정맥투여용 간 분포에서의 차이는 거의 없다.

▲와파린 적응증

와파린은 정맥혈전색전증, 폐색전증 예방과 치료, 심방세동, 심장판막수술 환자의 혈전증 합병증의 예방 및 치료에 사용된다. 이와 함께 심근경색 환자에 대한 뇌졸중, 전반적인 색전증, 심근경색 재발, 사망 위험도 감소를 위해 투여한다. 적응증들에 대한 효과는 이미 여러 임상시험에서 입증된 바 있다.

ACC/AHA 2003년 가이드라인에서는 경구용 항응고제 가이드라인에서도 이에 대한 내용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승모판막 협착증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와 전반적인 색전증 예방에도 권고하고 있다.

한편 와파린 치료제는 이미 형성된 혈전에 영향은 주지 않고, 허혈성 조직 손상을 회복시키는데도 영향은 주지 않지만, 일단 혈전이 발생했을 경우 항응고치료의 목적은 추가적인 혈전 생성의 예방과 2차 혈전색전증 합병증의 예방이 된다.

▲INR이 투여전략을 조타한다

와파린의 투여는 INR 수치에 따라 용량을 조절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와파린 적응증의 대부분은 INR 2~3을 기준으로 중간 강도로 투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인공승모판막 수술을 받았거나, 대동맥에 이판성판막이 있는 경우에는 INR 2.5~3.5를 타깃으로 한다.

와파린은 투여용량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진다. ACC/AHA 가이드라인에서는 SPIRIT 연구에서 INR 3~3.5를 타깃으로 한 와파린 투여전략이 항혈소판제로 조절이 실패한 환자에 대한 대뇌혀헐증 예방에 효과는 있지만 위험할 수 있다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SPIRIT 연구는 1316명을 대상으로 한 중간발표에서 와파린군 53건, 대조군의 6건의 주요출혈로 조기에 종료됐다. 한편 INR 1.4~2.8을 타깃으로 아스피린과 허혈성 뇌졸중 및 사망 예방 효과를 비교한 WARSS 연구는 양군 간 비슷한 결과를 보여 와파린의 적정용량 사용량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시켜줬다.

이에 미국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연구및품질평기가구(AHRQ)가 제시하고 있는 가이드라인에서는 INR 수치에 따른 와파린 투여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타깃 INR 수치를 2~3, 출혈이 없을 경우 2.5~3.5로 설정해 수치가 낮을 경우 20%까지 용량을 증량하고, 수치가 높을 경우 20% 만큼 용량을 줄이거나 1~2도스를 생략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용량의 변경은 INR 수치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지속적인 관찰도 함께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INR 수치가 5~9, 9이상일 경우에는 출혈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INR 관찰 빈도를 높이고 비타민 K를 투여하도록 하고 있다. INR 관련 권고사항은 영국 가이드라인 및 프로토콜 자문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서도 같은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가이드라인에서는 INR 치료범위가 아닌 환자의 순응도가 낮을 때(투여 도스를 빼먹거나 과도하게 투여했을 때), 지난번 투여용량 변화 후 효과가 극대화되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지나지 않았을 때, 알코올 복용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INR이 증가했을 경우에는 INR 관찰 빈도는 높이되 용량은 바꾸지 않는다.



▲출혈 위험도를 높이는 요소들의 파악-관리 필요

와파린 사용에서 INR 수치가 강조되는 이유는 출혈 위험도 때문이다. INR 수치에 대한 치료전략에 대한 내용이 강조되는 것 역시 출혈 위험도를 배제한 치료가능 범위가 좁기 때문이다. 대략적으로 와파린으로 인한 평균 출혈 발생율은 치명적 출혈일 경우 연간 0.6%, 주요 출혈은 3%, 이외 출혈은 9.6%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각 가이드라인에서는 출혈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요소들을 제시하며 이에 해당될 경우 주의 깊은 관찰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AHRQ 가이드라인에서는 위험요소로 △INR 수치 4 이상 △65세 이상 △소화기출혈 병력 △고혈압 △뇌내질환 △중증 심질환 △빈혈 △외상 △신기능부전 △타약물과 병용 △와파린 장기 투여 등을 제시하고 있다.

영국 가이드라인 및 프로토콜 자문위원회 가이드라인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단 나이에 대해서는 70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고, 와파린 치료시작 후 1년, 과도한 알코올 섭취도 위험요소로 꼽고 있다. 특히 약물에 대해서는 아스피린, NSAID 등 INR 수치 감소에 영향을 주는 약물들의 사용 중단을 제시하고 있다.

영국 가이드라인에서는 환자의 상태와 약물-약동학적인 측면과 함께 음식물, 약초 등으로 인한 영향도 와파린을 통한 조절 실패의 이유로 꼽았다.

고령환자가 왜 와파린의 항응고 효과에 대한 높은 INR 민감도를 보이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8세 이하 소아청소년환자에 대해서는 무작위 임상시험 자료가 없지만 혈전색전증 사건 예방, 치료에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있다. 단 INR 타깃 수치 도달과 유지는 성인에 비해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아시아 환자의 경우 와파린 초기 용량을 줄여서 투여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이외에도 간기능부전도 와파린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나타나있다.

▲와파린 유전자 효소에 영향

와파린은 간 효소인 사이토크롬 P-450(cytochrome P-450)에 의해서 대사되고, 와파린의 S-이성질체는 CYP2C9 효소에 의해 불활성체인 7-hydroxyWarfarin으로 대사된다. 이에 연구들에서는 CYP2C9*2, *3 다형성을 지닌 환자에서 대사능력이 각각 11%, 7% 가량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 이상의 CYP2C9 다형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 대사 능력 감소는 더욱 심해진다.

이와 함께 VKOC1에 다형성을 지닌 환자는 와파린 용량을 낮추는 것과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들에서는 VKORC1과 CYP2C9 유전자 다변형이 40%의 와파린 투여전략의 다양성에 영향을 미쳤고 여기에 나이와 신장, 체중, 약물 간 상호작용에의 영향과 함께 추산했을 때 와파린 투여전략 중 약 55%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ACC/AHA 가이드라인에서는 출혈과 함께 CYP2C9, VKORC1 유전자 다변형이 있을 경우 와파린 용량을 낮추고 INR 확인 빈도를 높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투여 금기사항

투여하기 까다로운만큼 와파린 투여에서 적응증 대부분에 대해 혜택을 줄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위험도가 우선되는 금기사항도 분명히 있다.

가장 큰 금기사항은 임신이다. 임산부에 대한 와파린의 투여는 태아에게까지 영향이 미쳐 자궁 내 태아의 치명적인 출혈을 야기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기형아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도 있다.

이외에도 △약물에 대한 과민증 △출혈 경향을 보이거나 혈액질환이 있는 경우 △중추신경시스템-눈-상처가 큰 외상 수술을 최근에 겪었을 경우 △소화기궤양, 소화기, 호흡기, 뇌내출혈, 뇌내대동맥류, 심막염, 박테리아성 심막엽 등으로 인한 출혈이 있을 경우 △고령-알코올-정신질환이 있을 경우 △잠재적인 출혈 가능성이 있을 경우 △악성종양이 있을 경우에는 투여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들에서는 권고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온영근 교수는 "와파린은 매우 우수한 약이지만 까다로운 복용전략과 위험도를 고려할 때, 임상시험에서 이런 문제들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난 항응고제 신약들이 실질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약물 간 호불호를 정할 순 없지만 INR 검사가 와파린보다 편해진만큼 환자들에게 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순응도가 좋은 환자들에게 약물을 바꿀 이유는 없는데데가, 장기적인 복용기간을 고려할 때 약물전환에 따른 비용효과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신약들이 바로 와파린을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신약들이 아직 인종간, 유전자형에 대한 차이에 대한 근거들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지적했다.

▲환자교육도 치료의 한 부분

미국 AHRQ 가이드라인에서는 와파린 치료 시 금기, 위험요소들을 고려한 초기 투여 용량 및 타깃 INR 설정, INR 관찰과 유지치료와 함께 환자 교육을 치료 전략의 한 부분으로 간주하고 있다. 특히 임상에서 불규칙한 진료, 빈번한 혈액검사 등으로 환자에 대한 순응도가 유지되기 힘들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환자들이 검사를 거부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미국 AHRQ 가이드라인에서는 와파린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이나 음식, 지속적인 관찰의 필요성, 항응고 효과가 부족 혹은 과도할 경우의 증상 등에 대해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다른 약물들로 인한 INR의 변화를 고려, 다른 과의 의사들과도 와파린 치료에 대한 내용을 공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와파린 초기 치료 시 환자와 상의 해야할 내용

△와파린 치료의 이유와 치료 기간에 대한 설명
△권고된 와파린 용량에 대한 순응도의 필요성
△지속적인 관찰과 환자의 타깃 INR에 대한 중요성
△1일 1회, 저녁 같은 시간에의 복용, INR 검사를 아침에 하는 이유
△부작용, 출혈의 전조, 잠재적 혈액공급에 대한 필요성
△부작용이나 변화가 있을 경우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에 대한 동의
△응급실에서 의사를 찾거나 긴급 조치가 필요할 때
△응급상황에 대비한 의료 호출 목걸이, 팔찌의 부착 권고
△현재 복용 중인 약물에 대한 경고 및 약초 등 건강보조제와 식품에서의 잠재적 상호작용
△아스피린, 약초, 보조제 등의 복용 시작과 중단할 경우에 대한 경고
△1일 1회 약물 복용 케이스의 활용을 통한 순응도 향상
△비타민 K가 포함된 식단의 중요성
△과도한 알코올을 피해야할 이유
△현재 질환이 가진 영향력
△임신 기간 중 와파린 기피의 필요성
△와파린 제품을 바꾸지 않는 것에 대한 중요성
△근육하주사를 피해야 하는 이유

▲아시아 인구, 체중에 적은만큼 조절된 전략 필요

미국 AHRQ 가이드라인에서는 서양보다 적은 아시아 인구의 체중을 고려해 와파린 투여를 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미국 AHRQ의 싱가폴 와파린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미국흉부내과학회(ACCP)의 내용을 기반으로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금기사항, 위험요소 등에 대해서는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정맥혈전색전증(VTE)의 경우 종아리 정맥(calf vein) 혈전색전증 환자에게 6주간 투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수술, 행동장애를 야기할 수 있는 근부(proximal) 정맥혈전색전증일 경우에는 3~6개월까지 치료를 받고, 특발성 근부 정맥혈전색전증, 폐색전증이 있을 경우에는 6개월 이상 항응고제 치료를 지속한다(1A). 하나 이상의 특발성 근부 정맥혈전색전증이나 지속적 프로트롬빈성 위험요소가 나타날 경우 항응고제 치료의 제한기간은 두지 않고 있다.(1A)

심방세동 환자의 혈전색전증성 사건,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응고제 치료는 기한을 두지 않고 지속하도록 하고 있다(1A). 이는 위험대비혜택 평가에서 예방에 무게를 둔다는 것으로, 인공심장판막 환자의 혈전색전증성 사건이나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응고제 치료도 기한없이 지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1C+) 인공삽입물을 복수로 가지고 있는 환자가 심방세동, 색전증 병력이 있거나 중증 좌심실기능부전이 있을 경우도 항응고제 치료를 기한 없이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1C+). 조직심장판막 이식 환자들의 경우 3개월 동안 항응고제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1C).

한편 심근경색 환자 중 심근경색 후 환자에게서 지속적인 심방세동이 나타날 경우 평생 항응고제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고(1A), 좌심실혈전이 있는 환자에게는 3개월 이상 와파린을 투여하도록 권고했다(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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