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와파린 3인방 랜드마크 연구 분석

그렇다면 포스트와파린을 주장하는 제품들의 능력은 어떨까? 어떤 약제가 얼마나 뛰어나며 또 출혈위험성은 없는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가장 먼저 허가받은 리바록사반(제품명 자렐토)은 혈전생성의 근본 원인이 되는 제 10인자를 직접 억제함으로써 트롬빈의 생성 자체를 차단하는 약물이다. 지난 2010년 미국심장학회(AHA)에서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을 예방하는 ROCKET-AF연구의 1차 분석결과가 나오면서 포스트와파린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해 유럽심장학회(ESC)나 미국심장학회(AHA)에서 2차 연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다비가트란(제품명 프라닥사) 역시 직접 트롬빈 억제제 계열의 항응고제로 2009년 유럽심장학회(ESC)에서 RE-LY 연구가 처음 발표된 이후 꾸준히 하위분석 연구를 쏟아내며 포스트와파린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두 제품은 임상적으로 와파린 대비 우위성을 확보, 시장에 나올 경우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아픽사반(제품명 미정)도 주목을 끌고 있는 약물 중 하나다. 이 약은 리바록사반과 같은 10a억제제로 AVERROES 연구에서 와파린 대체제로서 효능을 입증했다. 다른 두 품목과 달리 아직 국내 허가를 받지는 못했는데 해당 제약사에 따르면 곧 허가를 진행한다고 한다.

그밖에 심방세동과 관련해 개발되고 있는 약물은 에독사반, 베트릭사반, 다렉사반 등이 있다. 이들 제제들은 정맥혈전색전증(VTE)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 개발된 것으로 꾸준히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최종적으로는 모두 와파린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리바록사반, 뇌졸중 와파린 대비 21% 감소
1일 1회 20 mg 투여…사용 편리하고 부작용·출혈 위험성도 낮아

▲배경: 리바록사반을 대표하는 ROCKET-AF 연구는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한 뇌졸중 예방 관련 연구로 한국인 204명이 포함 총 1만4269이 참여한 대규모 스터디다. 전향적, 무작위, 이중맹검, 이중위약, 병렬그룹 방식으로 이뤄졌다. 또한 효능 발현 사례가 사전에 정한 수치를 충족하면 종료되는 event-driven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임상기간은 33개월이었다.

▲연구목적: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혹은 전신색전증 예방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이를 위해 1일 1회 용법의 자렐토 20mg 효능을 적정 용량의 와파린과 비교해 비열등성을 평가했다. 아울러 주요 안전성은 임상적으로 유의한 급성 또는 비급성 출혈률의 복합비율 등을 평가했다.


▲연구결과: 리바록사반은 심방세동 환자에서의 뇌졸중과 비중추신경계 전신색전증의 발생 위험률을 와파린 대비 21%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와파린보다 출혈위험성이 높지는 않았다.

특히 가장 심각한 출혈성 뇌졸중 발생 건수는 매우 낮았다(자렐토 0.26%, 와파린 0.44%, p=0.024). 와파린 투여군에 비해 심근경색 및 모든 유형의 사망 발생률 역시 유의하지 않지만 감소한 것으로 관찰됐다.

▲안전성: 출혈관련 이상반응에서는 자렐토 투여군과 와파린 투여군에서 비슷한 발생률을 보였다. 급성 및 비급성 출혈률을 기준으로 한 주요 안전성 평가에서 와파린과 유사한 비율을 보였다.
와파린 투여군 대비 리바록사반군에서 주요 출혈 부작용, 두개내 출혈, 주요 장기 출혈 및 출혈로 인한 사망 발생 건수가 낮았다.
리바록사반은 임상 기간 동안 우수한 내약성을 보였으며, 이상반응으로 인한 투약 중단은 와파린 투여군과 유사했다.

▲결론: 심방세동 환자에게 1일 1회 리바록사반 20 mg을 투여할 경우 와파린 대비 안전하고 편리하면서도 동시에 효과적으로 뇌졸중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 체크 포인트]고혈압환자 90% 등 고위험군 주축 시행
최종 연구 아니어도 현실성 높아


ROCKET-AF 연구에서 확인하고 넘어가야할 부분은 고위험군 환자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참여한 환자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CHADS 점수가 0~1의 비중은 1% 미만이다. 2점인 환자도 13%에 불과하다. 반면에 3점 이상인 이른바 환자는 86%를 차지하고 있다. 평균 점수는 3.48이었다.

이에 부합하듯 환자가 갖고 있는 리스크 요소도 전반적으로 높게 설정돼 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 중 CHF 또는 LVEF가 35% 미만인 환자는 63%다. 고혈압 환자는 무려 90%가 포함됐다. 나이가 75세 이상인 환자가 44%가 포함됐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당뇨 및 이전에 뇌졸중, 허혈성발작, 비신경계 전신성색전증도 55%가 포함돼 있다.

아울러 이번 연구에서는 중증의 신장애 환자를 약 21%가량 포함시켰는데 이들에게는 리바록사반 15 mg을 투약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일이다. 이런 점은 적극적인 항응고요법을 필요로 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현실을 가장 잘 반영했다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상반응 등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와파린과 대체적으로 같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On Treatment 결과라는 한계점은 있다. ITT 분석인 경우에는 비열등성만 입증했다. 같은 연구지만 분석기준에 따라 뛰어난 뇌졸중 감소와 비열등성이라는 다소 높은 차이가 나는 원인은 23%에 이르는 중단율이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제법 많은 환자들이 시험약을 중단하고 와파린을 복용했기 때문에 리바록사반의 능력이 감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INR 분석도 나온게 아니라서 와파린조절률과 관련한 다양한 해석을 내리기가 어렵다.

가장 중요한 점은 ROCKET AF 연구가 아직 최종 연구가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만으로 모든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다비가트란 150 mg, 위험성 34% 감소
110 mg 용법은 와파린 보다 출혈률 20% 낮아


▲배경: 다비가트란을 대표하는 RE-LY 연구는 1만8113명의 심방세동 환자가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다.
연구방식은 글로벌 3상 무작위 배정연구로, 다비가트란이 뇌졸중 예방에 있어 용량조절이 잘 된 와파린 만큼 효과적인지 여부를 평가했다. 연구는 최소 1년 이상, 2년(중앙값)간 이뤄졌다.

▲연구목적: 리바록사반과 마찬가지로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혹은 전신색전증 예방에 대해 1일 2회 용법의 다비가트란 110mg과 150mg을 적정 용량의 와파린과 비교해 열등하지 않음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1차 결과변수는 뇌졸중(출혈성 포함)과 전신색전증의 발생률이었다. 2차 결과변수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뇌졸중(출혈성 포함), 전신색전증, 폐색전증, 급성 심근경색, 및 혈관 사망(출혈로 인한 사망 포함)의 발생률이었다.


▲연구결과: 용량 조절이 잘 된 와파린과 비교 시 심방세동 환자에서 다비가트란 150 mg 1일 2회 용법은 주요 출혈의 위험은 높이지 않으면서,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의 위험을 34%(p<0.001)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다비가트란 110 mg 1일 2회 용법은 용량 조절이 잘된 와파린과 비교 시,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위험은 비슷하게 감소시켰으나, 주요 출혈비율은 와파린 보다 20%(p=0.003)나 더 감소시켰다. 아울러 2차 종료점에서 150 mg 및 110mg 1일 2회 용법 모두에서 출혈성 뇌졸중의 우월한 감소 효과를 보였고 특히 150 mg 1일 2회 용량에서는 혈관관련 사망이 감소했다.

▲안전성: 두 용량 모두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 두개내 출혈 및 전체 출혈에 있어서 우월한 감소를 나타냈다.

▲결론: 다비가트란 110 mg은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을 감시키는데 있어서 와파린과 유사하면서도 출혈은 훨씬 적었으며 150 mg은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을 월등하게 감소하면서도 주요 출혈은 와파린과 유사했다.

[연구 체크 포인트] 비열등성 뛰어넘은 결과에 반사적 이슈 많아
오픈라벨, MI 증가 주요 이슈

ROCKET 연구와 함께 RE-LY 연구를 올바르게 이해하는데도 몇가지 확인할 점이 있다. 우선 RE-LY 연구는 엄청나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에 따른 반사적 이슈가 많다.

그중 하나가 오픈라벨이다. RE-LY 연구는 대규모 3상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오픈라벨로 이뤄졌다.

오픈라벨은 환자와 의사가 어떤 약을 먹는지 아는 것으로 사안에 따라 연구자의 편견이 개입될 수도 있고 환자의 개인적 판단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따라서 좀더 신뢰성을 얻으려면 이중맹검방식으로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해외 전문가들은 오픈라벨은 효과에 대한 이득도 존재할 수 있지만 불필요한 과민반응에 따라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크게 나올 수 있는 점도 있다며 이번 연구기준 설정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결과가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다면 오픈라벨 설계는 더 큰 이슈가 됐을 것이라는 입장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견지했다.

심근경색(MI)도 주요 이슈다. 이번 연구에서 다비가트란 150 mg은 와파린대비 MI가 약간 증가했다. 이 점을 두고 전문가들은 와파린이 심근경색을 예방하는 점을 감안하면 다비가트란의 예방효과가 낮은게 아니냐는 의견과 관상동맥환자가 일부 포함됐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의견은 심혈관 사망률과 뇌졸중 발생률, 뇌졸중 사망률을 낮췄기 때문에 크게 관여하지 않고 다만 관상동맥환자에서는 투약을 해서는 안된다는 부분에서는 컨센서스가 모아지고 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저위험도 환자가 참여한 것도 여러가지면에서 확인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RE-LY 연구에 참여한 환자의 CHADS 점수별 분포도를 보면 0~1, 2, 3이상 각각 대략 33%로 골고루 분포돼 있다. 이는 3점 이상에 86%가 들어가 있는 ROCKET 연구와비교되는 점이다.

즉 저위험군환자로 인해 연구결과가 좋게 나왔다는 의견도 나올 수 있는 포인트다. 하지만 와파린군의 INR 조절율이 64%로 높았다는 점을 보면 오히려 다비가트란의 효과가 희석됐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픽사반 아스피린 대비 위험성 55% 감소…연구 조기종료
와파린 투여 못하는 환자에 새로운 희망



▲배경: 아픽사반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스터디인 AVERROES는 5599명이 참여한 무작위 대규모 이중맹검 연구다.
아픽사반이 뇌졸중 예방에 있어 아스피린(와피린을 투여하지 못한 환자)만큼 효과적인지 여부를 평가했다. 총 연구기간은 약 13개월 동안 진행됐다. event- driven 방식이 적용됐다.

▲연구목적: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혹은 전신색전증 예방에 대해 1일 2회 용법의 아픽사반 5 mg을 아스피린군과 우수성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1차 결과변수는 다른 스터디와 같이 뇌졸중(출혈성 포함)과 전신색전증의 발생률이었다. 그밖의 2차 결과변수는 사망률, 뇌졸중, 혈성 포함), 전신색전증, 폐색전증, 급성 심근경색, 및 혈관 사망(출혈로 인한 사망 포함)의 발생률이었다.


▲연구결과: 아픽사반군의 뇌졸중 및 전신성색전증의 발생률은 아스피린대비 55%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왔다. 아픽사반군에서는 1.7%(연간)가 발생된 반면 아스피린군에서는 3.6%로 두 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아울러 사망을 포함한 뇌졸중과 전신색전증도 4.6%와 7.2%로 36%를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여기에 모든 심혈관원인이 포함된 사람도 4.2%와 6.4%로 34%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이러한 아픽사반의 압승으로 조기 종료가 권고됐다.

▲안전성: 주요 출혈 위험성은 아픽사반군이 1.4%로 아스피린군인 1.2%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심혈관 원인으로 인한 첫 입원은 12.6%와 15.9%로 아픽사반군이 유의한 것으로나왔다.

▲결론: 아픽사반은 와파린을 투여하지 못하는 환자에게 뇌졸중 및 전신성색전증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면서도 출혈위험성을 증가시키지 않았다.

[연구 체크 포인트]와파린투여 불가능한 환자만 선정
완전한 와파린 대체연구는 아냐


AVERROES 연구에서 확인하고 넘어가야할 부분은 여러 가지 이유로 와파린을 복용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앞서 나온 RE-LY 연구나 ROCKET-AF 연구와 프로토콜 비교는 어렵다. 대신 대조군으로 80~324 mg 범위의 아스피린을 투여했다.

출혈위험성으로 인해 와파린을 복용하지 못하는 환자가 상당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에서는 아픽사반의 확실한 역할을 찾은 것으로 결론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와파린 대체를 위한 연구는 아니라는 점에서는 약점을 갖고 있는 연구다.

이런 가운데 오는 8월 유럽심장학회에서는 완전한 와파린대체제의 가능성을 입증한 ARISTOTLE 연구의 전체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 결과에 따라 아픽사반이 포스트와파린이 될지 많은 심장관련 전문가들의 눈과 귀가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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