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재경험, 회피, 해리 현상 보여
공존질환이 많아 감별진단 어렵다

PTSD라는 용어 자체가 정의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월남전을 거치면서 더욱 많은 연구가 시작됐고, 1980년에 간행된 DSM-Ⅲ에 이르러 PTSD라는 용어라 최초로 공식진단 체계에 편입됐다. 당시 DSM-Ⅲ 개념에는 강간 외상 증후군, 매 맞는 아내 증후군, 참전용사 증후군, 학대 아동 증후군 등에서 나타내는 상태들이 포함됐다.

DSM-Ⅲ에서의 PTSD 개념은 1994년 간행된 DSM-IV에 이르러서는 변화를 겪게 된다. DSM-Ⅲ에서는 외상적 사건 자체를 ‘거의 누구에게나 상당한 정도의 고통을 일으킬 수 있는’이라는 전제로 정의했는데, 실제로는 교통사고, 폭행사건처럼 보다 비교적 가볍고 빈번한 사건들에 의해서도 PTSD가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DSM-IV에서는 삭제됐다.

또 DSM-IV에서는 외상적 사건을 직접적인 위협이 있었던 것만을 넘어 타인에게 일어난 사건을 목격하게 되는 것도 포함시켰다. 이외에도 외상적 사건의 정의에 ‘강렬한 공포, 무력감, 두려움 등의 강한 반응’이 있을 것을 전제하도록 했다.

PTSD의 주요 증상은 충격적인 사건의 재경험과 이와 관련된 상황 및 자극에서 회피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 해리 현상이나 공황발작, 환청 등의 지각 이상, 공격적 성향, 충동 조절 장애, 우울증, 약물 남용,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 등의 인지기능 문제 등이다.

PTSD가 지금까지 제대로 치료되지 않았던 이유는 질환 자체에 대한 임상의들의 지식과 관심 부족이었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게다가 진단 자체가 어렵다는 이유도 한몫했다.
계요병원 정신과 박주언 박사는 “PTSD는 우울증, 약물 남용, 불안장애 등 공존질환이 많아 감별진단을 하기 어렵다”며 “PTSD를 진단하기 위한 도구로 환자 스스로 측정하는 Davidson Trauma Scale(DTS), Posttraumatic Diagnostic Scale(PTDS) 등이 있다”고 설명한다.

재난정신의학위원회, PC-PTSD 표준화 노력
의사가 측정하는 도구는 첫 번째로 쓰이는 것이 면접자 기반 평가다. 두 번째는 포괄적 진단면접, 세 번째가 PTSD 특이 면접도구다. 면접자 기반 평가는 구조화된 면접 도루를 사용함으로써 표준화된 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치게 많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포괄적인 진단 면접은 Structured Clinical Interview for DSM(SCID), Diagnostic Interview Schedule(DIS) 등 정신과에서 많이 사용하는 진단도구이다. 단점은 PTSD 존재 여부는 판단할 수 있으나 정도 파악이 불가능하다.

PTSD 특이 면접 도구는 Clinician-Administered PTSD Scale(CAPS), PTSD Symptom Scale(PSS-I) 등이다. 진단을 확립하고 정량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임상과 연구에서 많이 사용된다. CAPS는 DSM의 진단 기준에 맞춰 그 빈도와 강도를 평가하며, 비교적 정신측정적 성상이 우수해 많이 사용된다. 적용에 약 4~60분 정도 소요되며 국내에서도 일부 표준화 작업이 진행돼 사용하기 적당한 도구다.

박 박사는 “17개 문항으로 된 PTSD 17개 체크리스트를 재난정신의학위원회가 표준화하기 위해 작업중” 이라며 “대규모 재난에 필요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선별 검사(PC-PTSD)도 표준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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