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안의학회 춘계학술대회 개최

지난 6월 3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대한불안의학회 춘계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New Perspectives for Diagnosis and Treatment in Anxiety Disorders"를 주제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특히 불안의학회 재난정신의학 특별위원회가 구축한 보훈 대상자 및 군장병을 중심으로 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세션이 따로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PTSD 세션중 계요병원 박주언 박사의 보훈대상자 및 군장병의 PTSD와 보훈병원 정문용 박사의 PTSD 보훈의료체계 통합 모델, 한양의대 김대호 교수의 한국형 PTSD 치료 프로그램의 특징에 대해 정리했다.


"PTDS, 효율적인 일원화 시스템 도입 필요"

계요병원 박주언

보훈대상자 및 군장병의 PTSD에 대해 발표한 계요병원 정신과 박주언 박사는 PTSD는 원래 건강했던 사람이 걸릴 수 있는 질병이라는 점, 상처라는 것이 신체의 상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물질적 손해가 최우선이 될 수 없으며 적절한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기본개념으로 내세웠다.

보훈심사위원회에 신청하는 PTSD 신청 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인정 건수는 절반에 그친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발표한 그는 현재 시스템 보안을 위해서는 탄탄한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PTSD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인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교육, 실전훈련 등과 더불어 관련기관과 학계의 도움, 관련법 제도의 개정 및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군은 일부의 조직에서 따로 움직인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전체적으로는 국방부에서 관리하나, 사후관리는 국가보훈처와 보훈병원에서, 지원은 민간단체가 맡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이와 달리 미군은 사전예방과, 현장관리, 전문치료부터 사후관리까지 PTSD에 대한 일원화된 시스템을 갖고 있다.

박 박사는 국방부는 PTSD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치료 결과의 표준화를 위해 해당 자료의 구축이 필요하고, 미국과 같은 일원화된 관리체계 도입과 더불어 국의관의 자문을 반영한 법률ㆍ제도적 보완 및 민간전문 집단과 MOU 체결 등을 대응책으로 제시했다.


"정신건강 통합 모델 개발 되야"

보훈병원 정문용

재향군인 및 군복무자의 정신건강을 위한 통합모델에 대해 서울보훈병원 정문용 박사가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체계적 치료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10여 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사건(연평해전, GP사건, 천안함,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인해 PTSD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현재 국가보훈처는 보훈병원, 국방부는 군병원, 불안의학회는 PTSD연구회를 구성해 치료, 교육, 연구에 각 단체의 후원과 치료법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렇게 구축된 기관에서는 타 전문가에게 치료를 위한 효과적 임상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자문을 얻게 되고, 데이터 구축을 위한 정신건강 치료의 결과 평가와, 연례회의, 워크숍, 세미나 등을 통해 PTSD 전문가 육성을 위한 훈련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PTSD를 홍보하는 책자를 출판하고 국내ㆍ외 기관과 함께 공동연구를 실행해 임상 교육에 대한 자문과 정신건강 분야의 통합 연구를 개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정 박사는 국가보훈처, 국방부, 불안의학회, 대학병원 등이 관계자, 국내 임상의, 연구자가 모두 정신건강에 대한 통합모델을 개발하는데 주력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예방 및 치료적 개입 모델로써 훈련 모델에서 빠진 부분을 확충해 임상가와 환자 요구에 따른 통합적 훈련 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PTSD 한국형 치료 프로그램의 특징

한양대 구리병원 김대호 교수

민간인과 비교해 군인이나 보훈대상자의 PTSD 치료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발표한 한양의대 구리병원 김대호 교수는 PTSD에 대한 연구 자체가 적고 효과도 적다는 점이 가장 문제라고 발표했다. 또 증상이 심하고 질병이 만성적이란 점과,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극소수라는 것, 또 치료를 받기 전까지 과정이 어렵다는 것이 치료의 한계라고 발표했다. 여기에 보상, 상해 등 2차적 이득에 대한 문제나 신체적 부상과 다른 정신과 질환 동반이 높은 점, 군인들이 민간 치료자를 신뢰하지 않는 점, 전투상황이나 군 조직 특성을 이해하기 어려운 점 등을 치료를 어렵게 하는 문제점이라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PTSD 치료 프로그램의 특징은 해외 PTSD 가이드라인에서 모든 치료 내용과 방법을 우리나라에 맞도록 했다는 점을 꼽았다.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 연구를 했고, 환자별로 경중에 따라 프로그램이 구분돼 있고, 특징을 고려해 두 가지 중 하나라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기존의 약물치료와 가족치료, 집단치료와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이 우리나라 PTSD의 특징이라고 했다.

증거 수준이 높은 PTSD 정신치료로 지속노출(Prolonged exposure),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EMDR :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인지처리 치료(Cognitive processing therapy), 스트레스 예방훈련(Stress inoculation therapy)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PTSD는 의사들이 의대에서 받았던 치료 패러다임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워크숍 형태의 수련교육이나외국 연자를 초정해 증례 자문을 얻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결국 PTSD 치료의 가장 핵심은 치료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란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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