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하마마스의대 ICU 부실장 Matsuyuki Doi 교수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지난 22~23일 춘계학술대회와 함께 제11차 한일중환자의학회 합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ICU는 다양한 질환의 중증환자 관리와 수술 후 환자관리에 필수적인 곳인만큼,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기도관리, ECMO, 폐혈증, 소아 ICU 등에 대한 강좌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소개가 진행됐다. ICU 환자의 진정은 주요 주제 중 하나로 ICU 환자에 대한 의료적 개입뿐만 아니라 수면, 스트레스, 불안, 영양 등 전반적인 관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중있게 다뤄졌다. 하지만 ICU 환자에 대한 진정은 적정한 수치결정과 함께 부작용 관리가 난제로 꼽힌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일본 하마마스의대 ICU 부실장 Matsuyuki Doi 교수는 "ICU 환자의 1차 진정치료에서의 덱스메데토미딘" 강의에서 덱스메데토미딘(dexmedetomidine, dex/ 제품명 프리세덱스)이 기존 약물과 다른 기전으로 부작용없이 진정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택적 α-2 아드레날린 길항제, 섬망줄인 진정효과

Doi 교수는 기존에 사용되던 대부분의 진정제가 GABAa나 오피오이드 제제인 반면 dex는 선택적 α-2 아드레날린 길항제로 기본적인 효과가 다르다는 점을 우선 강조했다. GABAa의 경우 진정작용이 전신마취와 비슷해지는 수준으로 무의식이 되지만, dex는 수면유도 상태로 환자를 이끌어 의식을 남겨 둔다는 것이다. Doi 교수는 "ICU 환자의 경우 전신마취를 할 수 있도록 의식을 진정시키지만, 폐렴, 면역기능 저하 등의 위험도를 감안해 최근에는 의식을 남겨두는 것이 ICU 환자 관리의 화두"라며 ICU 환자의 의식 여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른 기전으로 인한 또 하나의 장점은 기존 약물들이 보여주는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다. GABAa의 경우 섬망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섬망은 급격한 인지기능과 주의력 감소를 야기하고, 일부 연구에서는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6개월 동안의 사망률과 입원기간 증가와의 연관성도 제기했다. Doi 교수는 "dex는 연구에서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과의 비교에서 섬망의 발생률을 감소시켰고, 2009년 SEDCOM 연구에서는 미다졸람(midazolam)과의 비교에서도 섬망 발생률의 억제와 함께 효과와 안전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dex 단독으로 섬망이 관리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프로포폴(propofol)과의 병용전략을 추천했다.

▲비삽관환자에게 효과 등 폐혈증 환자까지도 기대

Doi 교수가 dex의 효과 중 무게를 두고 있는 부분은 비삽관환자에게의 사용이다. 비삽관환자에게 상기도 지속을 통해 호흡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소아환자, 급성 대동맥박리 환자 등이 포함돼 있다. Doi 교수는 "기도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약물"이라며 비삽관환자에 대한 효과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폐혈증 환자에게도 높은 안정작용을 보여주고 있다. 로라제팜(lorazepam)과 비교했을 때 생존률을 높였고, 동물실험에서도 식염수 대조군에 비해 높은 효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또 Doi 교수는 폐혈증 환자의 신경퇴화 위험도 감소를 통해 환자의 예후를 좋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폐혈증 환자에게의 활용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표했다. 이외에도 면역기능, 염증, 신경보호, 아포토시스에 대한 잠재적 효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심장이상 환자는 조심해야 - 기전이 다른만큼 기존 약물도 인식해야

기존 약물보다 부작용을 줄이고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dex지만 만능 약물은 아니다. Doi 교수는 "심전도계에 이상이 있는 환자들은 대동맥에의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며 심장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에게는 주의할 것을 요망했다. 하지만 ICU의 환자들이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의를 기울인다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i 교수는 dex가 진정작용을 위한 약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외 수면이나 진통에 대한 효과는 진정효과에 비해 낮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에 수면이 더 필요한 환자에게는 벤조디아제핀이나 프로포폴과 병용하고, 진통효과에 무게를 두는 전략에서는 오피오이드 제제와 병용하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 dex에 어느 정도의 진통효과가 있는만큼 오피오이드 약물의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기사용에서 장기사용까지

Dex는 미국에서 24시간 이내의 사용에 대한 승인 후 일본, 한국에서 동일한 적응증 승인을 받았고, 일본에서는 작년 24시간 이상 장기사용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적응증 추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Doi 교수는 "dex의 사용제한 기한은 아직 없다"고 설명하며 최대 70일까지 중증 증상발현 없이 사용했다는 경험을 제시하며 장기사용에 대한 안전성을 강조했다.

한편 유럽의 경우 현재 핀란드 등 동유럽 지역에서 승인을 받았고, 올해 말 유럽의약국(EMA)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CU의 항생제 내성 극복위한 프로토콜 필요

Doi 교수는 항생제 내성이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ICU는 그 가운데 서있다고 말했다. 가장 촌각을 다투는 환자들이지만 시스템이나 인력이 부족한 부서 중 하나기 때문이다. 이에 어떤 종류의 처치를 시행할 지에 대한 규칙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했다.

Doi 교수는 "ICU에서 광범위 항생제 우선 투여 후 타깃 항생제로 투여하도록 하고 이후 환자의 진정, 영양상태 등 생존에 직결된 문제부터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는 경험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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