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식습관·감염질환 관리로 사망률 크게 줄일 수 있어

"2000년 한해 암으로 인한 전세계 사망자수는 620만명. 새로이 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1천만명에 달하며, 2천200만명이 이 질병으로 고통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암퇴치연맹(UICC)은 최근 지구촌의 암 발생 현황과 원인 및 예방·치료법을 총괄해 정리한 "GLOBAL ACTION AGAINST CANCER" 제하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 서문에는 "암의 예방과 치료에 관한 인류 지식의 고속성장에도 불구하고 암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계속된다면 2020년 신규 암 환자수는 1천500만명으로 증가하고 그중 3분의 2가 개발도상국과 신흥선진국에 집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암은 더이상 국경의 제한을 받지 않으며 선진국 사망원인 2위·개도국 성인 사망원인 중 3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브룬트란트 WHO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현재의 지식이 적절히 활용된다면 1천만명의 신규 암환자 중 적어도 3분의 1을 예방할 수 있으며 이러한 지식이 충분한 보건인프라와 접목될때 조기진단과 효과적 치료로 또다른 3분의 1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2000년 기준 대륙별 사망자 분포를 살펴보면, 북미·유럽·오세아니아 등이 전체 사망률의 65% 이상을 차지, 서구 선진국이 암의 안전지대가 아님이 재확인됐다.

한·중·일을 포함한 동아시아지역 사망자수는 170만여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인구수 대비 사망률은 15~20%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운동부족과 염분 과다섭취 등 서구사회의 부적절한 식생활습관이 위암 발생률을 증가시키고 있다며, 건강한 식습관과 정기적 운동을 통해 암 발생률을 33%까지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규 암환자수는 동아시아지역이 255만·북미 138만·동유럽 100만·서유럽 82만·남아프리카 48만 순으로 확인됐다. 동아시아의 신체부위별 암발생 빈도수는 남성의 경우 위암·폐암·간암, 여성은 위암·유방암·폐암 순으로 확인돼 북미(남:전립선암·폐암·대장암/여:유방암·폐암·대장암)·서유럽(남:전립선·폐암·대장암/여:유방암·대장암·폐암)과 차이를 보였다. 특히, 아시아 전체 암환자수는 427만명으로 유럽(277만)·북남미(220만)·아프리카(80만)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여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한편 2000년 이후 사망자 증가율은 남아시아·북아프리카·남미지역이 각각 75~100%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동아시아·북미·남아프리카·오세아니아가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흡연·식습관·각종 감염질환을 암 사망률 증가의 3대 주원인으로 꼽았다. 이로 인해 야기되는 암 환자 사망이 전체 사망률의 43%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흡연의 경우 선진국에서만 전체 암발생 원인의 30%를, 폐암발생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의 흡연율이 지속된다면 2050년까지 5억명의 사망자가 발생, 이중 절반은 중년층에 해당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반면, 담배 소비율을 절반으로 줄일 경우 2025년까지 2천~3천만명, 2050년까지 1억7천~1억8천만명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감염질환 또한 암발생에 영향을 미쳐, B형간염 환자가 간암에 걸릴 확률이 적어도 정상인보다 40배 이상 높아진다.
성관계를 통해 감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의 경우는 자궁경부암 위험률을 100% 증가시키며, 에이즈바이러스 감염예방을 통해 림프종 등의 암 발생률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고소득 선진국에서의 암환자 5년 생존율이 50~60%로 세계평균치(30~40%)보다 높게 나타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첨단 의학기술을 통한 조기진단과 효과적 치료로 생존율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증거로, 지금 당장 국제사회가 암퇴치에 전력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이 경우, 2050년까지 650만명의 암 환자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 WHO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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