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병원들은 겉으로는 의료수요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상승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시설투자 등에 돈을 많이 써 빚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원장 이철희·서울시립보라매병원장)이 전국 수련병원 240곳의 "2009년도 병원경영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체 병원의 의료수익 순이익률은 2009년 0.6%로 2008년도의 -1.1%보다 1.7%p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채는 2008년 병원당 평균 64억원에서 83억원으로 29.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련병원 한 곳당 1년 사이에 19억원의 빚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빚은 더 크게 늘어나 2008년도에 병원당 100억원에서 170억원으로 무려 70억원이나 증가했다.

연구원은 환자 수요와 눈높이에 맞춰 병상 증설과 시설투자를 하느라 빚을 많이 지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병원들의 부채규모 증가는 1000 병상 이상 보유한 상급종합병원과 300 병상에서 500 병상 사이의 종합병원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상급종합병원과 300∼500 병상의 종합병원의 경우 2009년과 2008년을 비교할 때 각각 70%와 48.1% 부채가 증가했다.

의료수익에 있어서도 전체적으로는 소폭 증가했지만, 병원에 근무하는 직원 1인당 수익은 소폭 하락했다. 연구원은 간호관리료차등제 시행 여파로 간호사 수를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직원 1인당 월 평균 의료수익은 2008년 718.8만원에서 700.9만원으로 17.9만원 하락됐다. 그러나 의사 1인당 의료수익이나 전문의 1인당 의료수익은 소폭 증가했다.

연구원은 앞으로 CT·MRI 등 영상검사 수가 인하로 수익성까지 낮아질 전망이라 병원들이 수지균형을 맞추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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