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성분의 만성 B형 간염치료제인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어)의 국내 유통사가
유한양행으로 결정되면서 덩달아 약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재 이 약은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일부 환자들이 복용중이다. 따라서 약에 대한 평가도 심심치 않게 전해지고 있다.
 의사들과 환자들에 따르면, 비리어드는 지금까지 나온 약중 내성과 독성이 적은 약으로
평가되고 있다. 때문에 일부 환자들은 가장 좋은 약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약도
신독성에는 완전하게 자유롭지는 못하다. 본지는 최근 관심이 높아진 비리어드가 어떤 약인지
또 의사와 환자들은 어떤 평가를 내리는지 알아봤다. 또 공급사인 제약사의 견해도 담았다.


헵세라 개량 신약으로 단점 개선…고용량 처방 가능
2001년 부터 HIV치료제로 사용돼 안전성 이미 검증


신독성 낮아 고용량 사용 가능
 
우선 비리어드는 미국의 바이오제약업체인 길리어드사의 제품이다.
 
이 회사는 비리어드를 지난 2001년 HIV(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하다 바이러스 억제효과를 확인하고 2008년 유럽과 미국 식약청(FDA)에서 B형 간염 치료제로 적응증을 추가했다.
 
사실 비리어드를 말하려면 헵세라(성분명 아데포비어)를 빼놓을 수 없다. 헵세라를 개량한 약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단 뉴클로오타이드 유사체로 헵세라와 같은 식구다.
 
헵세라는 낮은 내성률과 유일한 뉴클레오타이드 유사체로 국내 또는 국외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약이지만 신장에 부담을 준다는 점과 바이러스 억제 능력이 떨어진다는 장단점이 혼재한다.
 
실제로 임상시험 때는 30mg을 썼지만 사용량을 10mg으로 낮춘 것도 신장독성 때문이고, 내성이 잘 나타나지 않는 이유도 지나치게 낮은 바이러스 억제 능력 때문이라는 이유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면에 비리어드는 이러한 헵세라의 단점만을 획기적으로 개선, 고용량을 쓸 수 있다. 실제로 테노포비어는 신독성이 낮아 헵세라의 30배인 300mg도 사용 가능하다. 때문에 바이러스 억제 능력도 매우 강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헵세라와 비교시 효과 높아
 
그렇다면 효과는 어느정도 일까?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시험에 따르면 바이러스의 증식도가 높은(1백만copies/mL 이상) e항원 양성 만성B형 간염환자 266명에게 테노포비어와 헵세라를 각각 48주간 투여했더니 바이러스가 400copies/mL 이하로 내려간 비율이 헵세라는 13%였다.
 
반면 테노포비어는 76%로 6배 가량 높았다. 또 헵세라를 복용하던 환자가 테노포비어로 약을 바꾸었을 때도 바이러스 억제가 잘 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다만 e항원 혈청전환율을 테노포비어 21%, 헵세라 18%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당시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HBV DNA가 높은 환자들이었고 다른 약들도 e항원혈청전환율 차이는 거의 없다고 전한 바 있다.
 
또한 다른 데이터에 따르면 2년간 내성발생률은 0%다. 또 e항원양성 만성B형간염환자의 6%에서 s항원이 음성으로 바뀌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밖에 다른 자료에서는 48주간 테노포비어를 사용한 환자의 3%에서 s항원이 음성이 되었고 64주 사용에서는 5%로 증가했다.
 
또 2%에서는 s항체까지 생겼다. 이러한 데이터만보더라도 효과는 좋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s항원 소실, s항원 혈청전환이 인종에 따라, B형간염바이러스의 유전자형에 따라 어떻게 달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데이터를 그대로 적용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현재 나와 있는 약 가운데 가장 강력한 바이러스 억제 능력을 보여주는 약은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어)인데 이 약과 직접 비교한 데이터는 아직 없다.
 
미국·유럽 1차 약제로 권장
 
안전성은 일치감치 검증받았다는 평가다.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비리어드는 2001년부터 HIV감염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약 중 하나로 사용되어 왔는데 이 과정에서 신독성을 포함한 중요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발암, 근무력증 등 다른 약에서 나타나고 있는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테노포비어는 바이러스 내성이 없는 것이 가장 주요한 장점으로 미국 및 유럽 B형 간염 가이드라인에서는 B형 간염 치료에 1차 약제로 권장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테노포비어는 미국식약청(FDA)이 분류한 태아에 대한 위험도 분류에서 카테고리B(동물연구에서 태아 위험도가 없는 약)에 속해 임산부에 대한 B형 간염 치료에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안전성을 입증 받았다.
 
하지만 완벽한 것은 아니다. 테노포비어는 일반적으로 안전한 약이지만 드물게 Fanconi 증후군과 신기능 상실을 유발할 수 있다.
 
제픽스 내성·초기환자에 투여될 듯
 
그렇다면 시장에서는 어떤 환자들에게 투여될까? 전문가들은 내성과 독성이 적은 만큼 제픽스 내성환자들과 초기(신환)환자들에게 주로 투여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테노포비어는 헵세라와 마찬가지로 제픽스 내성 바이러스에 효과적이다.
 
또 제픽스와 헵세라에 모두 내성이 발현된 환자에서도 효과적이다. 다만 헵세라 내성이 생긴환자들에게는 효과적이지 않다. 요약하면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 내성환자들과 초치료 환자들이다.
 
최근 제픽스가 단독요법에서 퇴출되면서 앞으로 초치료 환자들에게 다른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가 사용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비리어드가 투여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세비보, 레보비르, 바라크루드 등이 경쟁품이 될 전망이다. 또한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나타날 경우에도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성모병원 배시현 교수는 "일반적으로 제픽스 내성이 생길 경우 헵세라를 추가하고 이 경우도 안되면 세비보 또는 테노포비어를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유한양행서 올 하반기 출시 예정
 
이 제품의 국내 공급은 유한양행이 맡았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30일 미국 길리어드사와 비리어드의 B형 간염 바이러스(HBV) 적응증에 대한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2010년 6월 비리어드의 HIV 적응증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조만간 B형 간염 적응증을 추가해 올 하반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국내 B형 간염 시장 규모는 2000억 정도이며 작년 비리어드의 전세계 매출은 7억4000만 달러에 이른다"면서 "출시 3년 차에 1000억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가격은 예측할 수 없지만 적어도 헵세라보다는 비싸지 않을 것이라는게 간사랑동우회 회원들의 견해다.
 
회원들은 테노포비어가 강력한 효과로 헵세라보다 비쌀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미국에서는 HIV 치료제에 여러혜택으로 인해 더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가격차가 유지될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헵세라보다 많이 비쌀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한편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공급받고 있는 환자들은 현재 통당(30정) 110여만원에 구입해왔는데 보다 저렴하게 복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영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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