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호흡기 연수강좌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결핵 유병·사망률을 보이는 국가다. 이에 2011년을 결핵 대규모 관리의 원년으로 삼고 2030년까지 퇴치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4월부터 결핵환자의 격리와 잠복결핵환자 치료를 통한 관리 정책들을 시행하고 이에 대한 지원도 시행한다는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 이종구 본부장도 과감한 정책·자금적 투자 없이 관리가 힘들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를 위한 임상에서의 변화는 진료지침으로 나타났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를 주축이 된 결핵진료지침 개발위원회는 지난 6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된 연수강좌에서 일선의료진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진료지침에 대한 소개와 함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항생제 내성균 관리에 한 축이 되고 있는 비결핵 항산균(NTM) 폐질환의 원인균과 치료에 대한 강좌도 진행됐다.

▲진단 시기부터 약제내성 관리한다
- 결핵진료지침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임재준 교수는 결핵 및 잠복결핵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임상지침 권고사항에 대한 강의를 가졌다. 진단에서는 객담 배양검사를 우선 사항으로 제시했다(ⅠA). 임 교수는 "과거 자원이 부족해 항산균 도말검사를 기본 진단 방법으로 했지만, 결핵 진단의 민감도를 높이고 약제감수성 검사를 위해서도 객담 배양검사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관련 권고사항에서는 배양 시에는 고체배지와 액체배지에 각각 접종하도록 했다(ⅡB). 고체배지의 경우 3~8주가 소요되는 반면 액체배지는 1~2주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 추가 인력과 장비가 필요하고 배지의 오염 빈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도록 했다. 또 불필요한 결핵약물 복용을 줄이기 위해 항산균 증식이 확인되면 결핵과 비결핵항산균 감별검사를 시행, 통보하도록 했다(ⅢA).

약제 감수성 검사는 국내 다제내성 결핵 환자수가 증가하는 만큼 모든 결핵환자의 첫 배양분리균주에 대해 실시하도록 했다(ⅠA). 또 다제내성결핵의 의심되는 경우 결핵균 유전자 분석을 통해 리팜핀(RIF) 또는 RIF와 이소지아니드(INH)에 대한 신속 내성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ⅢA)하고 있지만, 임 교수는 전면적인 도입에 대한 비용-효과적 측면은 아직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결핵균 핵산증폭검사의 경우 폐결핵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도말검사가 3회 음성일 때(ⅢB), 항산균 도말검사가 양성이지만 비결핵항산균의 가능성이 있을 때 시행하도록 권고했다(ⅢA).

치료에서도 다제내성 결핵균에 무게를 두는 경향을 보였다. 초치료의 경우 2HRZE/4HR(E) 또는 9HRE로 시행하도록 했다(ⅡA). 또 약제감수성 검사결과 INH, RIF에 대한 감수성이 확인된 경우 치료 2개월 후부터 에탐부톨(EMB)의 사용을 중단할 수 있다(ⅡB)고 명시했다. EMB의 경우 INH 내성균주로 인한 결핵 치료를 대비해 넣은 내용으로, WHO도 집중치료기에는 EMB를 포함하도록 추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결핵 초치료 환자에서 흉부 X-선에서 공동이 있고, 치료 2개월 치료 후 시행한 객담 배양 양성인 경우, 유지치료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하는 것을 고려(ⅢB)하도록 권고했다.

INH 단독내성이 보일 경우, INH 투여를 중단하고, RIF, EMB, 피라진아마이드(PZA)로 전환, 유지해 6~9개월간 치료하고(ⅢA), 병변의 범위가 넓고 심한 경우에는 퀴놀론계 약제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ⅢB). 이는 WHO를 비롯, 미국흉부학회, 미국호흡기학회에서 추천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RIF 단독내성에서는 RIF를 중단하고 INH, EMB, PZA와 퀴놀론을 사용해 12~18개월 동안 치료하되 PZA는 2개월 이상 사용하도록 했다(ⅢA). 병변의 범위가 넓고 심한 경우 주사제를 함께 사용하도록 했다(ⅢB).

무엇보다 이번 결핵진료지침에서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잠복결핵이다. 잠복결핵의 진단에서는 정상면역인에서 투베르쿨린 피부 검사(TST)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ⅠA). 이와 함께 최근 인터페론 감마 분비능 검사(IGRA)가 더 편리하고 정확하다는 보고들이 있는만큼 미국, 영국 가이드라인에서는 IGRA 활용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임 교수는 진단 후 잠복결핵 치료를 결정하기 전에는 반드시 활동성 결핵의 가능성을 배제해 약제 내성 발생을 예방하도록 당부했다.

잠복결핵 판명 후 HIV 감염자(ⅠA), 장기이식으로 면역억제제 복용 중 또는 예정자(ⅡB), 최근 2년 내 감염이 확인된 경우, TNF 길항제 복용 중 또는 예정자, 규폐증(ⅠB),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 중 또는 예정자(ⅡB), 만성신부전(ⅡB), 당뇨병(ⅡB), 위절제술, 공회장우회술 시행 또는 예정자(ⅡB), 비정상 흉부 X선이 나타난 환자(ⅡB)에 대해서 치료를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이중 TNF 길항제 사용자의 경우 활동성 결핵이 진단되면 결핵치료를 시작하고, TNF 길항제 치료는 결핵 치료 종류 후 시작할 것을 우선 권고하고 있다(ⅢB). 단 치료반응이 양호하고, 중증 결핵이 아니며, 약제 감수성 결핵인 경우 2개월 집중치료 후 TNF 길항제 투여 시작을 고려할 수 있다(ⅢC)고 덧붙였다.

특히 TNF 길항제 사용자가 잠복결핵으로 진단되면 당연히 치료를 시작하되(ⅡA), TNF 길항제 치료시작 시기는 잠복결핵 치료시작 3주 후로 권고하고 있다(ⅢB). 단 TNF 길항제 사용이 급할 경우에는 동시에 시작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려하도록 했다(ⅢC).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 임 교수는 소아환자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만큼 진료 지침에서는 다루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흉부 X-ray 소견과 검사결과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는 1주일간 약물 투여 후 관찰을 통해 퀴놀론 계열 약물에 대한 반응을 주시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젊은 환자에서 2주간 결핵 개선이 없다면 폐암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제내성 결핵환자의 수술적 치료에 대해 임 교수는 과별로 시각이 다르고, 윤리적인 문제로 무작위 대조군 임상이 어려운 만큼, 메타분석에서는 수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결핵진료지침에서는 미국감염학회(IDSA)의 근거수준과 권고수준을 따르고 있다.
근거수준
Ⅰ 하나 이상의 잘 고안되고 해석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
Ⅱ 무작위 배정되지 않았거나 다른 집단에서 시행된 임상시험
Ⅲ 전문가의견(Expert Opinion)
권고수준
A 일반적으로 권고
B 대체 방법으로 권고 가능
C 일반적-대체 방법으로 권고된 방법을 사용할 수 없을 때 적용
D 일반적으로 권고되지 않음
E 절대 권고되지 않음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 치료여부와 약제선택은 신중히
- 결핵 치료와 별도로 접근해야

성균관의대 고원중 교수는 비결핵 항산균(NTM)의 관리에 대한 강의에서 결핵의 접근방법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치료 시작 역시 결핵에서는 대부분 진단이 되는 동시에 치료를 시작하지만, 고 교수는 "NTM의 경우 보균자라고 하더라도 약 50%에서만 폐질환이 발현한다는 통계를 고려할 때 명확한 진단의 근거가 없다면 바로 치료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치료를 받는 환자가 절반 가량 된다는 것. 이에 최소 2번의 객담 도말검사를 통해 원인균을 확인한 후 치료를 시작하도록 했다. 또 원인균이 나온 후에도 증상이 경하거나 질환 진행이 느린 경우 등 치료와 비치료 간 혜택을 평가한 후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 교수는 NTM의 원인균을 크게 마이코박테리움 아비움 컴플렉스(mycobacterium avium complex, MAC), 마이코박테리움 압세수스(mycobacterium abscessus), 마이코박테리움 칸사시(mycobacerium kansasii)로 나누고 이 중 MAC와 M. 압세수스에 대한 부분을 강조했다.

MAC의 경우 완치율이 50% 전후로 다제내성균으로 간주돼 치료되고 있다. 1997년 미국에서 클라리스로마이신(clarithromycin), 아지스로마이신(azithromycin) 등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가 치료성적을 높인 이래 이와 함께 리팜핀(rifampin), 리파부틴(rifabutin) 등 리파마이신 항생제와 에탐부톨(ethambutol)을 함께 사용하는 3제 병용요법이 치료전략으로 제시되고 있다. 단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아지스로마이신은 급여가 인정되지 않고 있고 리파부틴은 MAC 폐질환 초기 치료약제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현재 클라리스로마이신 포함 치료전략의 효과는 점차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일본에서는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 근육주사를 함께 투여하는 전략으로 치료효과를 높인 바 있다.
고 교수는 미국흉부학회와 미국감염학회의 2007년 치료지침 개정판 내용을 소개했다. 개정된 치료지침에서는 환자의 개별상태에 따른 치료약물 선택에 무게를 두고있다.

결절 기관지확장증형 환자의 경우 클라리스로바이신 1000 mg 또는 아지스로마이신 500~600 mg + 에탐부톨 25 mg/kg + 리팜핀 600 mg을 주 3회 투여하는 간헐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1일 1회 투여 전략으로 인한 약물 부작용이 크다는 것이다. 단 섬유공동형, 중증 결절 기관지확장증형 환자에게는 1일 1회 클라리스로마이신 1000 mg(또는 500 mg 1일 2회) 또는 아지스로마이신 250 mg + 에탐부톨 15 mg/kg + 리팜핀 10 mg/kg(최대 600 mg)을 투여할 것을 권고하는 한편 섬유공동형의 환자에게는 초기 2~3개월 간 스트렙토마이신 혹은 아미카신(amikacin) 투여를 고려하도록 했다.

고 교수는 치료전략 설명과 함께 기본 치료약물의 선택권을 넓히고, 결핵과는 다른 방향으로 약물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라리스로마이신을 1일 1000 mg으로 장기간 복용할 경우 구역질, 소화기계, 알레르기계 부작용으로 약물 순응도가 떨어진다. 이에 70세 이상 고령 환자에게는 클라리스로마이신 250 mg을 1일 2회 투여하는 방법이 부작용을 줄일 수 있지만, 약물 효과가 저하될 위험도가 있다. 고 교수는 아지스로마이신으로 대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환자들에게 용량 유지를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에탐부톨 역시 고령환자가 1년 간 복용 시 약 6%에서 시력저하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주 3회 전략으로 전환했을 때 부작용 발생빈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결핵에서처럼 부작용 발생시 치료전략에서 빼지 말고 안과검진을 통해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스트렙토마이신은 근육주사인데다가 고령환자의 신기능저하, 청신경 장애를 초래할 수 있고, 약 20%의 환자들이 중간에 약제를 중단한다는 점에서 예방을 염두에 두고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 압세수스에 대해서 고 교수는 "대부분의 항결핵제에 내성을 가져 현재 만성질환 또는 불치병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M. 압세수스는 클라리스로마이신을 비롯 아미카신, 세포시틴에 감수성을 보이고, 이미에페넴, 플루로퀴놀론 계열 항생제는 낮은 감수성을 보이고 있다. 클라리스로마이신 등이 높은 감수성을 보이고 있지만 단독치료로는 균 음전에 충분하지 못하다. 또 획득내성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고, 약제감수성 검사결과와는 달리 중간에 효과가 소실되는 경우도 있다. 아미카신, 세포시틴 등과의 병용을 장기간 시행할 경우 비용문제, 합병증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고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에서는 1달 입원치료로 음전률을 60%, 서울아산병원에서는 2~3개월 입원과 아미카신 정맥투여 6~7개월 치료로 음전률을 80%까지 높은 예가 있다"며 단독치료보다는 상황변화에 따른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동시에 두 가지 균이 동시에 검출될 경우 우선되는 균의 파악이 우선되야 한다고 말했다. 10번의 객담 도말검사면 대부분의 혼합 감염환자에서 주요 감염균을 찾아낼 수 있다고 부연하며, 이후에도 동비율로 두 가지 균이 나타날 경우 동시에 치료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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