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영의료서비스 NHS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사용 범위를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영국 내 알츠하이머 질환 환자들은 더 나은 삶의 질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확대 결정은 정확히 말하자면 2007년 전으로의 유턴 행보이다.

현재 NICE (National Institute of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에 의해 중등도~중증의 알츠하이머 증상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된 치료제는 3가지이다. 이 치료제들, 아리셉트(Aricept), 엑셀론(Exelon), 레미닐(Reminyl)은 이제 더 경증의 증상의 환자들에 대해서도 사용이 가능해졌다. 또한 질환이 악화된 후반부에만 사용할 수 있었던 4번째 치료제, 에빅사(Ebixa)도 이제 중증도 이상의 환자에게 사용이 가능해졌다.

이 같은 NICE의 결정은 치료적격 환자라면 3개월 이내에 국영의료서비스를 통한 무상의 급여가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알츠하이머 협회를 비롯한 시민과 의료인들 모두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평균 약가는 영국 기준으로 환자 1인당 하루 약 2.8파운드가 든다. 현재는 알츠하이머 질환 환자 10명 중 한 명 정도만이 하나 이상의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질환 치료는 할 수 없지만 질환이 악화되는 속도를 늦춰준다. 직관적으로 말하자면, 치매 환자가 가족들을 알아보고 가정 내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을 연장시켜 준다는 의미이다.

초기 단계나 경증의 알츠하이머 질환에서 당해 치료제의 효과에 대한 비판이 있자, NICE는 2007년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사용을 차단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잔인한 지침’이라 불리며 반대하던 캠페인들이 뒤따랐다.

NICE가 결정을 번복한 이유는, 이후 새로운 임상연구 결과 및 비용효과성에 대한 새로운 근거들이 제시되었기 때문이다. 2007년 지침 발표 후 경증 단계 환자에서 기존에 예상했던 것보다 치료제들이 더 효과적이라는 새로운 연구들이 발표되고, 알츠하이머 질환이 경증에서 중등도, 중증으로 단계별 악화되어감에 따라 발생하는 소모비 및 치료비에 대한 NICE의 정보도 구축이 되었다.

한편 알츠하이머 질환의 증상만이 아니라 질환의 경과 과정 자체에 작용하는 새로운 치료제들이 필요하다는 것이, 향후 제약사들과 NICE가 공감하고 있는 과제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