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저널, 생물테러 과장 앞장…이라크전 합리화

세계 유수의 의학저널들이 생물테러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이라크 전쟁을 합리화 하고 있다는 주장이 이안 로버츠(Ian Roberts) 런던대학 위생 및 열대의학과 교수로 부터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 British Medical Journal에 게재된 그의 글에 따르면 "각종 의학 저널들이 무의식적으로 대중들에게 이라크 공격에 대한 당위성을 선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견을 펼쳤다.

로버츠 박사는 1999년부터 2002년 사이 5대 전문 의학저널에 수록된 바이오테러리즘에 대한 논문 게재 편수를 측정했다.
그 결과 2편이던 관련 논문이 72편으로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에 교통사고 관련 논문이 18편에서 56편으로 증가한 것과 비교해 엄청난 증가를 의미하는 것이다.
"하루 3000명의 사람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3만명을 장애자로 만드는 교통사고 문제의 경우와 비교할 때 주요 의학저널들이 바이오테러리즘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오 테러리즘과 관련된 124개의 논문 중 63%가 미국에서 연구된 것이며 미국의학협회지인 JAMA에 43%가 게재되었다. 뒤를 이어 BMJ에 21%, Lancet에 16%, NEJM에 15%, 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는 2건의 생물테러 관련 논문이 게재됐다.
그는 "고의적으로 이라크전을 홍보하기 위해 연구논문을 게재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결과적으로 의학 저널들이 무의식적으로 전쟁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중요한 정치적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는 의견을 주장했다.
BMJ에 실린 로버츠 박사의 이 분석은 지난 12월 BMJ에서 실시한 논쟁에 대한 열렬한 독자 반응들 중의 하나로 BMJ는 당시 독자들에게 의학저널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독자들의 의견을 물었었다.

이 논쟁을 기획한 BMJ 웹 에디터인 토니 델라모더는 BMJ의 관점은 건강 문제에 있어 임상적, 과학적,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요인들을 모두 고려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적 성향과 임상적 유용성 간의 균형에 대한 독자들의 비난은 필연적이라 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이라크전 개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이 전쟁을 지지하거나 정당화하는 반응을 끌어내는 화학무기와 관련된 저술들이 실린 것을 지적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정치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치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호주 국립대학 역학 및 보건연구소의 콜린 버틀러 박사는 연구에서 정치적인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매우 정치적이라고 말했다. 버틀러 박사는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시대의 주류를 대변하는 것을 더 지지하고 있지는 않다. 공공연하게 정치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치적이다" 라며 "BMJ는 사회 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강, 의학 관련 저널의 경우 그 오차에 대해 사회는 의식하지 못하기 쉽다. 가난한 사람들의 경우 낮은 기대 뿐만 아니라 그들의 사회적인 목소리 또한 작다는 것을 명백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며 의학저널들이 좀 더 사회 전체의 건강 의료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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