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제약사 세계시장진출 견인차 역할 기대

삼성그룹이 제약 사업에 본격 뛰어들겠다고 선언하면서 제약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바이오·제약 산업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세계적 바이오 제약서비스 회사인 퀸타일즈와 자본금 3000억원 규모의 CMO 합작회사를 설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삼성이 헬스케어 분야에 2조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행보는 보여 왔지만 공식적으로 제약시장 진출을 위한 구체적인 액션을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이번 발표는 삼성그룹이 바이오 제약 사업에 도전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면서 삼성그룹은 신설되는 합작회사를 통해 CMO사업과 함께 삼성전자를 통한 바이오 시밀러 개발을 병행 추진해 2016년에는 제품을 본격 생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진출을 본격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업계는 대규모의 자본력을 갖고 있는 삼성이 제약시장에 뛰어들 경우 생겨날 수 있는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나아가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판판도 변화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제약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의 목표는 신약개발일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국내제약사들에게 신약개발의 필요성과 해외진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견했다.

일단 업계는 삼성이 세계 제약시장에 진출하면 국내 제약 산업이 자극을 받아 한 단계 발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기업들이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한계에 부딪혀 글로벌 블록버스터의 한계는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삼성은 글로벌 신약개발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고 이를 현실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시장에서의 성공신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뚜렷하다. 업계는 이러한 의지가 국내 제약사들에게 적잖은 활력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활력소는 신약개발에 가속도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삼성 외에도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는 곳은 셀트리온, 녹십자, LG생명과학, 파멥신, FCB파미셀 등 10여개사로 많다. 대부분이 해외진출을 겨냥하고 있어 삼성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개발에 속도를 낼 경우 비슷한 시기에 제품이 쏟아질 경우 바이오의약품 강국이라는 평가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신약개발에 성공하면 한국기업에 대한 인지도도 대거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이미 반도체, 휴대폰 분야에선 이름만 대면 아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이런 기업이 글로벌 의약품을 개발하겠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의 제약기술 및 산업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의약품뿐만 아니라 의료기술, 임상유치 등도 마찬가지다. 일부 기업들이 삼성이 복제약에 해당하는 바이오시밀러를 한다는 것에 못마땅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환영할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는 삼성의 제약시장 진출을 계기로 한국의 의약품들이 좋은 평가를 받을 경우 국내제약사들의 글로벌 신약개발에 대한 인식은 더욱 커지고 나아가 이는 다시 신약개발로 이어지는 순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나아가 기술력은 있으나 개발비용이 없어 주춤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적잖은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제약사들도 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하기 위해 꾸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전략적기회로 활용하는데 머무는 수준이다. 때문에 규모가 350억원 수준으로 미약하다. 반면 삼성은 천문학적 자본금을 앞세워 조기신약개발을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에서 산학연 등의 투자도 활발할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은 장기적으로 바이오 신약 사업에도 진출해 △삼성의료원의 치료 사업, △바이오제약 사업, △삼성전자의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 사업 등 의료관련 사업의 융복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기술력 있는 기업들의 수혜를 예상할 수 있다.

아울러 전문개발인력에 대한 수요도 늘 것으로 보여 신약개발전문가 양성에도 일조를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 신약개발전문가는 손에 꼽는 상황인데 삼성은 해외 전문 인력과 국내외 바이오 관련 학부, 대학원 졸업생을 선발해 300명 이상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인력 규모는 플랜트 증설과 사업 본격화에 따라 더 늘리겠다는 입장이어서 바이오 제약 관련 인력활용·육성 측면에서도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행보는 단순한 제약시장 진출로 볼게 아니라 국내 제약 산업의 변화필요성을 시사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특히 국내제약사들도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나야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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