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영 희망내과의원 원장









"의사에게는 익숙한 당뇨병이라는 질병이 환자에게는 받아들이기 두려운 현실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환자가 느끼는 고통과 걱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이지요. 당뇨병이라는 질환을 부정적이고 비관적으로 생각해 환자가 병에 굴복당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병을 다스려 나가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당뇨병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위치한 희망내과의원 한주영 원장은 김선두 대표 원장과 함께 당뇨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한 원장이 당뇨병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 데는 당뇨병환자를 진료하면서 느낀 안타까움 때문. 한 원장으로부터 당뇨병 환자에 대한 조언과 그만의 환자소통법에 대해 들어본다.

당뇨병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한국인은 인슐린 분비를 담당하는 췌장 베타세포 양이 서양인 보다 70~80% 적기 때문에 인슐린 분비능력이 떨어져 당뇨병에 취약하다.

더욱이 현대사회의 서구화에 따른 고칼로리 음식섭취·운동부족·복부비만 증가로 당뇨병 발생률이 서양에 비해 급격히 증가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당뇨병으로 인한 변화가 체내에서 생긴 뒤 당뇨병병으로 진단되는 시점까지는 평균 5~10년이 걸린다.

당뇨병은 합병증이 발생하기 이전까지는 대다수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은 어려우나,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은 당뇨병 전 단계부터 서서히 시작되므로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조기에 발견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면 정상인과 다름없이 건강하고 활력 있는 삶을 유지할 수 있는데 아직도 당뇨병에 대한 올바른 지식의 부족으로 치료시기를 놓쳐 다양한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당뇨병 치료에 관심을 갖게 됐다.

희망내과에서의 당뇨병 맞춤치료란

당뇨병 합병증의 예방을 위해 흔히 ABC가 강조되는데 A는 HgA1C(당화혈색소), B는 혈압, C는 콜레스테롤을 의미한다. 당화혈색소는 6.5% 이하로, 고혈압은 130/80mmHg미만으로 조절하고 LDL콜레스테롤은 100mg/dl미만으로, 중성지방은 150mg/dl 이하로 조절해야 한다.

당뇨병전문센터인 희망내과에서는 원내에 당화혈색소 기기가 구비돼 있어 10분이면 간편하게 3개월간의 평균 혈당 조절 수치를 알 수 있고 환자에게 알맞은 약물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전문적인 당뇨병합병증 검사기계가 체계적으로 구비돼 있어 환자들이 편리하게 검사를 받고 바로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따라서 환자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고 환자의 개별적 상황을 고려한 맞춤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희망내과에는 당뇨병 환자를 위한 입원실이 있는데 이를 "건강한 생활 습관소"라고 부른다. 그만큼 건강한 생활습관이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 등의 대사 증후군을 치료하는 중요한 열쇠이기 때문이다.

환자와의 소통을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뇨병은 감기처럼 몇 번의 치료로 완치되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병을 치료해 나가는 과정에서 의사와 환자간의 상호존중과 신뢰가 더 필요한 병이다. "공감"과 "환자와의 소통"을 중요시 여기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에 아직도 부족함을 느낀다.

진료시간에 쫓기다 보면 정확한 진단을 내리겠다는 강박관념으로 환자의 말을 경청하기 보다는 병의 진단에 필요한 질문 위주로 대화를 이끌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면 환자에게 서운함을 주기도 한다.

또 의사가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집중해서 설명하다 보면 환자들은 이해를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개개인 환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할 수 있는 능력도 키워야 한다. 어떤 환자는 냉철하게 자신의 상태를 판단해주고 치료해 주는 전문적인 의학 지식이 풍부한 의사를 원하지만 또 다른 환자는 자신의 병을 안심시켜주고 긍정적인 희망을 주는 의사를 원하기도 한다.

환자마다 의사에게 요구하는 것이 다르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느끼는 만족감은 환자의 순응도(compliance)에도 영향을 미치게 돼 치료 결과에 영향을 준다. 때문에 환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새로운 의학 지식을 연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 개개인을 지지하는 태도나 대화 소통의 기술도 필요함을 절실히 느낄 때가 많다. 최선의 치료결과가 나오기 위해서 의사는 환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진료받을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고 환자들도 의사의 조언을 신뢰하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하지만 의사가 환자에게 공감한다는 것은 환자의 뜻에 무조건적으로 동의하고 환자가 원하는 대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생각은 수용하나 오류가 있다면 의사의 전문적 지식으로 환자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치료가 될 수 있도록 병을 이해시키고 치료를 잘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혈당이 300 이상으로 온 고혈당 환자에게 처음부터 입원치료와 인슐린 치료를 권하면 환자들은 당황하고 거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초기에 적극적으로 혈당을 조절한 효과가 10~20년 후의 심혈관 합병증 감소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침을 설명하고, 췌장이 손상받기 전에 조기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면 고혈당으로 인한 포도당 독성을 감소시켜 췌장을 보호하며, 추후에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회복되면 경구 혈당 강하제나 운동과 식이요법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면 다수의 환자들이 인슐린 치료를 받아들인다. 이렇게 초기에 치료를 받은 많은 환자들이 조기에 혈당을 잡고 최소한의 약물요법과 병행한 운동식이로 당뇨병을 조절해 나갈 때 의사로서 보람을 느낀다.

당뇨병 환자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당뇨병이라는 말에 실망하는 환자에게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해준다. 일병식재(一病息災)라고 나쁜 생활습관(과식·운동 부족·비만 등)으로 살아오다가 당뇨병을 알고 난 후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들어 당뇨병 이전보다도 훨씬 더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기에 당뇨병을 질환 자체로만 받아들여 혈당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당뇨병의 원인이 되는 내 몸 안의 무질서를 바로 잡고자 노력해야 한다.

당뇨병은 약물과 인슐린 치료도 중요하지만 병을 병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활방식을 바꿀 수 있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의 자세도 중요하다. 당뇨병은잘 관리하면 평생 살아가는데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경민 객원기자
사진·고민수 기자 msko@mmkgrou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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