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아시아정신분열증학회 학술대회

정신분열증이 사회적 편견을 깨기 위해 새로운 이름으로 바뀐다.

대한정신분열증학회 권준수 이사장(서울의대 교수)은 11~12일 리츠칼튼 호텔에서 개최된 제2회 아시아정신분열증학회 학술대회에서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해 정신분열증의 병명을 조현병으로 개명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신분열증과 영어인 schizophrenia 모두 정신이 쪼개졌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만큼, 병명이 사회적인 편견을 불렀고 이에 따라 환자와 환자가족들이 고통을 겪어왔다.

DSM-Ⅴ개정위원회 피츠버그대학 David A. Kupfer 위원장과 정신질환부문 William T. Crpenter 위원장 역시 DSM-Ⅴ에 정신분열증을 그대로 남겨둘지에 대해서는 판단의 여지가 있고, 각국의 문화와 사회적인 환경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한정신분열증학회는 인터넷을 통해 3689명의 서명을 모아 2007년 9월 이사회 공식안건으로 채택해 ▲과학적 타당성 ▲편견해소 ▲임상에서의 유용한 사용이 가능한 용어로 선정하겠다고 결정했다.

2008년 가을부터 대체병명을 모집한 결과 사각민감증, 통합이완증, 통합부적증, 도파민 항진증, 사고이완증, 연상부전증 등이 물망에 올랐으나, 2010년 3월 투표결과 조현증이 사각증, 통합증을 제치고 선정됐다.

하지만 "증"이 "병"보다 더 과학적인 의미가 있다는 의견에 힘입어 결국 조현병으로 통일됐다. 아직 공식적인 선정과정은 남았지만, 정신질환 관련 학회들이 오랜 기간 논의하고, 환자와 가족들, 일반인의 의견까지 수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개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설문조사에서 환자들의 54%, 환자가족들 69.9%, 일반인 68.3%, 정신과 전문의의 70%가 긍정했다. 이미 임상에서도 정신분열증이라는 병명을 환자와 가족에게 사용하는 정신과 전문의는 28% 밖에 되지 않는다고 나타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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