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넥스·레보비르 등 줄줄이 매출 하락...기존 제품과 효과 비슷 블록버스터 불가능 지적

수백억원의 개발비용이 들어간 국산 신약들의 시장반응이 신통치 않다. 매출정체 현상이 나타나거나 갈수록 줄어드는 하락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개발비용이나 뽑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무늬만 국산신약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유비스트 데이터에 따르면, 잘나가던 제9호 국산신약인 레바넥스는 지난해 원외처방시장에서 100억원도 달성하지 못한 채 가까스로 94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 140억원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낙폭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회사 측도 미처 몰랐다는 평가다.

2009년 올린 140억원도 전년에 비해서는 34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따라서 제품 매출감소 현상은 2008년 174억원으로 상한선을 찍은 이후 줄곧 내리막길이다. 출시 초기 무리한 영업의 결과라는 해석이 많다.

부광약품의 레보비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출시당시 한국인의 B형간염환자를 위한 국민 간염약으로 거듭나겠다는 자신감은 상실된지 오래다. 이 약의 지난해 매출은 128억원, 2009년에 비해 무려 45억원이나 줄었다. 최대 기록은 2008년에 올린 176억원이 최고 매출액이다. 이 약의 매출이 이 지경까지 가게 된 건 부작용으로 인한 미국임상 중단이 발단이 됐다. 이후 회복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산 2호 발기부전 신약 엠빅스는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나온지 3년이 넘었지만 100억원은 커녕 50억 달성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답답한 SK케미칼은 해결책으로 올해부터 한국얀센과 손잡고 코프로모션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는 모습이다. 제휴시 100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14호 국산신약인 놀텍도 정체된 모습이 뚜렷하다. 지난해부터 처방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월매출 2억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보통 신약에 대한 관심 때문에 처방량이 꾸준히 느는게 일반적인데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경쟁품인 레바넥스가 출시 첫해 1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때문에 "3년 내 300억원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일양약품의 자신감은 점차 멀어지고 있다. 놀텍이 초반에 부진한 것은 경쟁품이 많고 상대적으로 영업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이처럼 수백억원이 들어간 토종 국산신약이 반짝 매출을 올린 후 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있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대로 국내 제약환경 위축, 영업환경 변화 등 근본적 이유와 초반 무리한 영업력 동원, 해외임상 실패 등이 맞물린 결과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발과적중 위기관리 전략을 등한시 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내 한 제약사 신약개발 연구원은 "최근 국산신약을 보면 효과면에서 이미 시판중인 제품과 별반 다를게 없다"며 "이러한 신약개발전략은 시장에서 출시 초기 반짝 매출을 기대할 수 있어도 블록버스터가 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향후 쏟아질 제네릭과의 경쟁에서도 밀린다"고 덧붙였다.

유한양행 남수연 상무도 최근 지난해 제약협회서 가진 신약개발 심포지엄에서 "시장성이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세계적인 블록버스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 바 있다. 즉, 앞으로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이미 나와 있는 제품이 아닌 새로운 적응증의 신약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는 결론이다.

반면 신약이 달성하지 못한 공백을개량신약 또는 제네릭이 메워주고 있어 그나마 위안이다. 대표적인 개량신약인 아모잘탄은 지난해 529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600억 초과달성이 기대되는 상황이고, 리피논 역시 451억원 기록, 500억원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또 플래리스도 465억원으로 500억원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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