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약·의료기관 광고 허용 "반대"
전문약·의료기관 광고 허용 "반대"
  • 최홍미
  • 승인 2011.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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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범의료계 한목소리…의료기관 방송투자 위법 아니다

의사의 처방권 훼손, 의약품 부작용과 약화사고, 의료전달체계의 왜곡 심화, 국민 의료비 증가, 건강보험 재정 붕괴 위험성…

보건당국과 국회, 의약계, 시민단체들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종편(종합편성채널) 전문의약품 및 의료기관 광고 허용 움직임에 대해 한 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주승용 의원(민주당)이 주최한 "종편의 전문의약품·의료기관 광고허용 저지 긴급토론회"에서는 이 같은 종편 전문의약품 및 의료기관 광고 허용시의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주승용 의원은 "전문의약품의 방송광고를 허용하면 제약업계와 의료계가 광고비용을 부담하게 되고 이는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며 "의료기관 광고 역시 자본력을 갖춘 대형병원 위주로 나서게 돼 환자쏠림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1차 의료기관의 몰락을 부추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종편에 많은 제약사들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전문의약품 광고가 쏟아져 나오면 국민들은 올바르지 못한 약의 선택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의약사 등 전문가가 있는 것으로 만약 법안이 올라오더라도 법사위에서 불필요한 법이 제정되지 않고 약의 오남용으로 국민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정책위 의장인 정병헌 의원도 종편광고 허용에 대한 강력한 반대의지를 드러냈다.

전 의원은 "영리 목적의 의료기관 설립을 허용하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하는 것과 의료기관 광고가 맞물려 갈 수 있다"며 "전문의약품과 의료기관을 종편채널 사업자 선정으로 인한 광고허용 확대에 이용하려는 것은 명분도 없고 무엇보다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어 절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우석균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바이옥스"를 예로 들어 "전문의약품 광고 허용은 제 2의 바이옥스, 리덕틸 사태를 낳을 것"이라고 단적으로 표현했다.

우 정책실장은 "머크사는 2000년 바이옥스의 광고비용으로 1억 6000만 달러를 쏟아부었으며 전년의 3.6배에 달하는 15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며 "그러나 두 차례 임상시험에서 바이옥스가 심장혈관이상 위험이 높다는 결과가 나온 3년 후에야 판매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우 실장은 "바이옥스의 출시에서부터 시장 철수까지의 과장은 전문의약품 광고의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며 "의약품의 안정성은 단순히 허가됐다고 안전하다고 평가할 수 없고 대규모로 판매된 이후에야 드러날 수 있는 문제도 있으며 장기간 복용한 후에야 드러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의약품의 소비자 직접 광고가 약의 출시 첫해에 시작되고 만성질환 신약에 대해 집중적으로 행해지는 등 제약사의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논리가 작용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우 실장은 "만성질환에 처방되는 약품이 출시 즉시 그 안전성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집중적으로 광고가 되고 이런 과정이 재약화사들이 이윤을 가장 많이 올리는 길리라는 점에서 제 2의 바이옥스, 리덕틸 사태가 결국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관 광고 허용에 대해서는 더욱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우 실장은 다빈치 로봇 수술을 예로 들어 "고가의 로봇을 구입한 자본력을 가진 대형병원에 의해 로봇수술의 장점만이 부각되다 보니 굳이 로봇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수술도 로봇으로 하려는 경향이 생겨 문제가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같은 맥락에서 의료기관 광고허용은 대형병원 쏠림현상 심화와 과잉진료 및 의료오남용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우 실장은 "의료기술은 그 복잡성으로 인해 다른 전문 분야에 있는 사람이 판단하기 어렵고 따라서 규제도 힘들다"며 "전문의약품보다 더 복잡한 것이 의료기관 광고인만큼 일부 광고가 허용된 현 상황도 사실상 이미 규제가 지나치게 완화돼 있는 상황으로 의료기관 광고는 의약품 광고보다도 더 엄격하게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정토론에 나선 토론자들 역시 일맥상통한 우려점들을 쏟아내며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이재호 의협 의무전문위원은 "전문약 및 의료기관 광고는 약화사고 증가와 대형병원으로의 쏠림을 조장해 국민건강과 1차의료를 망가뜨릴 것"이라며 "방통위가 종편 사업자를 먹여 살리기 위한 권언유착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같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전문약 대중광고를 시행하게 된다면 의약분업 폐기를 선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용균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연구실장 역시 "국민으로 하여금 의약품에 대한 오남용의 위험에 처해지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근 대한약사회 홍보이사는 ▲의약품 오남용 및 약화사고 ▲광고를 통한 특정약 처방 증가 ▲매출 증대로 신약 개발 뒷전인 제약회사 ▲건보재정 악영향 등 4가지로 문제점을 요약했다.

한편 이번 종편 광고 허용 확대 의지를 밝힌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방통위 입장을 담은 토론회 원고를 통해 "방통위 역시 전문의약품의 광고를 전면허용하자는 입장은 아니다"면서 "전문의약품 중 안전성이 확보된 품목을 일반의약품으로 재분류하여 광고 허용 품목을 확대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이슈와 관련,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과 김국일 과장은 "전문약 및 의료기관 광고는 여러모로 복지부 정책기조에 맞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전문약 광고 허용은 신중해야 하고 현행 제도 유지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전문약 및 의료기관 광고를 통해 국민들이 획득할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일수밖에 없다.결국 대형제약사, 대형의료기관 중심으로 광고가 진행될 것이며 의약품 오남용의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방통위가 전문약과 일반약을 재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전문약-일반약 분류를 인위적으로 재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보 비대칭성 등은 문제점이라고 지적하고 의료기관의 선택 및 경쟁력이 강화될수 있다는 측면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국민들을 위해 고민해야 할 문제라며 여지를 남기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제약회사들의 종편 지분투자와 의료기관이 간접광고 등을 통해 광고에 준하는 행위를 할수 있는 영리방송사업참여에 대해서는 현행 의료법상 위반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토론 말미에 김 과장은 "비영리 의료법인의 종합편성채널 참여가 가능한가?"라는 주승용 의원의 질문에 "의료자원과 소관이긴 하지만, 해당 부서에서 의료법인의 방송투자는 현행 의료법상으로는 위반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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