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엔도내과(강동구 천호동) 김해성 원장은 환자를 세심하게 보기 위해 대학병원을 나와 개원했을 정도로 충분한 진료시간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당뇨·갑상선 전문의원으로 자리매김
제일엔도내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내분비 전문의원을 표방한다.내원 환자의 90% 이상이 당뇨와 갑상선 환자이다. 특히 임신성 당뇨환자들이 많다.
"제일병원에서 인턴 생활을 할 때 내분비내과의 대가로 알려진 교수진이 포진해 있어 자연스레 내분비내과 쪽으로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 분들 가운데 장학철 교수의 많은 도움을 받으며 레지던트 생활을 했고 장 교수께서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길 때 저도 함께 가 임상강사 교육을 받았지요. 밤낮없이 연구에 매진하는 교수들을 도우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개원 후에도 자료를 모으고 서울대유전자센터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등 연구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은 덕에 미국당뇨병학회지(Diabetes care) 2008년 9월호에 논문이 게재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김 원장은 그간 노력의 대가이자 전문성을 입증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자료인 논문을 근처 산부인과병의원에 보냈다. 산부인과에서도 산모 중 당뇨병이 있는 경우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으로 환자 리퍼를 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 환자가 아예 병원을 옮기는 경우가 많아 분만환자를 놓치는 손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은 적중해 인근 산부인과에서 환자를 의뢰하기 시작했고 이젠 확실한 협진체제로 서로 윈윈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 개원할 때는 호락호락한 환경이 아니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3차 병원이 많아 접근성이 용이했기 때문. 반면 전문화된 1차 의료기관은 찾기 힘들었다. 더욱이 당뇨병이나 갑상선질환 등 만성질환은 그 분야 전문의가 좀 더 오랜 시간을 가지고 환자에게 접근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이러한 생각에서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동지역에 개원을 했고 모두의 예상을 깨고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파악하는 진료
환자들도 2~3분 내에 끝나는 대학병원식 진료에 익숙해 있었다. 빨리 의사를 만나고 나가려고 했다. 이들에게 초진 환자 30분, 재진 환자 15분 진료를 실천해 나갔다. 병에 대한 자세한 지식과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면서 환자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파악했다. 환자들이 양말을 벗는 것은 이제 자연스럽다. 발을 확인하며 신경병 테스트도 했다. 하얀 보드판에 써 가며 설명하니 환자들의 집중도 높아 진료도 잘 되고 이에 따라 교정도 잘 되는 효과를 거뒀다. 월·수·금요일 오전에는 환자를 30분 이상 진료하기 위해 4명 이상 예약을 받지 않는다.
젊은 환자들도 선호하고 연세든 이들은 신뢰를 보낸다. 하지만 간혹 의구심 갖는 환자도 있어 "다른 병원 가면 그냥 약 주고 말던데 뭘 그러냐"고 말하기도 한다. 혈당을 잴 의향조차 없는 환자들은 정중하게 돌려보낸다. 믿고 따라오는 환자 한 명에게 더 집중하는 편이 여러모로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가 그만큼 중요하다.

환자를 위한 배려가 느껴지는 곳
주로 임산부나 갑상선질환 환자들이 많다보니 여성의 감성을 안정시킬 수 있는 편안한 인테리어를 시도하고 있고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정보나 진료실 밖의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나눈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 대한 배려는 따로 있다. 바로 감기 환자는 다른 방에서 진료하는 것이다. 환자에 대한 친절 또한 직원들에게 백 번 말하는 것보다 몸소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환자들을 일일이 일어서서 맞는다. 낮아지고 겸손한 모습으로 환자에게 다가가기 위해서이다. 이는 부친의 영향이 컸다. 솔선수범해서 궂은일에 나서고 섬김을 실천하니 사업에서도 사람 관계에서도 성공하는 모습을 보았다.
병원서 트레이닝을 받을 때도 심한 사투리를 고치는 과정에서 말하는 태도에 따라 사람들이 대하는 모습도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기도 했다.
김 원장에게는 마음 속에 품은 비전이 있다. 거리가 멀어 환자를 보내지 못한다고 말하는 산부인과 동기들의 말을 들으며 다른 지역에 제일엔도내과 분점을 만드는 것이다. 오래 동안, 찬찬히 봐주기 위해. 대충이 아닌 확실하게 진료하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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