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전쟁에서 올해는 표적치료제의 적응증 확대 시도가 유난히 두드러졌다. 이와 더불어 암 바이오마커 시장이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의료 분야 전문 조사기관인 GBI에 따르면 세계 암 바이오마커 시장은 2016년까지 연간 6.3%씩 성장해 63억 달러 시장이 될 전망이다. 현재 초기 개발 약물의 40~80%가 약물 개발과 함께 약물반응을 추적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승인 및 적응증이 확대된 제품들을 보면, 허셉틴은 위암 적응증을 추가했다. 위암 치료에 표적치료제가 승인된 것은 허셉틴이 처음이다.

타이커브(성분명 라파디닙)는 HER2가 과발현된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 2차 약제로 사용되어 왔으나 1차 약제로서 적응증이 확대됐다. 새로 추가된 적응증은 HER2가 과발현되어 있는 전이성 유방암인 폐경 후 여성 환자로 현재 화학요법이 계획되지 않은 환자에 한해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투여하는 것이다. 단, 1차 약제로 사용시 급여는 인정되지 않는다.

수텐(성분명 수니티닙)은 신장암, 위장관기질종양(GIST)에 이어 췌장내분비종양에 대한 적응증을 획득했다. 승인의 근거인 3상연구에는 한국도 참여했다. 연구에서 수텐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11.4개월(중앙값)로 나타나 5.5개월에 그친 위약군과 비교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또한 사망에 대한 상대위험비를 약 60%까지 감소시켰다. 수텐 투여 환자중 가장 흔히 보고된 이상반응은 호중구감소증(12%), 고혈압, 수족증후군, 백혈구감소증 등이었다.

 이레사(성분명 제피티닙)는 불특정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실시해 실패한 후 표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유전자 변이 환자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70%가 삶의 질이 개선됐고, 76%가 폐암 증상이 개선돼 EGFR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 경구용 폐암 표적치료제가 1차 치료제로 승인받은 것은 이레사가 처음이다.

보트리엔트는 EMA로부터 진행성 신세포암에 대해 1차 치료제 및 이전에 사이토카인 요법을 받았던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됐다. 신세포암은 신장암의 가장 흔한 유형이다. 이번 승인의 배경인 다기관 3상연구에서 사이토카인요법의 유무와 상관없이 보트리엔트 투여군에서 무진행생존기간이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치료군중 보트리엔트 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은 9.2개월이었던 반면 위약군은 4.2개월이었다. 식약청은 8월 시판 승인했으며 GSK 측에 따르면 1,2차 선택제로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할라벤도 FDA 승인을 받았다. 할라벤은 안트라사이클린계 및 탁산계 항암제 등 최소한 2종의 다른 약물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말기 환자에 대해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승인의 배경이 된 76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할라벤 투여군은 생존기간 연장효과가 13.1개월에 달해 대조군의 10.6개월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FDA 자문위원회는 7월 진행성 유방암 치료제로서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의 승인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바스틴은 종양으로의 혈류 흐름을 차단하는 세계 최초의 약제로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를 타깃으로 한다. 2008년 가속승인을 통해 유방암 치료제로 허가받은 약물이다.

가속승인이란 생명이 위급한 질환 치료에 사용을 위한 임시적인 승인 프로그램으로 승인 후 약물의 효력을 입증하기 위한 추가 임상시험 수행이 요구된다. 그러나 추가 임상시험에서 아바스틴은 무진행생존기간을 1개월 미만으로 연장시켰고, 전체 생존기간은 개선시키지 못했다. 일부 여성의 경우 부작용으로 생존기간이 더 적은 경우도 있었다. 자문위는 새로운 임상시험 결과가 아바스틴의 혜택을 입증하는데 실패했다고 만장일치로 결론짓고 승인철회에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FDA는 최종결정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아바스틴은 유방암 외에 대장암, 폐암, 신장암, 뇌암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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