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의학자조차 외면…인용률 10%도 안돼
외국저널 선호…유사 학술지 통폐합해야

각 학회 등에서 발간하고 있는 학술지의 인용도가 국외는 물론 국내에서조차도 현저히 낮아 국내외적으로 인정받는 학술지가 되기 위해서는 이의 질 관리에 보다 적극성을 띠는 등 질적 향상을 위한 작업이 시급히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우리나라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의 국내 인용도 조차도 채 10%를 넘지 않고 있다. 국제적인 색인 기관인 SCI에 등재된 학술지도 겨우 4종( 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Korean Journal of Radiology, Yonsei Medical Journal)이며 MEDLINE 등재학술지도 9종(대한간학회지, 의사학, 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Korean Journal of Internal Medicine Korean Journal of Ophthalmology, Korean Journal of Parasitology, Korean Journal of Radiology, Yonsei Medical Journal)에 불과하다.

이 두 기관에 중복된 학술지가 4종이므로 사실상 국제 색인 기관에 등재된 국내 학술지는 9종에 그친다.
외국에서의 인용도는 말할 나위 없이 거의 전무한 상태다. 국내 학술지 중 가장 인용도가 높다는 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도 인용지수가 1.5에 그치고 있어 2001년 SCI 등재 4천여 학술지 중 1567위에 머물고 있다. 달리 말해 우리나라 학술지는 학술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학술지의 발간 목적이 국내 학술 연구의 역량 증진, 의학 발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학술지가 국제적인 수준까지 성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한의학회 산하의 대한의학학술지 편집인협의회가 지난 96년 발족돼 학술지 평가작업을 지속적으로 벌여오고 있지만 치의학과 간호학 등 광범위한 개념에서의 의학학술지 5백여종(추정) 가운데 현재 대한의학학술지 편집인 협의회가 운영하고 있는 KoreaMed에 등재된 학술지는 올 2월 현재 86종에 불과하다.
KoreaMed 등재는 평가 작업 후 2.5점 이상을 받으면 된다. 즉 50점만 넘으면 등재되고 있다. 의학회에 학술지로 신청돼 관리되고 있는 학술지가 133개 인데 이중 40여개는 평가를 받지 못한 상태이며 10개는 50점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이처럼 학술지의 수준이 떨어지는 이유로 연구비 신청이나 승진 등에 국내 학술지 게재 실적은 외국 학술지 게재 논문보다 업적 평가면에서 그 비중이 낮아 외국 학술지 선호 경향이 짙기 때문이라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문 인력과 예산부족도 질 저하에 한몫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학회의 범람에 이어 학술지의 홍수도 질저하를 초래하는 주요한 요인이다. 이는 의학회의 정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학술지를 반드시 발간해야 하는 조항 때문으로 분석된다. 질을 염두에 둔 학술지 발간보다는 의학회 회원학회가 되기위한 학술지 발간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이 현상이 나타난다는 얘기다.
조승열 대한의학학술지 편집인협의회 회장은 룕대한의학학술지 편집인협의회가 국내 학술지를 평가하는 유일한 기관룖이라고 소개하고 룕그동안 20여 차례에 걸쳐 평가 작업을 진행하며 학술지의 질적 성장을 유도, 90년대에 비해 괄목할만한 발전을 가져왔지만 아직도 영국 등 외국 학술지와의 경쟁력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투자가 전제돼야 함을 강조했다.

특히 조회장은 "국내 학술지의 성장을 위해서는 학술지 발행인의 사고가 변해야 한다"며 학회 자체적으로 동료 심사제를 도입해 공평한 평가를 통한 발전을 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함창곡 한양의대 방사선과 교수도 "국내 학술지를 외국 학술지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인용도면에서는 매우 낮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하고 외국 의학자의 인용도를 넓히기 위해서는 SCI나 MEDLINE 등재가 가능하도록 질적 성장을 일궈야 함은 물론 학술지명을 영문명으로 하는 방안의 검토와 더불어 외국 홍보에 박차를 가해야 외국 의학자들에게 인지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KoreaMed에 등재된 학술지에 대한 재평가 작업을 진행하는 것도 학술지 수준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 학술지의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우수한 논문이 게재돼 의학자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도록 논문 게재시 내용 등 심사를 강화해 나가야 하고 편집 등을 담당하는 전문인력을 육성, 확보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나아가 현재 구성된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를 더욱 활성화하고 내용 평가 등 평가 항목을 다양화해 질 성장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발간되고 있는 유사 학술지간의 통폐합도 한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학술지는 의학학술 활동의 최종 결과물이다. 국내 의학학술지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우리나라 의학 역시 후진국으로 평가 받을 수 밖에 없다. 우리 의학자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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