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대한병원협회(회장 김광태) 정기총회에서는 회비를 15%나 크게 올린 49억3167만원의 예산을 확정했다. 이는 건보수가 인상이나 물가인상률 등 각종 수치에 대한 인상폭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높은 수치다. 더구나 도산하는 병원이 늘고있는 상황에서는 쉽게 수긍이 가지않는 큰 폭이라는 생각이다.얺
 이에앞서 열린 의협 정기총회는 당시 김재정 당선자가 사업추진을 위해 회비 인상의 불가피성을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분과위"가 "어려운 경영환경"등 회원들의 최악의 현실을 감안,"불가"로 결의한 것과는 달리 병협총회에서는 충분한 토론도 이의제기도 없이 집행부원안을 한자 수정도 없이 박수로 그대로 통과시킨 것이다.
 지난 2001년 8%대의 병원도산율이 지난해에는 9%대로 늘어 적지않은 회원병원들이 경영난의 높은 파고를 견디지 못하고 도산한 것을 감안하면, 회원병원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무엇보다 먼저 찾아야 했음이 집행부의 책임과 의무였지 않았냐는 것이 병원계의 일반적인 속내인 것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특히 회비를 내는 병원은 전국 1000곳이 넘는 병원중 56%에 불과한 실정이고 김광태 회장 등 병원계에서는 "100병상 미만은 중소병원의 경영이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있다"고 수차 밝혀왔음에도 이처럼 15%의 대폭적인 회비 인상을 결정한 것은 "정회원 확보와 납부율 증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집행부의 입장을 그대로 믿고 수긍하기에는 현실 상황에 의문이 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예산안을 심의하고 확정할 당시 총회장을 지킨 회원병원은 기자의 셈으로는 50여명에 불과했기 때문에 회원병원의 어려운 현실과 뜻을 제대로 반영한 결정이었는가는 다시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대목이다. 말없는 다수의 회원병원이 집행부를 적극 신뢰하여 위임을 했다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병협집행부는 병원계 최악의 위기상황이라는 현실에서 회비의 대폭인상은 더욱 고민하고 회원병원의 아픔을 헤아리는 심사숙고가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병협은 회원병원들의 경영난 해소와 권익옹호를 위해 개선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산의 뒷받침이 절대로 필요하다고 했지만, 똑같은 상황에서 의협 총회는 회원들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 회비인상을 내년총회로 미뤘다는 현실상황인식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번 총회에서는 또 여러해전 10억원 가까운 경리사고의 뒷처리를 전액 변제가 안된 상태로 손실처리로 마무리 했다. 집안단속과 살림만 잘해나가도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회원병원에 큰 부담을 주지 않고도 회원병원들을 위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지 않나 싶다. 병협은 회원병원에 의한 회원병원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임을 새삼 명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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