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두통일수 8.4일 감소...4주부터 효과

연구대상 90%가 코카시안, 동일용량 안전한가

FDA는 지난 15일 보톡스를 만성 편두통 예방약물로 승인했다. 이는 만성 환자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과 만성 환자에 대한 최선책일 수 있다는 의미를 동시에 내포한다. 보톡스는 만성 편두통 환자에서 6개월에 평가시 위약군 대비 두통일수를 28일중 2일 감소시켰다. 허가용 3상연구에서 12주 간격으로 보톡스를 투여했기에 최대 3개월 정도까지 만성 편두통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톡스는 1980년대 후반에 출시된 후 미용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최초의 적응증은 사시교정과 얼굴떨림 치료였으며, 현재 눈꺼풀경련, 소아뇌성마비, 경부근긴장이상, 겨드랑이 다한증, 근육강직, 미간 주름의 일시적 개선 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며, 지난 3월 FDA로부터 팔꿈치·파목·손가락 굴근 연축 치료제로 적응증을 추가했다. 그밖에도 과민성 방광 치료제로 미국내 승인을 검토중이다.

이전부터 일부 임상의에 의해 오프라벨로 두통 치료에 사용되어 왔지만, FDA 승인을 얻어 "합법적"인 사용이 가능해 졌다는 점에서 국내 전문가들은 반기는 모습이다. 3개월 간격으로 주사하기 때문에 매일 복용해야 하는 토피라메이트보다 순응도와 경제성에서도 고려할 가치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아직까지 예방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중이다. 비록 FDA로부터 만성 편두통 예방에 대해 최초의 승인을 받았을지라도 기존 약물과의 우위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는 얘기다.

만성 편두통에서 보톡스의 작용기전은 명확하지 않으나 이광수 교수는 중추신경 감작에 기여하는 글루타메이트, substance P가 보톡스 주사시 현저히 감소했다는 연구들이 가능한 기전으로 언급되고 있다고 말한다.

승인의 근거는 PREEMPT 연구로 일차종료점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던 PREEMPT 1 연구와 일차종료점을 바꿔 유의성을 확보한 PREEMPT 2 연구를 종합분석했다(Headache 2010;50:921). 1384명의 만성 편두통 환자를 무작위 분류한 뒤 보톡스 또는 위약을 투여한 결과 24주에 평가시 시험 참여시와 비교한 두통일수는 보톡스군 -8.4일, 위약 -6.6일이었다. 위약군 대비 우위는 투여 4주부터 24주까지 지속적으로 확인됐다. 그밖에 다양한 두통증상 개선, 두통 관련 장애 감소, 기능 개선, 전반적인 건강 관련 삶의 질 개선, 급성 두통 치료제 복용 빈도 등 이차종료점에서 위약군 대비 우위를 보였다.


부작용으로 인한 투약 중단율은 보톡스군 3.8%, 위약군 1.2%였고, 통계적 유의차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 같은 부작용 빈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받아들일 만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2% 이상 환자에서 보고된 치료 관련 부작용들은 경부통증 6.7%, 근쇄약 5.5%, 안검하수 3.3% 순이었다. 한편 총 56주간(24주 이후부터는 오픈라벨) 12주 간격, 5회 투여과정을 통해 반복 투여시 안전하고 내약성이 우수하다고 언급했다.

허가사항에 따르면 주사부위는 추미근, 눈꺼풀올림근, 전두근, 측두근, 후두근, 경추부척추옆근육, 승모근의 7개 부위의 총 31개소에 5unit씩 투여하게 된다. 여기에 통증 강도가 심한 부위에는 추가 투여가 가능하며 1회 총 용량은 195unit이다.

ARCH, 엘러간측에 아시아인 적정 용량 연구 필요성 제안

그러나 연구의 한계에 대한 때이른 논란이 국내에서 일고 있다. PREEMPT 연구의 참여자중 90% 수준이 코카시안이었고, 나머지 10%의 인종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편두통 예방약물인 인데랄을 비롯해 항전간제, 도파민 효현제 등 신경과 질환에 사용하는 약물들의 경우 아시아인은 2/3 용량만으로도 효과가 있기에 용량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안면경련, 사경에서는 동일용량을 사용해도 부작용이 없었다며 추가 임상연구 불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있긴 하지만, ▲아시아두통학회는 미국 엘러간 본사에 아시아인에서의 적정 용량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제안한 상태다.

PREEMPT 연구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기존의 소규모 연구들이 제각각의 결과를 보고했기에 다수의 시험군을 대상으로 한 통계로 인한 긍정적인 결과였을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엘러간측은 내년 6월 국내 승인 후 7월 론치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미 홍보 목적으로 아시아 편두통 고문단을 구성해 보톡스 워크숍도 가진 상태다. 그러나 사전홍보보다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전문가들은 꼼꼼히 평가해야 할 것이다.

<그림>두통일수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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