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당뇨병연맹(IDF) 학술대회가 학술적인 성격보다 일반인들의 인지증지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로시글리타존(rosiglitazone)을 비롯한 티아졸리딘디온(TZD) 계열의 약물의 실종(?)은 유독 눈에 띄었다. 포스터 발표에서도 로시글리타존에 대한 내용은 심혈관사건 관련 연구 이외에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에 비해 DPP-4 약물들이 "Special Symposium" 등 다수의 학술세션에 포진하고 있는 모습은 로시글리타존의 퇴패 이후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로시글리타존 처방에 대해 처방제한 내용이 제품 라벨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 등에서 큰 처방전략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IDF-WRP 학술세션에서 TZD 계열 약물의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반면 제약사들은 학술세션을 앞세워 전략적으로 DPP-4의 역할에 대한 재조명과 효과의 강조에 열을 올렸다.

선봉장은 발다글립틴(valdagliptine)이었다. 캐나다 다니엘 드러커(Daniel J Drucker) 교수는 DPP-4 약물이 공복혈당뿐만 아니라 식후 24시간동안 설포닐우레아군 대비 더 높은 효과를 보여줬고,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와 글루코스의존 인슐린분비촉진 펩타이드(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GIP)의 과다분비를 억제하는 효과가 동물실험에 검증됐다며 DPP-4 약물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드러커 교수는 DPP-4가 메트포르민(metformine)과 병용되야한다는 점에서 메트포르민과 TZD 계열인 피오글리타존(pioglitazone) 병용요법보다 더 효과가 좋았다고 설명함과 동시에 삭사글립틴(saxagliptin)과 메트포르민의 병용요법 역시 높은 효과를 보였다고 언급해 빌다글립틴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DPP-4-메트포르민 병용요법의 혈당강하 효과를 강조했다.

한편으로는 "로시글리타존과에 비해 심혈관사건 위험성은 물론 체중증가의 위험도도 없었고, 나아가서는 췌장의 β-cell 기능과 심혈관질환 예방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며 DPP-4가 TZD 약물의 빈자리를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비추기도 했다.

하지만 DPP-4 약물에 대한 높은 관심은 단순히 판촉효과로만 여기기는 힘들다. 개발 중 약물인 리나글립틴(linagliptin)에 대한 높은 관심은 DPP-4 약물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을 대변해줬다. 리나글립틴의 경우 일차적으로 신장을 통한 약물 배출이 거의 없어 환자의 신장상태에 상관없이 투여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그리고 역시 발다글립틴이 강조한 것처럼 피오글리타존 병용군과의 비교에서도 동등한 효과와 함께 저혈당증 위험도가 높지 않았다는 점을 정면에 내세웠다.

TZD 약물의 공백을 차지하기 위해 인슐린 주사제도 생체 인슐린 분비 주기를 맞줘 장기적으로 환자의 혈당을 유지시켜 주고 β-cell이나 다른 지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연구들을 발표했지만, DPP-4에 대한 관심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로시글리타존의 여파로 TZD의 빈자리를 두고 학계는 크게 반응하고 있지 않은 가운데, IDF-WPR이 DPP-4 각축전의 시작선이 될 지 이후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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