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일차의료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많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의료전달체계 재정립은 물론, "주치의" 개념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들이 이어지고 있다. 건강검진을 포함한 건강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가 지난 10일 "건강심포지엄"을 개최, 개원의, 건강검진센터 관계자들과 함께 바람직한 일차의료의 방향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흔히 접하는 질환을 포함해 식이요법과 운동처방, 여기에 상담기법까지 공부하기 위한 다수의 열의가 확인됐다.

환자의 구체적인 식단에 관심가져라

"소금 섭취를 줄이셔야 합니다. 가급적 고기는 줄이고 채소를 많이 드세요."

고혈압이 검진됐을 경우 단순히 이렇게 상담하는 곳이 많다.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하는 것은 알지만, 대체 얼마나 어떻게 줄여야 해야 하는지 막연하기 때문에 실천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오승원 교수는 "흔히 접하는 질환별 식이 지침" 발표를 통해 고혈압, 당뇨병, 골다공증 등의 질환에서 올바른 음식 섭취에 대해 발표했다.

식이가 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밝힌 DASH 연구 식단군의 수축기혈압이 11.4mmHg 감소했으며, 일반 과일, 채소 식단군의 7.2mmHg에 비해서도 효과적이었다. DASH 식단이 포화지방산과 지방이 낮으면서도 과일과 채소가 풍부하고 칼슘, 칼슘, 마그네슘이 풍부한 식이라는 것에 비춰봤을 때 단순히 고기를 줄이고 채소를 많이 먹으라는 조언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소금 섭취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오 교수는 "하루 2.3g의 소변 내 염분 증가에 따라 3~6mmHg의 수축기혈압(SBP)이 증가하며, 사망률도 32% 높아진다고 나타났다"며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나트륨 목표량은 하루 2g, 소금으로 따지면 5g 정도인데 비해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소금 섭취량은 15~20g나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금 1g이 대체 어느 정도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눈어림지로 3분의 1작은 술이라고 답하면 된다. 진간장의 5g 중량, 1작은술에 해당하며, 된장, 고추장은 10g 정도로 2분의 1큰술이 소금 1g 분량이다.

오 교수는 "식이 상담을 할 때는 개개인의 생활습관을 존중하는 개별화된 식사요법이 필요하며 생활의 내용을 비롯한 식사의 기호나 시간 등 식습관이나 신체활동량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유사식품인 만두, 탕 종류를 많이 먹지는 않는지, 짜게 먹지 않더라도 인스턴트식품, 라면 등을 선호하고 있는지 등 구체적인 음식 섭취에 관심을 가지고 횟수를 줄이도록 도울 것"을 당부했다.

단순히 운동하라는 상담은 그만!

"허리가 아프시면 허리 근육을 강화해주는 운동이 필요합니다. 30분씩 꾸준히 운동을 하세요."

운동이 필요하다며 혹시 환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들도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고, 크게 와닿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서울의대 재활의학교실 정선근 교수는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운동처방에 관한 가이드라인" 발표를 통해 "대부분의 환자들이 통증이 있을 경우 수술을 택하거나 아니면 그냥 지내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러다보니 마사지 등에 의존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주치의가 운동 중에서도 "좋은", "올바른" 운동을 권유하도록 해야 한다.

정 교수가 제안한 좋은 운동으로는 ▲동적인 운동 ▲다양한 방향 ▲여러 관절이 조화롭게 움직이는 운동 ▲근위부의 큰 근육에서 시작해 말단의 작은 근육으로 움직이는 운동 ▲충분한 휴식 ▲점진적인 운동강도 증가 등이다. 반면 나쁜 운동으로는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운동 ▲같은 동작 반복 ▲말단의 작은 근육만 움직이는 운동 ▲피로한 상태에서의 운동 ▲급격한 강도의 증가 ▲통증 동반, 유발 운동 등이다.

정 교수는 "특히 환자의 근육과 통증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지 도와야 하며, 손상이 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근골격계도 손상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서 운동을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통증을 모니터링하면서 너무 많은 운동과 반복성 피로 장애(repetitive stress)를 막고 지나치고 무리한 운동을 피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환자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상담기법

세심하게 귀기울이며 환자 스스로가 변화해야 겠다는 의지를 심어주는 면담기법도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신경정신과 윤대현 교수는 "건강행태 변화를 위한 동기부여 면담 기술"을 주제로 이같은 방법을 소개했다.

환자 스스로 자각하고 변하도록 해야 하며, 환자를 파트너 관계로 설득하고 행동변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려 환자의 자유가 제한되거나 위협받거나 설득이나 논쟁은 변화에 대한 저항만을 불러일으킨다는 것도 인식해야 한다.

윤 교수는 "환자의 의견에 대한 공감을 표현과 수용을 하면서 경청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양가감정" 해소와 함께 환자 스스로 현재의 개인과 추구하는 개인의 차이를 느끼게 하는 "불일치감"을 만들어서 변화하고 싶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저항과 함께 구르기"를 통해 논쟁을 피해간 다음 환자 자신의 "자기 효능감"을 지지해 개인의 믿음이 중요한 동기로 작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당장은 긴 시간 상담이 어렵더라도 방법을 배우면서 5분씩이라도 시작한다면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변화에 대한 선택과 이행책임이 환자 스스로에만 있는 것이 아닌 의사에게도 있다는 것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미국도 환자중심 일차의료 재배치 고민

미국에서 연구되는 일차의료의 미래는 환자 중심과 파트너십 구축에 있다.

하버드의대 메사추세츠 종합병원(MGH) David Charles Judge 박사는 "Ambulatory Practice of the Future(APF)-Building An Innovation Laboratory for Primary Care"주제로 팀별 치료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재구축해 일차의료에서 담당할 수 있는 거리 확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Judge 박사는 "APF는 진료공간에 디자인을 더하고 기술적인 요소를 더해 환자의 평소 건강상태를 점검해 치료 순응도를 높이고 나아가 응급환자, 급성환자 자체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환자 중심에서 환자 참여까지가 가능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과에서의 환자와의 관계구축으로 다른 과로 의뢰하는 비율을 줄이고, 치료효과와 비용의 측면에서 효율을 꾀하는 것도 연구되고 있다. 간호사의 역할 분담으로 만성질환 환자를 직접 관찰, 효과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그는 "환자를 전문가처럼 인식하거나 전문가로 만드는 것이 예후나 치료결정에도 효과적"이라며, "여기에 EMR을 비롯해 환자가 직접 치료 내역과 계획을 확인하 수 있는 기술적인 적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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