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 선정요건 강화해야…사업평가인력 부족 지적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투자한 R&D 연구 중 과제 내용이 불량하거나 실패해 손실된 금액이 최근 3년간 5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단과제 가운데 연구비를 환수받지 못한 금액도 18억2800만원에 달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손숙미 의원(한나라당)이 12일 진흥원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추진된 연구과제 15건(연구비 56억2700만원)이 연구자의 연구 능력 부족 또는 과제 내용이 극히 불량해 실패하거나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13억원이 집행된 "신규알츠하이머 질환 치료제 개발", 8억 7000여만원이 투입된 "새로운 작용기전의 당뇨병 치료제 개발" 등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채 종료됐으며, 특히 중단 과제 11건 중 10건이 과제수행자가 자의적으로 연구를 그만 둔 것으로 나타났다.

진흥원은 국민건강증진기금을 지원받은 연구사업에 대해 평가를 통해 평가결과 연구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거나 과제내용이 극히 불량한 경우 "실패과제" 및 "지원 중단 과제"로 결정해 과제관리비 환수와 연구자 참여제한 조치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중단 과제 가운데 연구비를 환수받지 못한 금액이 18억2800만원에 이르고 있다.

손숙미 의원은 "국민건강증진기금의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자금이 과제수행자의 자의적인 중단으로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연구자 선정요건을 보다 강화해 연구자 문제로 과제가 중단되거나 과제 불량으로 실패하는 비율을 낮춰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박상은 의원(한나라당)은 평가결과가 좋지 않은 연구가 증가하는 것은 진흥원의 R&D 사업 평가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R&D 사업진흥본부 인력 현황" 자료에 따르면 보건의료 R&D 사업을 관리하고 평가해야 할 인력이 2006년 17명에서 2009년 23명으로 6명이 증가했다.

보건의료 R&D 예산이 2006년 1232억원에서 2009년 1858억원으로 증가한 점과 연구과제수가 2006년 473건에서 807건으로 늘어난 것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

박 의원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보건의료 R&D 예산 및 과제수와 비교하여 이를 관리하는 인력 환경은 너무 열악하다"며 "이는 곧 연구과제에 대한 중간평가 과정의 부실로 평가결과가 좋지 않은 연구과제의 수가 증가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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