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배려하는 모습 보여줘야 권위도 올라
적절치 못한 행동과 농담은 오히려 역효과

고객만족에 한번더 생각해야 할 일들

의사가 생각하는 것중 재고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는 2가지만 제시한다.
권위적인 말투 "○○ 좀 하세요."
의료는 대상고객과의 협상의 여지가 가장 적은 서비스 분야이다. 따라서 의사가 일방적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것은 어쩔수 없는 필연이다.
환자 자신이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는 만족은 제공하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일방적인 전달시 효과적으로 부드럽게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상기하자.
의사의 권위는 공부를 많이 하여 전문성을 가진 것이기도 하지만 인간에게 이타적인 모습을 보여줄 때도 나오는 것이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의사에게는 "high tech" 보다는 "high touch"에 점수를 준다.

또한 늘 부드럽게 해야 한다. 내내 부드럽게 전달하다가도 한순간 권위적인 경우, 그 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100-1" 은 "99" 가 아니다. "0"임을 명심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야 한다.
연세가 지긋하신 의사선생님들은 대부분 부드럽다. 오랜 경험에서 그런 이유를 인지하고 환자 컨트롤에 이미 적용하고 있다. 주니어 닥터로서 서비스교육을 통해 그런 태도의 습득 기간을 단축시켜보자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기도 하다.

1. 기다리는 환자 마음 헤아리지 못하는 경우

얼마전의 일이다.
환자가 오전 8시에 와서 치료받기로 한적이 있었다.
환자의 출근 때문에 교수님이 배려를 하신 경우였다. 그런데 그날따라 약간의 접촉사고로 늦으시게 됐고 30분정도 후에 연락이 왔는데 필자보고 치료를 대신 해주라고 하셨다.
이에 필자는 외래에 내려가서 환자를 만났다. 환자에게는 상황을 설명해주고 대신 치료를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환자는 화가 많이 나 있었다.

그런일이 있으면 다른분이라도 빨리와서 해주어야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리게 하면 어떻게하냐고 불평하였다.
이때 필자도 예전 같으면 그냥 가만히 있었겠지만 이번에 이렇게 응대했다.
일단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오랫동안 기다렸기에 아마도 짜증이 많이 났을것 이라고 얘기를 했다. 이해한다고 하였다. 단지 이 얘기 하나 만으로도 환자의 불만은 많이 누그러졌다.
사람들이 짜증내지 않으면서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사람마다 다르지만 아무일 없이 기다리는 것이 지루하다고 느끼는 시간은 15~30분 정도로 알려져 있다. 대학병원에서는 실제 이보다 더 오래 기다린다. 대학병원의 환자 대기시간 단축을 위한 노력은 다양하다.

그렇지만 현재 대학병원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이보다 더 단축시키는 병원은 많지 않다. 따라서 기다리고 들어오면 대부분 의사를 만날 때 이미 짜증이 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상태를 감안해야 한다. 이때 의사가 할일은 짜증난 마음부터 헤아려 주는 것이다. 이미 짜증이 나있는 상황에서 그 마음을 헤아려 주지 않으면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는 쉽게 틀어진다.
기다린 환자에게는 반드시 "오래 기다리셨군요"라고 말을 건네면서 시작을 하는 것이 좋겠다.

2. 환자와의 농담은 가급적 삼가 할 것

농담은 경직된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사회생활에도 농담을 잘 하는 사람은 대개 친구도 많다. 농담은 사람사이의 윤활유 구실을 하기도 하고 어색한 관계를 개선시켜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의료에서의 농담은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농담을 하려면 오랜시간 동안 환자와 인간적인 관계가 이뤄진 후 해야 한다. 아니면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는 환자가 예민해 지기 마련인데 이런 상황에서 농담은 역효과가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가 주사를 맞기 겁내하는 경우, 수술실에 누워서 있을 때 얼굴을 감싸쥐고 있는 경우가 가끔 있다. 아무래도 낮설어서 그런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때 장난조로 "환자분은 겁이 많으시네요" 하는 경우가 있다. 또는 애들도 다 맞는다고 하는 경우도 가끔 목격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이런 경우에 그냥 넘어가지만, 어떤 환자는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를테면 의사에게 "당신이 한번 누워봐요, 겁 안나나" 하면서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도 생긴다. 환자 입장에서는 의료진이 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다른 경우를 생각해 보면, 적절한 비유일는지 모르겠지만 일류호텔 레스토랑의 지배인이 고객을 대상으로 정중하고 격식있는 태도로 요즘의 근황이나 고객에 대한 관심(요즘 좋아보인다 등의)은 표현할 수 있으나 고객을 대상으로 농담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물론 비약적인 비교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누구에 대해 배려를 할 때에는 일정 이벤트로 관심을 끌려고 하기 보다는 순수한 관심을 보여줌으로써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농담으로 순간 좋아진 환자-의사 관계는 환자가 환자로서 끝날 가능성이 있지만, 순수한 관심을 보인 환자는 친구가 될 가능성도 높다. 환자보다는 친구 관계가 훨씬 가깝다.

3. 환자를 만날 때 자신이 누군지 밝혀라

하얀 가운과 우측가슴에 새겨진 OOO과 OOO라는 이름표를 신분증 삼아서 응급실에서 환자와 만나자 마자 환자의 배를 만지고 환자에게 무엇을 요구 하는 경우를 가끔 본다.
필자도 당해 본적이 있다. 배가 아파서 응급실에 갔는데 기억속에 이사람 저사람 와서 한번씩 아픈곳 눌러보고 가는데, 진찰하는 중이라는 것은 이해하겠지만, 의사라고 해서 양해없이 내몸에 손 대는 것도 불쾌하거니와 누구에게 내가 아픈 이야기를 다 해야할지도 어렵고, 아파서 여러번 이야기 하기 어려운데 올때마다 배 아픈 이야기를 다시 해야 하니 참 답답했다.

의사도 환자와 처음 만나면 자기소개를 간단히 해야 한다.
내가 누구고 내가 왜 환자고객과 만나게 되었으며 당신의 어떤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얘기하자. 단순히 "성형외과 인데요"하는 것보다 "성형외과 의사이고, 당신의 화상을 내가 맡아서 진료하고 있고 그 상처에 관해서는 나하고 이야기를 하자"고 얘기를 해주어야 한다.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그냥 바로 가서 "손 내밀어 보세요, 바지 내려 보세요"하면 환자는 내리기는 하겠지만 불쾌한 감정이 생길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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