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도매사들이 터무니 없는 가격에 공급하는 이유는 원내처방비중이 낮기 때문에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보전은 원외처방 즉 약국에서 얻고 있다.
부산대병원은 지난 10일 실시된 원내 의약품 입찰을 통해 94품목을 1원에 낙찰했다. 여기에는 동아제약, 유한양행, 중외제약, 대웅제약, 삼일제약이 공급하는 약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낙찰업체는 세화약품, 청십자약품, 아남약품, 복산나이스팜 등 대형도매업체들이 참여했다.
주변 도매업체들은 대형 도매회사가 주도해 원외처방을 노리기 위한 행위라고는 하지만 제약사가 공급약속을 하지 않고서는 대형도매업체들이 덤핑낙찰을 감행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의심을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유찰사태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울산대병원은 총 350억원대 입찰에서 단독품목으로 그룹을 구성하여 Alcohol 외 156품목, Maxpim inj.1g 외 650품목, Tiroxin 250mg 외 981품목을 3개군으로 입찰을 실시했으나 전그룹이 유찰됐다.
이 병원은 4차례에 걸쳐 입찰을 실시했으나 예가가 너무 낮게 책정되어 있어 도매회사들이 낙찰을 꺼린 것으로 밝혀졌다. 울산대병원은 예가를 약 18%대로 제시한 반면 도매업계는 예가를 10% 이상으로 잡는 등 차이가 커 투찰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400억원 규모의 의약품을 사용하는 전북대병원도 수액 81종 등 915종에 대한 의약품 입찰을 진행한 결과, 약 66% 해당품목이 유찰됐다. 병원측은 29일 오후 4시경 재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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