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이면에 출혈·암은 옥의티

새로운 항혈소판 제제인 에피언트(성분명 프라수그렐)가 국내 허가를 획득하면서 항혈소판 시장에 새바람이 일 전망이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나온 새로운 성분인데다 약 2000억 원 규모의 클로피도그렐 시장에 정면으로 맞서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제품이 출시될 경우 경쟁을 우려하면서도 에피언트의 출현으로 급여기준 축소로 위축된 항혈소판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바람이 세기다. 강한 바람으로 큰변화를 몰고 올지 아니면 잔잔한 바람으로 끝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당장 몇가지 요소만 보면 적어도 파급력은 있다는 평가다.

그 첫번재 요소는 우선 에피언트가 많은 심장내과 전문가들이 학수고대하던 새로운 항혈소판 제제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신제품을 기다려온 이유는 바로 플라빅스의 내성때문이다.

현재 클로피도그렐 제제는 유전적으로 CYP2C19의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효과가 약하게 나타난다. 특히 이러한 유전자는 아시아인에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미국과 한국 등 규제당국은 플라빅스의 사용상 주의사항을 통해 신중투여를 권고하고 있다.

반면에 에피언트는 아직까지 유전자 변이 보고는 없다.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심혈관센터의 김효수 교수는 "그동안 치료 옵션이 다양하지 않다 보니 환자 개개인의 치료결과를 향상시키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에피언트로 치료대안이 확대되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또 다른 요소는 경쟁약 대비 우수한 효과를 가졌다는 점이다. 에피언트는 PCI를 앞두고 있는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ACS)에 투여했을때 플라빅스보다 우월한 치료효과를 보인다. "TRITON-TIMI 38" 스터디에 따르면 에피언트는 심혈관계 사망 및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의 발생율을 플라빅스보다 약 20% 낮춘다. 특히 비치명적 심근경색은 24%, 긴급을 요하는 PCI 재건술은 44%, 스탠트 혈전생선은 52%를 낮춘다.

이 같은 제품력에 쌍끌이 영업전략도 바람몰이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에피언트는 한국릴리와 한국다이이찌산쿄과 공동으로 판촉한다. 올메텍, 세비카로 순환기시장을 섭력한 다이이찌산쿄의 광범위한 영업력과 치밀한 마케팅과 발빠른 홍보력을 보유한 릴리가 만날 경우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릴리는 이번 제품으로 심장내과 시장에 처음진출하게되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올초 존슨앤존슨 출신 브랜드매니저를 영입했다.

항혈전제를 판매하는 한 경쟁사 관계자는 "제품력(효과)과 영업력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하나만으로도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항혈소판제제 시장을 키우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했다.

반면 우려되는 부분도 있어 예상치 못한 변수도 작용한다. 바로 부작용과 가격이다. 에피언트는 심혈관 위험을 크게 줄여주지만 출혈 위험성이 클로피도그렐보다 높아 선택상 제약이 뛰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TRITON-TIMI 38" 연구를 보면 주요 출혈 및 치명적 출혈 위험성이 플라빅스 대비 각각 1.3배, 4.2배가 높다. 특히 CABG와 관련된 출혈은 4.7배나 높아 관련 환자들에 대한 투여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암발생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대학 제임스 플로이드(James S. Floyd) 교수와 심장약물연구소 빅터 세레부루아니(Victor L. Serebruany) 박사는 프라수그렐과 클로피도그렐(clopidogrel, Plavix)의 암 위험도를 비교한 "TRITON-TIMI 38" 연구를 통해 프라수그렐이 전반적인 암 위험도를 62% 높였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또하나는 가격이다. 한국릴리는 뛰어난 효과와 효과에 따른 비용경재성을 강조하고 있어 에피언트의 가격을 적절하게 받겠다는 입장인데 건보재정이 넉넉찮은 건강보험공단이 어느정도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만약 힘겨루기라도 진행되면 시장의 영향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과거 세비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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