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8인자결핍 녹십자 "그린진에프" 허가

다국적 제약사들이 독점해왔던 3세대 혈우병A 치료제 시장에 토종제품이 나오면서 재편이 예고되고 있다. 무엇보다 가격이 떨어져 국가 재정에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녹십자(대표 조순태)가 개발한 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A(혈액응고8인자결핍) 치료제인 "그린진 에프(GreenGene F)주"를 지난달 30일자로 허가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독과점했던 박스터코리아의 애트베이트와 본격적인 경쟁시대를 열 전망이다.

이번에 허가된 그린진 에프는 녹십자가 지난 2008년 개발하여 품목 허가를 승인 받은 그린진의 업그레이드 제품으로, 박스터가 리콤비네이트를 애트베이트로 개발한 것과 같은 개념이다.

회사 측은 "그린진 에프는 최근 동물유래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세계적 추세에 발 맞추어 최종원액 제조 시 알부민 대신 아미노산 3종류를 대체 사용해 안전성을 높였다"면서 "또한 이중으로 바이러스 불활화 및 제거 공정을 추가해 사람 혹은 동물 유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잠재적인 위험성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국산 제품인 만큼 가격인하도 예상되고 있다. 현재 외산 혈우병 치료제 비용은 1IU당 673원인데 적어도 10% 이상은 떨어지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다행히 혈우병은 희귀난치성질환으로 국가에서 전액을 보조하고 있어 환자들이 부담해야할 비용은 없지만 가격이 내린다면 보험재정이 크게 완화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코헴회 측은 재정이 확보되면 현재 83년 1월 1일생 이후 환자들에게만 투여되는 급여제한 기준도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한 달 최대 10회라는 기준도 현실에 맞게 조정될 수 있을 전망이다.

수출에서도 청신호가 예상된다. 현재 A형 혈우병 치료제의 세계시장 규모는 2008년 기준 약 56억 달러에 달하며, 그 중 유전자재조합 제품이 41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감염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점차 3세대로 이동하는 추세여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녹십자는 선진 의약품 시장인 미국과 유럽으로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성장가능성이 높은 중국, 인도 아시아를 중심으로 러시아, 브라질 등에도 진입해 향후 10년 이내 세계시장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기대하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많은 임상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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