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등 다양한 변화 앞두고 다국적-국내사간 제휴 봇물



대대적인 약가제도를 앞두고 제약사간의 협력을 맺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올초부터 최근까지 협력을 맺은 사례만 벌써 8건으로 한 달 평균 1회가 넘고 있다.

올해 첫 협력 테이프를 끊은 회사는 GSK와 명인제약이다. GSK는 지난 1월 명인제약에 중추신경계 핵심품목인 "팍실시알"과 "세로작"을 넘겼다. 공동판매이기는 하지만 주텃밭인 병의원을 영업권을 넘겨 줬다는 점에서 사실상 선택과 집중을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어 2월에는 한독약품과 노바티스가 "가브스메트"에 대한 영업·마케팅 제휴를 체결했다. 양사는 이미 가브스에 대한 영업제휴도 체결한바 있어 이번 복합제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가브스로 시작된 양사의 제휴는 만성B형 간염치료제인 세비보까지 이끌어냈다. 특히 세비보는 공동판촉이 아닌 독점판권을 이양했다는 특징이 있다.

국내사와 제휴를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베링거인겔하임도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이회사는 2월 중추신경계핵심품목인 "미라펙스"의 영업·마케팅을 삼일제약에 넘겼고, 이어 3월에는 둘코락스의 판권을 대웅제약에 넘기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일단 이번 제휴는 유통망 등 변화에 따른 움직임이 때문이라지만 베링거인겔하임은 곧 신약도 내놓을 계획이어서 향후 확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5월에는 삼천당제약과 아스텔라스가 "올데카"를 제휴했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은 기존의 종합병원 영역을, 삼천당제약은 의원 영역을 맡아 영업활동을 전담하며 해당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또 비슷한 시기에 동아제약과 다국적사인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이 전략적제휴를 체결하면서 앞으로 초대형 영업협력에 나설 것을 시사해 주목을 끌고 있다.

여기에 한국릴리와 한독약품은 6월 22일 한국릴리 심발타(성분명 둘록세틴)의 국내 마케팅 및 영업 제휴를 체결했다. 심발타에 대한 국내 마케팅은 적응증에 따라 주요우울증 및 범불안장애 분야는 한국릴리가,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성 통증 부분은 한독약품이 담당한다. 나아가 한국MSD는 최근 제일약품을 코마케팅 파너트로 선택해 "프로스카"와 남성 성기능저하증 치료제 "안드리올"에 대한 시장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제휴가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분석되고 있는데 일단 매출이 적거나 비중이 작은 품목에 대한 과감한 정리라는 해석이 압도적이다. 최근 신약 부재, 제도개선 등 다양한 변화를 앞두고 생존전략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다국적 제약사들이 파트너쉽을 먼저 제안하는 사례가 많다는게 특징이다.

한 다국적 제약사 임원은 "매출이 좋은 이른바 성장 품목을 제휴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는 점에서 최근 제휴는 기존 품목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품목정리를 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국내사들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설거지 역할로 전락하는게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만만찮다.

또 다른 이유는 경쟁사들의 제네릭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신약들의 특허가 잇따라 만료되면서 제네릭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제휴를 통해 막겠다는 것이. 예를 들어 한회사가 만성 B형간염치료제를 판매하면서 곧 만료되는 헵세라 시장까지 섭렵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이를 노리는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나아가 신약의 경우는 초반 시장을 다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시장이 확대되면 회수하는 사례적 적지않다.

국내들이 선제안하며 의지를 보이는 것도 제약사간 협력 사례가 늘어나는 배경이다. 국내사들은 최근 어려워진 영업환경으로 인해 무분별한 제네릭과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오리지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한 다국적제약사 마케팅 관계자는 "회사마다 전략이 달라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선택과 집중을 위한 이유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런가운데 국내사들은 새로운 약가제도 를 앞두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협력사례는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얀센은 조만간 SK케미칼의 엠빅스를 다른 이름으로 판매할 예정이며, GSK도 동아제약과 제휴를 제결한 만큼 곧 구체적 협력 품목을 밝힐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신약들을 론칭할 제약사들도 어려워진 영업환경에 직면하면서 국내사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확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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