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등 병발질환 면밀히 살펴야
약물치료에도 결정적…철저한 병력조사·진단 필요
이환율 높은데도 전문진단 소홀
진단 못받은 환자 25% 심한 무기력감에 시달려

편두통은 매우 흔한 질병이다. 환자에 대한 인구통계학적인 연구의 제한, 그리고 환자가 편두통 발작에 대해서 얼마나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가 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유병률을 추정하는데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역학적인 연구를 통해서 편두통의 유병률은 남성의 경우 6%, 그리고 여성의 경우 15~17%로 제시되고 있다. 이것은 2,300만명 정도의 미국인들이 편두통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연구에 따라 추정치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여성에게서 편두통의 유병률이 2~3배 높다는 것은 확실하다.
또한 연령 및 다른 사회통계학적 요인에 따라 유병률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예컨대 남성과 여성 공히 40세까지는 증가하다가 그 이후에는 감소를 보인다.
미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편두통은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은 집단에서 보다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그렇지만 대규모의 역학 연구에서 이 관찰이 뒷받침되지 않았으며, 사실은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집단에서 편두통의 유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상위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두통에 대해 의사의 진료를 받을 기회가 많을 것이라는 소위 수입의 정도와 편두통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편두통의 발생 빈도

최근 미국에서 실시된 인종간의 차이에 관한 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편두통 유병률은 흑인(16.2%) 혹은 아시아계(9.2%) 보다 백인(20.4%)에서 현저하게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남성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유형이 관찰되었다(각각 7.2%, 4.2% 및 8.6%).

편두통이 미치는 영향

만성 통증의 원인, 지속성 및 치료에 있어서 가족이라는 인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사실이다.
더 나아가 4~72시간 지속되는 사람을 무기력하게 하는 두통이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하면 이것이 환자와 그 배우자, 아이들, 다른 가족 구성원들 및 사회적으로 밀접하게 접촉하는 사람들 사이의 상관관계에 현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거의 의심할 여지가 없다.
많은 편두통 환자들은 그러한 발작이 업무 능력을 떨어트리고, 가족에 대한 배려에 혼란을 초래하며, 사회적인 의무에 부응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다음 발작이 언제 일어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가족, 일, 그리고 사회적 의무 등을 감안하여 어느 정도의 선에서 치료를 할 것인가 하는 점, 그리고 그에 따른 비용은 상황에 따라 매우 다양하겠지만, 편두통의 치료에 소요되는 전체적인 비용에 대해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편두통은 실질적으로 경제적, 사회적 부담의 원인이 된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응급실 신세를 지기도 하고, 치료에 드는 직접적인 비용뿐만 아니라 그것이 적절하건 아니면 부적절하건 편두통의 합병증을 치료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편두통에 대한 직접 비용을 구성한다.
편두통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은 보건의료시설을 이용하는 비율이 높다.
18개월간 진행된 한 연구에서 편두통 환자들은 연령과 성별을 보정한 대조군에 비해 의료 청구 건수가 1.7배에 달하며, 편두통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정신의학적 장애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는 비율이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덧붙여서 편두통 환자들은 대조군의 환자들에 비해 응급실을 이용하는 빈도가 거의 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이 연구에서 대상으로 삼은 환자들은 전체 환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를 대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응급실을 이용한다는 것은 편두통 치료에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런 결과는 일반적으로 진단이나 약물치료가 부적절했기 때문에 초래되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적절한 약물요법, 그 중에서도 새로 개발된 serotonin 수용체 효능약의 빈번한 사용으로 응급실 이용의 빈도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을 것이다.

편두통을 효과적으로 치료하지 못하면 명백하게 비용의 상승을 초래한다(예컨대 편두통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의 응급실 방문, 진통제 남용에 따른 NSAID 유발성 위장장애와 같은 합병증의 치료).
또한 두부 CT 혹은 MRI 같이 두통의 기질적인 요인을 배제하기 위해 적용하는 불필요한 신경방사선 검사 역시 처치 비용의 상승에 이바지한다.
일을 하지 못한 날수는 편두통으로 인한 사회적 및 간접적인 경제적 손실을 의미한다. 어떤 조사에 의하면 남성의 8%, 그리고 여성의 14%가 편두통으로 인해 한 달에 온전한 하루 또는 몇 시간을 일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했다.

다른 연구에서는 가장 심한 단계의 편두통 환자의 50%가 편두통 때문에 일을 10분의1밖에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생산성 감소의 비용은 12억~172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편두통의 병발 질환

다수의 대규모 역학 연구에서 편두통은 간질 및 공황발작이나 우울증 같은 주요 정동장애를 포함하는 여러 가지 정신의학적 및 신경학적 장애와 병발된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역학 연구에서 인과관계를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그 결과는 편두통 환자에게 있어서 철저한 병력 및 자세한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덧붙여서 특히 편두통의 예방에 사용되는 몇 가지 약물이 다른 정신의학적 장애에도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에 병발 질환을 찾아내는 것이 약물치료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부 편두통약은 병발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금기일 수 있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수행한 간질 가족에 대한 연구에서는 편두통의 유병률은 간질의 기왕력이 없는 환자에 비해 간질을 가진 환자들에서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다른 역학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간질과 편두통은 그 증상이 겹쳐져서 나타날 수 있다. 두 질환 모두 정서 혹은 행동의 변화, 초점성 감각 및 운동 증상, 그리고 의식의 변화를 특징으로 하는 삽화성 발작을 나타내는 만성 질환으로, 이런 것들이 감별 진단을 어렵게 할 수 있다.
한가지 중요한 단서는 전조(aura)의 기간이다. 전조가 5분 이상 지속되면 편두통을 시사하며, 5분 미만의 전조는 간질을 의미한다.
역학 연구를 통해서 또한 편두통과 주요 정동장애, 특히 우울증과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연구에서 편두통과 우울증이 동시에 나타날 odds ratio은 2.2~3.4의 범위였다.
간질의 경우에서와 마찬가지로 편두통 환자에게서 정서장애와 같은 증상이 겹쳐져서 나타난다.

그에 더하여 편두통과 우울증이 있는 몇몇 환자들은 식욕 및 수면의 증가, 짧은 기간의 우울성 삽화와 같은 비전형적인 우울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약물요법의 계획을 세우는 것뿐만 아니라 자ㄴ살의 위험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도 병발된 우울증에 대해 편두통 환자들을 면밀하게 평가해야 한다.
전조를 수반하는 편두통은 연관된 진단에 상관없이 자살에 대한 생각 및 자살 기도와 관련이 있다.
공황장애 역시 편두통에 병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00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공황발작의 기왕력이 있는 환자에게서 편두통의 발생빈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두 질환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다.

효과적 치료를 방해하는 요인들

■ 진단 및 치료와 관련된 문제점

편두통은 그 높은 유병률 및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과 관련된 직접 혹은 간접비용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숫자의 편두통 환자들이 진단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실질적인 이유로서 의사들은 뇌동맥류나 종양 같은 심각하고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두통의 원인을 배제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두통에 대한 특이적 진단을 종종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12세~80세의 20,0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분석한 결과 편두통의 진단기준에 일치하는 환자들 중 여성의 41% 및 남성의 29%만이 편두통에 대한 의학적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편두통 환자들 중 의사의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의 25% 가량이 심한 무력감(예컨대 침상 휴식을 필요로 하거나 업무 능력이 상당히 떨어진다)을 경험했으며, 약 80%는 경증-중등도의 무력감(예컨대 업무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을 가지고 있었다.
많은 경우 의사들은 처음에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에 모두 효과가 있는 진통제를 권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 방법은 몇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다.

20,0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편두통의 기준에 일치하는 약 3분의2의 환자가 처방약이 아닌 OTC약으로만 자가치료를 하고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무력감을 거의 나타내지 않았고, OTC 만으로도 충분히 자가처치를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상당수의 환자들이 적절하게 치료되지 않았으며, 이 환자들은 다시 전혀 치료할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들, 모든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 이전에 치료를 받았으나 추가적인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들, OTC약으로 두통이 성공적으로 치료되지 않는 사람들로 네 개의 소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초점을 맞춘 중증 편두통 환자들의 경우 모든 치료에 반응을 나타내지 않거나 OTC약으로 충분하게 치료가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치료가 잘 되지 않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의학적 처치를 구하거나 접근하려고 하지 않으며, 혹은 적절하게 치료되지 않는 그런 사람들이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덧붙여서 미국에서 실시된 편두통 연구자료를 토대로 보면 대부분의 중증 편두통 환자들은 OTC약으로 자가치료를 하고 있었는데, 한 달에 세 번 이상 두통이 나타나는 여성의 43%, 그리고 남성의 61%가 처방약을 복용하지 않고 있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빈번한 두통과 그와 연관된 무력감을 보이는 이런 환자들의 일부는 예방요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 의사들과 관련된 문제점

역사적으로 보면 이전에는 의사들이 의대나 수련의 훈련과정에서 원발성 두통의 진단 및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어떤 의사는 높은 비율로 편두통을 진단해 낼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의사들이 편두통 환자를 인지하는 비율은 45~51%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덧붙여서 신경과전문의, 내과전문의 및 일반의들 사이에 진단이 불일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진단이나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황과 편두통의 이환율을 결부시켜 보면 의사 및 환자를 적절하게 교육시킴으로써 치료를 개선시킬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진단을 확립하고 치료에 대한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측정방법이나 두통 혹은 편두통에 대한 적합한 동물 모델이 없으며, 또한 편두통의 삽화성 특성으로 말미암아 많은 다른 만성 질환과 비교하여 편두통의 연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두통의 병력은 편두통을 진단하는데 중요한 요소이지만, 불행하게도 많은 환자들이 기억력이 뛰어나다고는 볼 수 없으며, 혹은 환자의 병력을 철저하게 검토하기에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 환자의 태도

편두통을 적절하고 신속하게 처치하는데 있어서 환자 측면에서의 몇 가지 장애가 알려져 있다. 몇몇 환자들은 수년동안 두통이 지속되거나 혹은 많은 OTC약제들이 증상을 제대로 경감시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전문적인 처치를 받을 생각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어떤 환자들은 자신들이 겪고 있는 두통이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할만큼 심한 것으로 여기지 않을 수도 있으며, 때로는 두통의 원인을 스트레스, 긴장, 알러지 혹은 부비강의 문제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따라서 사람을 무력하게 하는 두통을 빈번하게 경험하는 환자들은 심지어는 두통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건강문제에 대해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도 있다.
두통의 높은 유병률을 감안한다면 모든 환자들에게 편두통의 발생과 그 빈도, 그리고 증상의 심한 정도에 대해서 질문을 하는 것이 논리적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접근방식의 문제점은 인구의 95%가 두통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그들 대부분은 의학적 처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치료를 원하는 환자들 중에도 만성 두통이 환자들 사이에서 만족도가 가장 낮은 상태로 발견되어 왔다.

만성 두통에 대해서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어떤 조사에서 23%는 그들이 받았던 치료에 대해서 만족하지 않고 있었다. 이것은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및 당뇨병과 같은 질환 치료시 불만족률이 5~10% 사이인 것과 비교가 된다.

■ 1차진료 의사의 역할

두통 증상의 인지 및 편두통의 진단과 치료는 1차진료를 담당하는 의사의 진료 영역에 들어간다. 편두통의 독특한 국면의 하나는 이 질환의 동력학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것으로, 1차진료의는 환자들이 일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두통을 처치해야 한다는 명제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예를 들면 어떤 여성의 경우 대학에 들어가기 전 일상적인 신체검사에서 편두통이 최초로 진단될 수 있으며, 이 때는 간단한 처치만으로 효과적으로 급성 삽화(acute episodes)를 조절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 수년 후 이 환자가 임신을 앞두고 예정된 임신기간 동안 어떻게 편두통을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해 병원을 다시 찾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이 여성은 본인의 편두통 유형이 두통 발작이 보다 빈번해지는 쪽으로 변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따라서 예방적 관리를 필요로 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더 나이 들었을 때 그 여성에게서 편두통 관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혈관질환이 발생될 수도 있다.
따라서 1차진료의는 환자의 일생에 걸쳐 편두통의 치료 계획을 상황에 따라 종종 변화시켜야 한다. 편두통 발생과 관련된 여러 가지 미묘한 차이를 잘 이해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1차진료의의 커다란 책임이다. 주로 접하게 되는 합병증을 수반하지 않은 편두통의 경우라면 별 무리 없이 대부분을 처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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