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신약들 기지개는 언제?
잠자는 신약들 기지개는 언제?
  • 박상준 기자
  • 승인 2010.06.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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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으면 1년 최고 6년넘은 약도 있어...제약사들 "가격이 안맞아"
신약들이 잠자고 있다. 허가는 받았으나 약가를 받지못해 세상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약들이 그 주인공이다. 혁신적 신약이기 때문에 비싼값을 받아야한다는 제약사와 기존약물보다 비용대비효과가 없다는 공단이 싸우고 있는 사이 이들 약들의 출시는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약은 한국노바티스의 타시그나(성분명 닐로티닙염산염일수화물)다. 슈퍼글리벡으로 불리는 타시그나는 지난 2007년 10월경 허가를 받았으나 약가협상에서 잇따라 실패하며 출시일을 기약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희망이 있는 건 언젠간 출시될 날을 기대리며 재도전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노바티스 측은 "약가협상이 진행중이다. 하반기쯤에는 출시가 되지 않겠냐"면서도 "더 늦어질 수 있어 확답은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약은 1차 치료제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의 약중에 고혈압 신약인 라실레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약이 많다보니 대기중인 약 또한 많은 셈이다. 라실레즈 역시 지난 2007년 9월에 허가를 받은 약인데 오는 9월이되면 3년을 맞는다. 이런 가운데 이약은 사실상 출시가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순환기 통합학회서 만난 한 관계자는 "가격이 맞지 않아 출시가 불투명해졌다"면서 "게다가 고혈압 기등재약평가를 앞두고 있어 사실상 출시가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피력한다 있다. 그동안 쏟아부었던 프리마케팅과 홍보비용은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2007년 당시 한국세르비에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골다공증 신약 프로토스도 오랜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약은 세계 최초로 개발된 물에 타먹는 골다공증치료제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가격 등 여러가지 조건에 걸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세르비에는 이약의 판권을 제일약품으로 넘겼다, 이에 제일약품은 지난 2009년에 7월에 허가를 받았으나 출시시점은 여전히 미지수다.

한국로슈가 선보인 에이즈신약 푸제온주도 가격 때문에 빚을 보지 못하고 있는 약 중하나다. 푸제온은 무려 지난 2004년도에 허가를 받았다. 이전 약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의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이다. 그러나 로슈는 정부와의 약가 협상 실패를 이유로 6년제 공급을 거부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시민단체가 나서 강제실시권을 발동해야한다고 압력을 넣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돈을 더 달라는 제약사와 줄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이 평행성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비아그라와 성분이 동일한 폐동맥 고혈압치료제 레바티오도 2007년에 허가받은 뒤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약이 된지 오래다. 당시 이약은 급여 적정판정을 받는 등 국내 시판을 위한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출시가 될 것으로 점쳐졌으나 최종 약가협상에서 발목이 잡혔고 이에 회사 측이 출시를 포기하면서 지금까지 잠들고 있다. 앞서 화이자는 에이즈약 셀센트리도 출시를 포기하고 희귀약센터를 통해서만 공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판매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신약다운 기세를 펴지 못하고 있는 약들도 수수룩하다. 이른바 잠에서 깨어났지만 비급여로 빠지면서 여전히 빛은 보지 못하고 있는 약물이다.

대표적인 약들이 릴리의 바이에타·포스테오, 바이엘의 넥사바(간암),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슬로덱스, 얀센의 욘델리스, 한국BSM의 항암제 익셈프라주가 있다. 드물게 빛을 본 약도 있다. 한국노바티스의 세비보는 무려 3년동안 잠들다 최근 깨어난 약으로 유명하다. 대신 약가는 대폭 내렸다.

아쉬운 점은 앞으로 이러한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공단이 신약의 보험등재 여부와 약가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급평위) 위원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와 심평원 등에 따르면 최근 건보공단이 공식적으로 약제급여평가원위원회 위원으로 공단 임원의 참여를 요청했으며 이에 따라 심평원이 위원 정수를 증원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제약사들은 공단이 참여하면 약가 협상은 현재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국적의약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혁신적 신약을 인정해주지 않다는 것은 정부의 R&D육성정책과도 맞지 않을 뿐더러 환자의 접근권도 막는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면서 "약가를 사수하기 위해 제약사들의 출시연기 사태는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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