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식수·의료 "절망적 상황"

전세계가 SARS 공포로 떨고 있는 지금, 이라크 국민들은 전쟁의 공포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TV 뉴스 속의 이라크 현실은 마치 영화속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이라크 국민들이 겪는 고통은 뉴스 속에 비춰지는 모습 이상의 고통이 존재하고 있다.
이 인터뷰는 미국의 의학 온라인 저널인 메드스케이프(www.medscape.com)의 로리 바클레이(Laurie Barclay)가 이라크에서 돌아온 인권을 위한 의사회 찰스 클레멘츠(Charles Clements) 박사와의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식량과 위생, 의료와 공중보건 부문에 대한 접근성 감소와 함께 정치적으로 심각한 제재로 인해 이라크인들의 복지는 눈에 뛰게 악화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영아 사망률은 1000명당 107명이며, 5세 이하 어린이 사망률은 1000명당 131명으로 심각하다.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인권을 위한 의사회(Physicians for Human Rights, PHR)에 따르면 이라크전이 이라크 국민들의 보건 의료적 현실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03년 1월 PHR은 전쟁으로 인한 인권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건강전문가와 인권전문가들을 파견했다. 찰스 클레멘츠 박사는 경제 및 사회권리대표단의 일원으로 바그다드, 바스라 등의 이라크 도시들과 요르단을 방문해 병원 시설과 영양, 식량공급 및 식수 공급 등을 살펴봤다.

전쟁이 이라크 국민의 건강과 인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기위해 메드스케이프의 로리 바클레이는 클레멘츠 박사와 인터뷰를 했다.
클레멘츠 박사는 전 미공군 조종사였으며 베트남전 참전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이후 국제 의료구호재단 공동 창설, 국제의료 중립 위원회 설립자이다. 또한 아카데미상 수상 다큐멘터리인 "전쟁의 목격자(A Witness to War)"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메드스케이프(이하 M): 이라크 국민들의 식수, 식량 공급, 의료의 붕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인도주의적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클레멘츠 박사(이하 C): 식수 공급과 위생문제는 지난 10여년 전 제재조치 이후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위생 문제로 인해 장티푸스 발병률은 걸프전 이전과 대비해 1000%로 증가했고, 바스라 지역의 전력 공급 중단으로 인해 전반적인 물공급 및 하수도 처리시설 등이 정지되어 더욱 절망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전쟁 이전에도 이라크 국민의 60%가 식량원조 프로그램인 Oil-For-Food-Program(OFFP)에 의존해왔다. 약 10%의 이라크 어린이들이 만성적인 영양결핍 상태에 있으며 나머지 90% 어린이들도 준비된 식량이 고갈되는 개전 후 약 4주 시점에서 영양결핍 상태에 놓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 이전에 OFFP는 약 45만톤의 식량을 매월 이라크에 공급해왔다.

그러나 전쟁의 상황속에서 어떻게 식량을 난민들에 전달하고 배분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식량을 배급하던 적십자 트럭이 폭동으로 인해 부서지는 등 여러가지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다. 미국 국방부는 자신들이 전체적인 구호활동을 통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Oxfam이나 유니세프 같은 민간 구호단체들은 인도주의 실천을 위해 군대로부터 독립적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장하고 있다. 이라크 병원의 경우 전쟁으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밀려들고 있다.

M: 전시 여성과 어린이들에 대한 영향은 무엇이며 종교적인 박해는 없는지?
C: 여성들과 어린이들은 전쟁기간 동안 매우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 어린이들은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므로 더욱 취약하다. 피난처인 가정이 이제는 전쟁터가 되어있다. 이라크 여성들은 자신의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군이 이들 여성들을 강간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 제도나 정권에 동조하지 않는 경우 박해 대상이 될 것이며 전쟁이라는 혼돈은 시아파(이슬람교의 2대 교파 중 하나, 편집자) 이슬람 교도에 대한 종교적 박해와 같은 살인의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기 쉽다.

M: 이라크 정권이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와 자살 폭발로 몰아세우고, 어린이들을 전장으로 내모는 원인은 무엇인가? 이런 잔혹행위들이 실제 벌어지고 있는지?
C: 이런 일들에 대해 미군을 통해 전해 들었으나 아직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현지 취재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비인권적인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사담 후세인 정권하에서 인권은 유린되고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더 심하게 무시 당하고 있다. 민간인들이 전쟁의 포화 속에 놓여있다. 그러나 실제 민간인들이 인간 방패로 사용되고 있는지 여부는 확인한 바 없다.

M: 끝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은?
C: 전쟁 후 미국이나 UN은 이라크의 권력을 재편해야 할 것이다. 세계의 지지를 얻기 위해 UN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며 붕괴된 관계를 복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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