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돌린 불만족 환자엔 사과 먼저
잘못 인정하면 법적문제 가능성 원천 봉쇄

세상사가 그렇듯이 아무리 완벽을 기하려고 해도 실수는 종종 일어나는 법이다. 병원을 운영하는 경우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특히 환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실수가 일어나거나 혹은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환자로서는 실수의 원인이 제 3자에게 있다 하여도 그 해당 병원의 직원, 간호사 아니면 의사에게 불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병원을 책임지고 있는 당사자들로서는 반드시 이러한 환자의 불만을 즉시 최소화하고 정상적인 관계로 복원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겠다.

과연 환자의 불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환자의 불만이 고조되어 환자의 친구나 지인에게 해당병원의 불만에 대해서 토로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급기야 법적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요즈음 들어서 불만족한 환자에 대한 신뢰회복에 관한 문제들은 병원경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람들은 점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는 추세이고 병원간의 서비스경쟁이 심화되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더 그러하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해결책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신뢰회복(service recovery)이라고 하는 것이다. 시기 적절한 대응과 조치를 통하여 환자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정상적인 관계를 복원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러한 신뢰회복 과정이 부각되어지는 배경으로서 여러 가지 조사 결과가 있지만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조사결과는 다음과 같다.
즉, 만일 불만족한 고객의 불평을 해소 시켜주면 10명의 불만족한 고객 중 7명은 다시 고객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특히 불평이나 불만을 즉시 해소 시켜준다면 불만족했던 고객의 95%는 그대로 고객으로 남는다는 사실이다.
병원의 환자들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라고 여겨진다. 그러면, 신뢰회복을 위한 과정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6단계의 과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첫째, 환자의 문제나 불평에 대해서 사과하고 받아들일 것
둘째, 환자의 불평을 경청한 후 마음으로 터 놓고 대화하며 진실된 공감표현을 할 것
셋째, 문제를 즉시 공평하게 시정할 것
넷째, 그래도 환자가 불쾌해 한다면 다양한 방법으로 보상할 것
다섯째,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취해진 필요한 약속을 꼭 지킬 것
여섯째, 이미 처리된 문제라도 반드시 환자에게 확인하고 피드백 할 것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제 이러한 6가지 과정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가령 A라는 환자가 여드름 치료를 위해 위해 화요일 오후에 OO피부과를 방문하였다 하자. 그런데 병원의 예약목록에는 A환자의 약속시간이 없었고 A는 2주전에 예약을 하였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A의 딸의 결혼식이 오는 토요일이라서 결혼식 전에 여드름 치료를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B라는 피부과 의사는 이러한 사실을 receptionist를 통해 알게 되었지만 금요일까지 모든 예약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이러한 경우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앞서 언급한 대로 B의사가 첫번째로 해야 할 일은 정중히 사과하고 환자의 문제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첫째, 일단 환자의 불만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라

환자가 불평이나 불만을 제기할 때 제일 먼저 접촉하는 병원의 직원이 먼저 해야 할 일은 "죄송합니다"이어야 한다.
일단 환자가 불평이나 불만을 제기하게 된 이유나 동기를 논하기에 앞서 먼저 사과의 뜻을 전하면 환자로서는 일단 감정이 누그러질 수밖에 없다.
환자가 원하는 것은 바로 환자의 불만에 대한 감정을 누군가 이해해주고 관심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수에 대한 원인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사과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며 사과를 함으로써 실수를 인정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더 나아가서 실수를 인정했기 때문에 혹시 법적책임을 져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느낌은 단지 느낌일 뿐 실제로는 결코 그렇지 않을 뿐더러 시기 적절한 진실된 사과는 법적문제 자체를 원천봉쇄 한다는 것이다.
사과를 할 때 주의할 점은 결코 누군가에게 책임전가를 하지 말고 단지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사과하고 인정하라는 것이다.

즉,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라고 언급함으로써 특정인물에 대한 책임은 표현하지 말라는 것이다. 만일 receptionist에게 잘못을 전가한다면 병원 전체의 신뢰성이 떨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환자의 주장이나 의견을 경청한 후 진정한 마음으로 환자의 고충을 공감하라 

환자의 주장이나 의견을 경청함으로써 환자는 자신의 감정을 100% 노출시킬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진정한 원인이나 문제를 찾아낼 수 있다. 그리고 난 후에 감정이입을 통한 공감을 한다면 환자의 불만은 일단 거의 누그러지는 것이다.

셋째, 즉시 문제를 공평하게 처리하라

앞서 언급한 2가지 단계를 거친 후에는 즉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사례의 경우에는 예약목록에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진료시작 전이나 후에 시간을 내어 치료해주겠다고 제안한다는 등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넷째, 그래도 미진하다고 환자가 느낄 경우 적절한 보상을 해줘라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한 후에도 환자의 불만이 여전히 남아있다면 구체적인 보상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여드름 치료 후 한달 안에 피부미용 서비스를 무료로 해드리겠다는 등의 다양한 보상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향후 문제해결을 위해 약속한 것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만일 이단계에서 약속을 또 한번 지키지 못한다면 결코 신뢰회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특히 신경을 써서 약속 이행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여섯째, 모든 것이 끝난 후에라도 반드시 follow-up해야 한다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난 후에는 반드시 담당의사가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한번 정중하게 사과하고 또 다른 불만이 없는지에 대해 확인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환자와의 관계는 마치 은행구좌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환자만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은행잔고가 점점 늘어나는 것이고 불만이 자주 일어난다면 잔고는 점점 감소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감소의 속도와 양은 증가의 속도와 양에 비해 10배가 높다는 사실이다. 1명의 불만족한 환자는 10명의 만족한 환자에 해당되는 것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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