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병원"으로 불리는 일부 병원들이 해당 계열사들로부터 정말 혜택을 받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Yes"이다.

한진그룹으로 대표되는 인하대병원은 최근 외국인 환자 유치에 대해 대한항공과 연계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인하대병원 검진상품을 독점적으로 판매하면서 시너지를 내는 것으로, 아시아나항공이 다수의 병원과 협약을 맺고 진행하는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외국인 환자에 대해 대한항공의 병원 무료 픽업서비스를 진행하고, 영종메디컬센터에 외국인을 위한 병동 설립에도 두 기관이 함께 나서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아무래도 공항 인근에 위치하다 보니 대한항공과 한가족이라는 사실이 이점이 되는 부분이 많다"며 "기업경영을 병원에 도입하고 투자 유치가 활발한 점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병원이 건설회사와 묶여 있으면, 새병원 설립에 속도가 나는 동시에 세심하게 신경쓰는 모습도 목격됐다.

두산그룹을 재단으로 두고 있는 중앙대병원 별관 신축공사 계약은 단연 두산건설과 성사됐다.

용산병원 이전 계획과 함께 올 연말까지 별관 증축을 급속도로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에는 두산건설 현장 관계자와 감리사, 건축 디자인사 임직원 9명이 "환자의 입장이 되어 환자를 배려하고 환자가 만족하는 병원을 짓겠다"는 각오로 이틀간 병상에서 "환자 체험"을 했다.

병원 관계자는 "병상체험을 통해 환자의 입장에서 직접 보고 느낀 불편사항과 문제점 등의 개선사항은 별관 신축공사에 적극 반영해 내외부 고객이 만족하도록 짓게될 것"이라며 "용산 병원 이전으로 서둘러야 하는 현실에서 두산건설이 속도를 내주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전격 오픈한 강북삼성병원 삼성본관 지하1층 검진센터 역시 삼성그룹 차원의 협조가 있었기에 빠른 진행이 가능했다.

신호철 건강의학본부장은 "에버랜드에서 시공을 진행하고, 순면 오가닉 가운은 제일모직에서 디자인하는 등 많은 협조가 있었다"며 "촉박한 일정에서 진행하는 가운데 삼성그룹이 큰 도움이 됐다"고 역설했다.

이미 기업검진의 실적이 높은 강북삼성병원이지만, 30~40%에 달하는 삼성그룹 검진을 바탕으로 4월 1일 정식 개소식 이후에도 "기업이 원하는 검진"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한편, 실무진 입장에서는 계열사로 인해 오히려 불편한 점도 제시되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계열사에서 가격할인을 해주지 않고 진행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빨리 진행되거나 신경쓰는 것은 있을지 몰라도, 오히려 고가로 책정되는 듯한 아이러니한 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병원 관계자도 "큰 틀에서는 대단한 이점"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기존의 병원과 업체간 갑-을 관계에서 오히려 역전이 되는 상황으로, 병원이 원하는 것을 뚜렷하게 주장하지 못하는 애로사항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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