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수가정책을 위한 의지관철과 솔선수범. 지난 27일 여수 디오션리조트에서 열렸던 제64회 전라남도의사회의 분위기를 요약할 수 있는 두 마디다.

전라남도의사회장이자 시도의사회장단협의회를 맡고 있는 박인태 회장은 이 날 "교과서에서 배운대로 양심에 따라 소신껏 진료하고 주 45시간 진료하고도 가족을 부양하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의료수가를 원한다"며 현실적인 의료수가 보장을 주장했다.

또 "적자를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의사가 있는 나라가 바로 이 땅의 의사들"이라며 몇 년째 원가의 70%에 묶여있는 의사들에게 적자와 건강보험 재정파탄의 원인을 찾는 현 정부의 태도에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정부가 더 이상 의료계의 요구를 경청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계속 시험대에 올린다면 10만 의사들은 이제 더 이상 의사이기를 포기하고 다시 한 번 총궐기할 것"이라며 "제2의 의쟁투"도 불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시했다.

총원 120명 중 출석 87명, 위임 21명으로 성립한 이날 대의원총회에서도 ▲수가현실화 ▲건보공단 운영 합리화대책 ▲불합리한 의료법 관계법령개선 ▲불법의료행위 근절 대책정립 ▲보건소 기능축소 및 대책 ▲리베이트 문제해결을 위한 선택분업 요구 ▲의료정책 수립과정에서의 의학회 및 의사단체의 폭넓은 참여 ▲의료전달체계의 확립과 이에 대한 제재방법 등 박 회장의 인사말과 맥락을 같이하는 의협 대의원총회 건의 심의안건들이 통과됐다.

현실적인 수가정책을 요구하기 위한 의사들의 노력도 요구됐다. 대의원총회 후 송우철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는 "약품비 절감" 설명회를 갖고 "의료행위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 제시나 규제가 아니다"며, "의사들이 먼저 약제비 절감을 시행해 의료행위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 역시 "우선 6개월 간 약품비 절감을 시행하고 이 결과로 추후 정부와 수가조정과 총액수가제에 대해 협의하는 자리에서 근거로 활용할 것"이라며 의사들이 먼저 움직여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송 총무이사는 "보건소 문제는 정보의 양보수준과 타협하고 있고, 약가와 의료행위의 적절한 조정을 위해서 제약회사와도 직접 논의할 계획이 있다"고 밝혀 의협집행부의 적극적인 태도를 밝혔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새로 선출된 신태호 윤리위원장(여수 신태호이비인후과의원장)의 인준과 2009년도 회무보고·결산보고·감사보고 등의 원안 승인에 이어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 ▲낮은 의료수가와 잦은 의료분쟁으로 인한 산부인과 의사들의 분만기피 ▲잘못된 약품 유통구조와 약가결정제도로 인한 리베이트 문제의 정확한 인식 ▲의사들에 대한 법률 형평성 등을 주장하는 정부에 대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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