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두경부외과학회 조광재 회장, 10년 후 두경부외과 소멸 심각한 위기
지난 2월 진행성 갑상선암 수술적 치료 지침 발간

대한두경부외과학회는 15일 제16대 조광재 회장(중앙) 취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대한두경부외과학회는 15일 제16대 조광재 회장(중앙) 취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으로 필수의료 확충 필요성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전국 45개 상급종병에 최소 두경부외과 전문의 3명 이상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두경외과학회는 15일 제16대 조광제 회장 취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조 회장 취임 소감 및 진행성 갑상선암 수술 지침 발간 소개와 필수의료인 두경외과의 현실에 대한 설명으로 진행됐다.

조광제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학회 발전과 회원 권익 증진 및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모든 학회 사업활동의 궁극적 지향점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학회는 지난 2월 국소 진행성 갑상선암 수술적 치료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며 "일반적으로 갑상선암은 순한 암, 거북이 암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후두 및 식도, 기도 등에 침습하는 침윤암은 생명에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아무리 수술을 잘해도 기능 일부는 소실될 수 있어 삶의 질에 타격을 받는 난치성 중증질환"이라며 "이런 진행성 갑상선암을 치료하는 의료진이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윤석열 정부가 필수의료 확충을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두경부외과학회가 필수의료에 포함된 것은 두경부외과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대목이라고 조 회장은 강조했다.

조 회장의 인사말 이후 백승국 진료지침위원장은 지난 2월 발간한 국소 진행성 갑상선암 수술적 치료 가이드라인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전국 25개 기관 38명 교수들이 참여했으며, 이비인후과 국제학술지 CEO에 게재됐다.

백 위원장은 수술 가이드라인의 주요 목표는 최신 과학적 근거와 전문가 협의에 기반해 환자들이 해당 질환에 대해 가장 적절한 수술적 개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술 가이드라인은 불필요하거나 부적절한 수술 개입을 최소화해 합리적인 치료 비용을 절감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또, 수술 가이드라인을 준수함으로써 의료진은 합병증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환자 결과를 향상시키며 수술 치료의 전반적인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갑상선암 중 15% 진행성 갑상선암 착하지 않다

백 위원장에 따르면, 일반적 갑상선암은 약 80% 이상의 환자에게서 매우 천천히 자라고 암 자체도 갑상선에 국한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약 5~15% 전후의 환자는 암 발견 당시 이미 주변 조직으로  심하게 침범돼 발견된다. 주변 림프절, 기도, 후두, 식도와 같은 주변 장기로 침범된 경우를 국소 진행 혹은 국소 침범이라고 한다.

백 위원장은 국소 진행성 갑상선암 치료와 관련해 "대부분의 갑상선암과는 다른 결과를 보인다"며 "수술전 경부 림프절, 후두, 기관, 식도, 혈관 등의 세밀한 검사 및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두경부외과 전문의에게 의뢰가 된다"며 "먹고, 말하고, 숨쉬는 기관이므로 적절한 절제 범위의 결정 및 재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승국 위원장은 "두경부 암 전문의인 두경부외과의에 의해 치료가 행해지고 있는 국소 진행성 갑상선 암이 중요하다"며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두경부외과의가 합리적인 수술을 할 수 있도록 수술 후 합병증을 줄이고 치료 결과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안했다"고 가이드라인 제안 취지를 전했다.
 

필수의료지만 인력 부족으로 미래 위기

김한수 의무이사는 두경부외과 전문인력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김 이사는 "응급 및 중증질환이 대부분이며, 암 수술의 경우 6~12시간 장시간 수술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며 "강도 높은 업무에도 수가가 낮아 병원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두경부외과 전문인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두경부외과는 이비인후과 3개 분과 중 하나로, 이비인후과의 응급인 기도질환, 심경부감염, 경부외상 및 중증 질환인 두경부암을 담당하고 있다.

두경부암은 남상 암 빈도 7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김 이사는 "질환의 특성상 대부분의 두경부외과 전문의는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적절한 수가 보상과 함께 안정적인 인력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회는 서울대 및 연세대, 고려대, 가톨릭대 산하 병원들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5대병원 계열  19개 병원 전임의 현황을 파악했다.

그 결과, 2022년 서울대병원 3명, 세브란스병원 1명, 서울아산병원 0명, 삼성서울병원 2명, 고려대의료원 1명, 가톨릭계열 2명 등 9명이 근무했다.

반면, 2023년은 서울대 2명, 세브란스 0명, 아산병원 1명, 삼성서울병원 2명, 고려대의료원 0명, 가톨릭계열 2명 등 총 7명으로 2명이 감소했다.

김 이사는 "서울의 상급종합병원은 14개가 있으며, 38명이 두경부외과 교수가 근무하고 있다"며 "2개 병원은 두경부외과 교수가 1명이며, 5개 병원은 2명으로, 서울지역 상급종합병원의 절반은 교수가 2명 이하"라고 지적했다.

조광제 회장은 "필수의료인 두경부외과  전문의는 상급종합병원 당 최소 3명 이상 필요하다"며 "교수 1명으로 365일 온콜 당직은 불가능하다. 휴가와 백업 등 진료에 지장이 없으려면 최소 3명 이상 근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향후 5년에서 10년 사이 두경부외과 전문의가 사리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전했다.

서울지역 38명 교수 중 60대가 8명, 50대 14명, 40대 9명, 30대 7명으로, 향후 5년 이후 대거 선배 교수들의 퇴임이 이어지는 반면, 신입회원은 2014년 17명에서 2021년 6명으로 급감했다.

퇴임하는 교수들에 비해 새롭게 유입되는 전문의 수가 대체될 수 없어 인력 부족이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수가 및 가산 정책 개선 필요

조광재 회장은 "두경부외과는 의료전달체계 및 중증질환 가산, 주요 질 평가 등 주요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다른 진료과에 비해 수가 역시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련서, 조 회장은 진행성 갑상선암을 두경부외과 의사가 담당해야 하는 이유 4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후두, 기관, 식도의 수술에 익숙해 완전절체 및 이후 재건에 능숙하다"며 "수술 이후 음성, 연하 재활에 경험을 갖추고 있어 수술후 기능보전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어, "후두 신경 손상에 관한 많은 경험이 있다"며 "수술 후 음성 호전을 위한 다양한 방법에 경험이 있어 일상적 음성 회복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인 상기도 호흡기 질환 및 응급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두경부외과"라며 "말하고, 먹고, 숨쉬는 기능의 보존 및 재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환자의 삶의 질 유지를 위해 두경부외과 의사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