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지자체 등...수출실적 향상으로 이어져

올해 들어 각 업체, 지자체, 병원들이 의료산업 육성과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지난해보다 공격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지자체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거나 세계 무대 진출을 위해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도의 경우 지난달 의료기기산업 규모를 세계 5위권으로 육성하기 위해 1975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원주 의료기기 특화단지 조성에는 2019년까지 4개 분야 11개 사업에 5785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며, 의료기기 멀티 콤플렉스센터는 640억원이 투자돼 2012년 완공된다. 의료기기산업 세계화와 연구개발(R&D) 인프라 구축, 의료기기산업 광역클러스터화 등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우선 70억원을 들여 원주 의료기기 멀티 콤플렉스센터 설계에 착수하고, 의료기기 특화단지 조성에 나선다. 강원도 관계자는 "2002년부터 연평균 79%의 고속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강원도 의료기기산업 규모를 2019년에는 세계 5위권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현재 국내 의료기기 수출비중의 26.1%, 생산비중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될 것"으로 자신했다.

충청남도는 농어촌 지역의 보건·의료환경 개선에 무게감을 실었다. 올해 총 1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가운데, 보령시의 성주 보건지소 등 28개 보건기관 신·증축 사업에 109억원, 의료·전산장비 구입에 9억원, 보건사업용 차량 구입에 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취약지역의 의료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의료장비 구입이 이어질 계획이다. 공주시, 논산시 보건소에 디지털 방사선 촬영 장치를 설치하고 ▲아산시 보건소 등 18개 보건소에 비만도 측정기와 치과 장비 지원 ▲13개 보건지소에 물리치료 장비 구입비를 지원 ▲홍성군 보건소 등 5개 보건소에 15대의 전산장비를 지원한다.

충남 보령시보건소는 올해 "한방 건강증진 허브(Hub) 보건소"로 선정된데 따라, "한방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해 중점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단순한 한방 진료에서 벗어나, 지역 주민의 질병 예방 및 건강 수준 향상을 위한 사업이다.

이에 따라 ▲도서지역 맞춤형 한방 건강교실 ▲한방건강 플러스 마을 확대 운영 ▲성장 지연 아동 한방 쑥쑥교실 운영 ▲한방 보건의료 장비 구입(관절염 치료기 등 3종) 등 한방 건강증진 허브 보건소다운 특화사업을 마련해 나간다.
단순히 국내의 움직임에서 벗어나, 세계 무대 진출을 위해 똘똘 뭉치는 모습도 엿보인다.

대구시는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지역기업들과 함께 "제35회 두바이 국제의료기기전시회(ARAB Health 2010)"에 참가해 첨단 제품을 선보였다. 국내에서 시범 서비스 중인 넷블루의 생체모니터링 서비스 제품, 대진기술정보의 병원내 응급호출 서비스 제품, 맨텍의 바이오패치, 자누리의 약복용도우미 등을 선보여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대구시 의료산업팀 김형일 팀장은 "글로벌 기업의 높은 기술 장벽 때문에 진입이 어려운 의료기기분야에서 지역 기업이 틈새시장에 대한 정보를 얻는 기회"라고 기대했다. 더욱이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성공적인 유치를 위해 올해 더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친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토대로 산업화에 욕심을 내는 병원 역시 "지역 끌어안기"에 신경쓸 수 밖에 없게 됐다.
고대구로병원 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는 최근 "산·학·정 의료기기임상시험 연구회 발족식 및 제2차 지역의료기기 산업 활성화 협의회"를 가졌다. 여기에는 이흥만 의료기기 임상시험 센터장, 신세현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 황택근 구로구 보건소장을 비롯해 30여명의 의료기기 임상시험 관련 산·학·정 기관 대표들이 참석, 병원 임상시험센터와 구로에 밀집돼 있는 산업단지와의 연계를 꾀했다.

이흥만 센터장은 "연구회 발족을 통해 의료기기임상시험 연구를 위한 탄탄한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 산업체, 학교, 정부 모두가 긴밀하게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면 의료기기 산업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강조했다.

영남대병원은 지난달 28일 "대구·경북 의료기기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업지원전략"이란 제목으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의료기기업체 및 의료산업에 관심이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지역 의료기기 관련 업체의 정보 제공 및 네트워크 구축, KOTRA와의 의료기기 글로벌 파트너링 연계를 통한 상담 설명회, 센터의 기업 지원 설명회를 진행했다. 또한 의료기기 인·허가, GMP, 우수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컨설팅, 산업 재산권, 해외마케팅 및 해외비즈니스 협력 등 기업 컨설팅도 이뤄졌다.

안상호 소장(영남대병원 재활의학과)은 "설명회를 통해 대구·경북 의료기기기업과 한국 의료기기산업 발전 및 활성화와 선진화를 이끄는 좋은 발판이 되고, 대구 신서첨단의료복합단지 성공 정착을 위한 의료기기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오는 24일에도 대구·경북 지역 중심으로 의료기기 임상연구 관련자를 위한 기본공통 교육과정을 개설한다. 의료기기 임상시험과 관련한 전 과정을 알기 쉽고,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닦아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토대 구축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병원 측은 "의료기기 임상연구 전문가로서의 기초역량을 강화해 선진국 수준의 의료기기 임상시험을 이끌어 나가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러한 일련의 활동이 지역에 있는 의료기기업체와의 긴밀한 연계를 갖게 될 것이며, 임상시험센터의 연구성과와 산업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 차원의 수출 실적도 향상 쾌거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한국 의료기기 제품에 대한 평가가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기기업체들이 제35회 두바이 국제의료기기전시회에서 상담액 1억 6000만달러, 수출계약액 2500만달러라는 쾌거를 기록한 것.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두바이 월드트레이드센타 박람회장에서 개최된 전시회는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을 통해 초음파영상진단기를 제조하는 메디슨, 사지압박순환장치를 제조하는 대성마리프 등 66개사, 200여명이 한국관을 구성해 참가했다. 개별부스로 참가한 39개 기업 등을 포함해 총 105개 기업이 "MADE IN KOREA"의 깃발 아래 참가한 것이다.

전시회는 진단장비, 병원관리, 외과수술·외상처치, 방사선치료, 치과기공, 안과학 등의 분야에서 의료기기관련 장비, 재료, 서비스 등을 포괄하는 중동, 아프리카지역 최대의 의료기기전문 전시회로 꼽히고 있다. 독일(411개사), UAE(200개사), 중국(305개사), 이태리(144개사), 미국(157개사), 영국(189개사) 등 전 세계 60개 국가에서 2500개 회사가 출품해 6만여명의 바이어가 방문하는 등 규모면에서 전년도에 비해 10%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전시회에서 한국관을 방문한 바이어는 1만7042명이었고, 그 중 관심을 갖고 상담한 바이어는7279명이었다. 상담실적은 1억6000만달러였으며, 현장에서 계약이 이루어진 실적도 2500만 달러에 달했다. 조합은 "이러한 우수한 성과의 내면에는 의료기기전시회에 대한 UAE 국무총리이자 두바이 통치자가 개막식에 참석하는 등 UAE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UAE의 한국 원자력 수주를 힘입어 한국 브랜드 가치가 올라간 점이 상호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이번 개막식에 VIP로 참석한 UAE 국무총리가 한국공동관 참가 기업인 아주메딕스의 정형용 운동 장치를 보고 관심을 표한 후 제품 2개를 바로 구입해 가지고 가는 등 한국 제품에 대한 높은 신뢰를 보여준 것도 또 하나의 쾌거였다. 조합 관계자는 "전시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의료기기 수출업체의 해외시장 개척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나아가 전 세계 의료기기 수출의 전초기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국내의료기기산업의 발전은 물론, 한국산 제품의 브랜드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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