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환자 증가…치료는 절반에 불과

골다공증 환자 58%만 의료이용
 인구의 노령화로 인해 골다공증 환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골다공증 골절 및 관련된 질병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골절이 발생하기 전 예방이 더욱 중요한 골다공증. 우리나라 국민들은 골다공증 치료에 어느정도의 적극성을 보이고 있을까?
 대한골대사학회가 건강보험심사청구자료를 이용해 의사진단 골다공증 환자의 의료이용 양상을 파악한 결과 50세 이상 연간 의사진단 골다공증 환자는 2005년 107만명, 2006년 120만명, 2007년 133만명, 2008년 146만명으로 나타났다. 의사진단 골다공증 환자는 골다공증으로 의료이용이 있는 환자가 해당연도 추계인구 중에 차지하는 비율로 산출한 것이다.
 이를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추정한 골다공증 환자 251만명에 대비해보면 골다공증 환자 중 58%만이 의료이용을 했다는 결과가 나타난다.
 건강보험 청구 데이터는 결국 의료이용이 있는 환자만 나타나기 때문에 산출 가능한 부분이다.

 관동의대 윤현구 교수(내과)의 발표에 따르면 골다공증은 지난 몇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연령별 발생율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7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 환자가 급속하게 증가하는 시점인 50세 이상에서 발생율을 보면 남녀 전체 2005년 인구 1만명당 934명, 2006년 1001명, 2007년 1163명, 2008년 1119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성별로 나누면 2008년의 경우 인구 1만명당 남성 265명, 여성 1851명으로 나타나 여성이 남성보다 약 7배 정도 높다. 전반적인 특성은 남성환자의 비중이 10% 정도를 차지하며 환자수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60대이다. 또 50~79세의 연령대가 전체 의사진단 골다공증 환자 수의 85%를 차지한다.
골다공증 골절 위험도 뇌졸중만큼 높아
 2005년부터 2008년까지 50세 이상 골다공증 골절의 발생은 22만건(2005년)에서 24만건(2008년)으로 연평균 3.8% 증가했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발생의 빈도는 여성이 77%로 남성보다 2~3배 높지만 골절에 의한 사망률은 오히려 남성이 여성보다 높다. 골다공증은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편견 때문에 남성의 경우 증상이 심각하게 진행되거나 골절이 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으며, 남성은 여성에 비해 나이가 10년 이상 더 들어 골다공증이 생기기 때문에 골절 발생시 치료가 더욱 어렵다.
 또 여성들의 경우 골절로 인해 사망할 위험이 20%인데 반해 남성들은 33% 가량이 골절로 인해 사망하고 더욱 많은 장애를 입고 있어 남성 골다공증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대책이 필요하다(Aliya A. Khan. CMAJ 2007).
 최근 30년 동안 연령 증가에 따른 골절 발생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O" Neill TW. J Bone Miner Res 1996). 이번 연구에서도 연령이 증가할수록 골절의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특히 80세 이상의 2008년 발생률은 인구 1만명당 526명으로 2005년 481명에서 9.3% 증가했다.
 골절발생율이 가장 높은 부위는 2008년 척추(96.6명/인구 1만명당), 손목(42.5명), 발목(19.7명), 고관절(15.1명), 위팔뼈(8.0명), 쇄골(6.8명) 순이었다. 부위별로 연령에 따라 발생률을 살펴보면, 발목골절의 경우 고연령군으로 갈수록 발생률이 감소하는 반면, 고관절, 위팔뼈 및 손목 골절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생률도 높아졌다. 특히, 고관절 골절의 발생률은 60세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50세 여성이 죽을 때까지 골다공증 골절을 최소 한번 이상 경험할 확률인 전생애위험도는 28.97%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의 10.68%에 비해 2.7배 높은 것으로 특히 발목, 쇄골 부위의 골절 위험이 여성에서 더 높았다.
 이같은 성별의 차이는 다른 나라의 결과와도 유사하다. 영국의 경우 남성 20.7%, 여성 53.2%로 약 2.6배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으며 스웨덴은 2.1배(남성 22.4%, 여성 46.4%), 미국 3.0배(남성 13.1%, 여성 39.7%)이다.
 여성에게서 골다공증 골절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성이 최대 골량이 적고 폐경 후 골소실이 급격히 증가하며 여성이 남성에 비해 수명이 길며 골반폭이 넓어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고관절 골절의 전생애 위험도는 50세 남성에서 3.25%, 50세 여성에서 9.06%로 분석됐다. 노인인구 비율이 21%로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의 고관절 골절 전생애 위험도는 남성 5.6%, 여성 20.0%에 달한다.
 심평원 박찬미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가장 빠르게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속도를 감안하면 우리 사회의 골절 위험도도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위원은 또 "Grady 등 일련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50세 여성이 여명동안 자궁암에 걸릴 위험이 2.6%, 유방암 10%, 관상동맥질환 46%, 뇌졸중 20%로 골다공증 골절의 위험도는 다른 질환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50세 이상에서 골다공증 골절이 발생한 환자 중 51.3%는 골다공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도 받지 않고, 골다공증 치료제 처방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50세 이상의 골다공증성 골절 환자 19만5968명 중에서, 골절 발생 전후로 하여 골밀도 검사를 받은 비율은 48.7%이었다. 남성의 검사율은 24.8%로 여성의 55.7%에 비해 현저히 낮았는데 학회는 골다공증이 여성질환이라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약 복용 소홀 땐 골절위험 1.3배 증가

고관절 골절 사망 예측보다 빠르게 증가
 중앙의대 하용찬 교수(정형외과)에 따르면 골다공증 척추골절은 1만명당 95명, 고관절 골절은 1만명당 15만명이다. 척추골절에 비해 고관절 골절이 현저히 낮은 수치지만 전문가들은 고관절 골절에 주목한다. 발생율이 높지는 않지만 사망율이 높기 때문이다.
 하용찬 교수는 "고관절 골절 발생률은 여성에 비해 남성이 더 낮으나, 남성의 고관절 골절 후 1년내 사망률은 22.6%로 여성 17.3%보다 1.3배 높았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남여 사망률의 차이는 더 크게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연간 골다공증 고관절 골절 발생율도 심상치 않다. 하 교수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1만6866명에서 2만432명으로 무려 21%나 증가했다"며 "이런 추세에 인구 고령화를 반영하면 10년이 지났을 경우 두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WHO는 2050년도에는 전 세계적으로 600만 명 정도가 골다공증으로 인해 고관절 골절이 유발될 것으로 추정, 골다공증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 및 정책을 개발 중이며, 국가별로 WHO 및 관련 국제기구와 연계된 골다공증 프로그램을 지원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WHO, Prevention Management of Osteoporosis, Technical Report Series 2003).
투약 6개월 후 약물 순응도 큰폭 하락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비스포스포네이트 등과 같은 골다공증 치료제가 골절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작 현실은 어떨까?
 심평원 심사평가연구실 장선미 부장은 "치료 지속성의 어려움, 약물 순응도 등의 문제로 임상시험에서 관찰된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약물순응도(Medication Adherence)는 의사가 처방한 약물의 복용을 환자가 준수하는 정도를 이른다(Vlasnik 등, 2005년).
 이번 연구에서는 골다공증 치료제 약물순응도가 골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분석도 이뤄졌다.
 처방받은 의약품을 환자가 복용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투약 순응도가 80% 이상인 경우를 "순응군", 80% 미만인 경우를 "비순응군", 골다공증 치료제를 특정 시기에 처방받았다가 다음 시기에 전혀 처방받지 않은 경우를 "중단군"으로 나눴다. 투약 순응도는 "(환자가 골다공증 치료제를 처방받은 기간÷투약 순응도 측정 기간)×100"으로 구했다.
 연구결과 투약 초기 6개월 이후 급격하게 약물순응도가 줄어드는 양상이 나타났으며 비순응군이 순응군에 비해 골다공증성 골절 발생 위험이 약 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 복욕기간이 증가하면 골절 위험도도 감소한다는 점은 알려졌지만 투약 순응도와 골절과의 관계는 새로운 사실이다.
 장 부장은 "초기 6개월 동안의 순응여부도가 골절위험에 영향을 미친다"며 "골다공증 주치료제 투약 초기부터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노인질환 인식 개선 급선무"
신찬수 서울의대 교수



약물 비순응군이 순응군에 비해 골절 발생 위험이 1.3배 높다는 결과는 매우 중요한 점으로 약을 잘 먹으면 골절도 예방된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서울의대 신찬수 교수(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는 약물 순응도가 골절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신 교수는 "조기 진단과 약물 순응도가 골다공증 골절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며 "약물 순응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필요한 점은 골다공증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개선이다.
 신 교수는 "골다공증은 여성의 병도, 노인의 병도 아니다. 어릴 때부터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골다공증이 여성이나 노인의 질환으로 인식돼 제대로 된 예방 관리가 안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골다공증을 어릴 때부터 골밀도를 많이 축적해 놓아야 나이가 들어도 안전하다는 시각에서 접근한다.
 따라서 운동을 많이 하도록 하고 탄산음료 대신 우유를 마실 것 등의 기본적인 교육과 홍보를 고령 여성이 아닌 유소년기부터 시작한다는 것.
 대한골대사학회도 학회 차원에서 전국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골다공증 예방 강의를 하는 등의 대국민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골다공증 바로 알리기를 위한 첫 단추다.
 약물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급여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이용한 골다공증 치료는 1년 후 골절률 60%, 3년 후 40%, 5년 치료 후에는 20~30%로 골절률이 감소한다.
 이런 점에서 2011년부터 현재 6개월로 제한된 골다공증 치료제의 급여 기간을 1년으로 늘리기로 한 것은 고무적이다.
 신 교수는 약물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식 개선과 함께 환자 편의성을 높인 약제 개발, 환자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급여 기간 개선을 꼽았다. 또 골다공증 유발 약제를 복용하는 경우 예외를 인정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약제는 스테로이드.
 스테로이드 사용 후 첫 3~6개월 또는 1년 이내에 급격한 골량 감소를 보이고 장기적으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환자의 50% 이상에서 골량 감소에 의한 골절이 초래된다.
 골절 위험도는 스테로이드 사용 3~6개월 사이에 증가되고 사용을 중단하면 위험도도 감소된다(Stein E. Endocrinol Metabol Clin North Am 2003).
 이에 급여 기준에서는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할 때 골다공증 치료제를 처방하도록 했지만 정작 치료 시작 시점의 골밀도는 T-score -3.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결국 비급여로 처방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신 교수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환자의 치료 초기에 골밀도의 감소와 골절 위험성의 증가를 예방하는 치료가 중요하다"며 "스테로이드의 경우 골밀도에 관계없이 골다공증 치료제를 병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외에도 갑상선호르몬 치료제 등 다른 약제들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심사청구자료를 이용한 연구로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우선 비급여 부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인데 심사청구된 부분은 모두 급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골다공증 치료제 중 비스포스포네이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로 나타났는데 임상에서는 80% 이상"이라며 "비급여로 처방된 약제를 비롯해 골밀도 검사 등과 같은 진단 부분이 빠진 점은 가장 큰 제한점"이라고 주장했다.
최홍미 기자 hmchoi@mmkgrou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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