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DC, 2060년까지 청소년 당뇨병 유병률·환자 수 예측
2002~2017년 추세 지속 시 1형 당뇨병 65%·2형 당뇨병 673% 증가 전망
국내 학계, 젊은 2형 당뇨병 증가세 예의주시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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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2060년에 청소년에서 당뇨병 대란이 찾아올 것이란 위기신호가 감지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60년에 미국에서 당뇨병을 앓을 20세 미만의 청소년 유병률과 환자 수를 예측한 결과, 2002~2017년 추세가 계속된다면 1형 당뇨병은 65%, 2형 당뇨병은 67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향후 수십 년간 미국 내 당뇨병 청소년 환자 수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완화하기 위한 예방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분석 결과는 Diabetes Care 지난달 2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2002~2017년 증가세 지속 시 2060년 환자 수 '52만 6000명'

이번 분석은 2002~2017년 20세 전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 대상 SEARCH 연구의 수학모델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발생 추세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해 청소년에서 미래 1형 또는 2형 당뇨병 유병률을 예측했다.

분석 결과, 2017년 확인한 발생률 경향이 유지된다면 당뇨병 청소년 환자 수는 2017년 21만 3000명에서 2060년 23만 9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당뇨병 유형에 따라서는 1형이 18만 5000명에서 19만 1000명으로 약 3%, 2형이 2만 8000명에서 4만 8000명으로 약 69% 증가가 예상됐다. 

또 2002~2017년 관찰된 발생률 증가세가 계속된다면 2060년 1형 당뇨병이 65%, 2형 당뇨병이 673% 증가해, 당뇨병 청소년 환자 수는 52만 6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에서 2형 당뇨병 유병률은 인종·민족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비히스패닉계 흑인의 유병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추정됐다.

아울러 청소년에서 당뇨병 증가는 비만 유병률이 늘고 자녀의 비만과 연관된 가임기 여성의 당뇨병 발생 등 다양한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CDC 수석 부국장 대행인 Debra Houry 박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연구는 모두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며 "모든 미국인, 특히 젊은이들이 건강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은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줬다"면서 "이번 연구는 현재뿐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CDC 당뇨병분과 Christopher Holliday 박사는 "젊은 사람에서의 당뇨병 유병률 증가는 늘 우려스럽지만,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수치는 놀랍다"면서 "2형 당뇨병 증가 예측 결과는 의료형평성을 발전시키면서 사람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불균형을 줄이는 것이 왜 중요한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국내 40세 미만 성인, 2형 당뇨병 유병률 증가세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서는 청소년에 더해 젊은 성인에서의 2형 당뇨병 환자 증가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국내 30~39세 2형 당뇨병 유병률은 남성 3.1%, 여성 2.1%에서 2018년 각 3.7%와 2.7%로 늘었다.

2015년 발표된 부산 및 경남 지역 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 15세 미만을 대상으로 새롭게 1형 또는 2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를 조사한 결과, 2001년 대비 2010년 발생률은 유형과 관계없이 모두 증가세를 보였고 경향은 2형이 두드러졌다. 나이를 10~14세로 2형 당뇨병 발생률 증가가 1형보다 빠르게 나타났다.

아울러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 연구에서 2006~2015년 전체 2형 당뇨병 발생률은 연간 약 0.1% 감소했고 40대 이상도 줄었지만, 20대와 30대는 소폭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따라 국내 젊은 2형 당뇨병 유병률은 2005년 대비 2016~2018년 2배가량 증가했다.

이에 대한당뇨병학회는 2형 당뇨병 선별검사 나이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당뇨병학회(ADA)는 2형 당뇨병 조기 검진 나이를 기존 45세 이상에서 35세 이상으로 10세 낮췄다. 미국도 젊은 2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문제를 인식, 당뇨병 검진을 일찍 시작해야 한다는 데 중지를 모았다.

또 대한당뇨병학회가 미국 기준을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을지 조사한 결과, 35세부터 선별검사를 시작했을 때 2형 당뇨병을 예방·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40대 이상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당뇨병학회는 기존 40세에서 35세로 2형 당뇨병 선별검사 나이를 낮추도록 권하고 있다. 

30년 동안 청소년·젊은 성인 2형 당뇨병 발생률·DALY 비율↑

청소년 및 젊은 성인에서 2형 당뇨병 환자가 늘면서 2형 당뇨병 질병부담이 전 세계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하얼빈의대 Fan Wang 교수팀이 '세계질병부담 연구 2019(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 2019)' 데이터를 이용해 204개국을 대상으로 1990~2019년 15~39세 청소년 및 젊은 성인에서의 2형 당뇨병 질병부담을 평가한 결과, 연령 표준화 발생률과 장애보정생존연수(DALY) 비율 등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연구 결과는 BMJ 지난달 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에 대한 연령 표준화 발생률은 10만인 년당 1990년에 117.22명에서 2019년 183.36명으로 의미 있게 증가했다. 연령 표준화 DALY 비율도 30년 조사 기간 동안 10만인 년당 1990년 106.34명에서 2019년 149.61명으로 크게 늘었다.

당뇨병에 대한 연령 표준화 사망률은 완만한 수준으로 증가했는데, 10만인 년당 1990년 0.74명, 2019년 0.77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연구를 진행한 Wang 교수는 "청소년 및 젊은 성인에서 조기 2형 당뇨병 증가가 전 세계적 건강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사회인구학적 지수가 낮은 국가에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며 "조기 2형 당뇨병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체중 조절이 필수이며, 각 국가는 조기 2형 당뇨병 발생 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한 구체적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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